[북한은 오늘] “김정일 사망 이틀 만에 발표, 지도부 혼란 반영”

서울-문성휘 moons@rfa.org
2011-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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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우 :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자유아시아방송 문성휘 기자와 함께하는 ‘북한은 오늘’입니다.

집권 17년을 맞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 17일 급성심근경색으로 사망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 사망과 관련된 여러 가지 소식, 문성휘 기자를 통해 들어보시겠습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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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발표된 19일 평양 시민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1. 김정일 사망, 김일성 사망시와 뭐가 달라졌나?


박성우 : 문성휘 기자, 안녕하세요?

문성휘 : 네, 안녕하세요?

박성우 : 너무 뜻밖이었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북한이 ‘강성대국 진입’을 선포하겠다고 다짐한 2012년, 정말 얼마 남기지 않고 사망했는데요. 김 위원장의 사망소식을 세계 여러 나라 언론들도 긴급속보로 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김일성 주석의 사망 때와 비교하면 어떻습니까? 눈에 띄는 차이점들이 좀 있을 텐데요?

문성휘 : 네, 일단 오늘 아침부터 텔레비전, 방송을 통해 북한당국이 낮 12시부터 ‘특별보도’를 내 보낸다고 거듭 보도했는데요. 아마 북한 언론을 주시한 탈북자들이라면 대충 사태를 짐작했을 겁니다.

박성우 : 네, 문 기자 같은 경우는 김일성 주석 사망 시 북한에 있지 않았습니까? 그때 특별보도와 19일 조선중앙통신이 내보낸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특별보도, 이거하고 특별히 차이나는 점이 있는지요?

문성휘 : 네, 형식상으로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보도형태에서 차이점이 있다면 김일성 주석은 1994년 7월 8일, 새벽 2시경에 심장심근경색으로 사망했는데요. 북한은 이러한 사실을 ‘특별보도’로 다음날인 9일 12시에 보도했습니다. 하루가 지난 뒤 발표했는데요.

반면에 이번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은 12월 17일 오전 8시 30분, 달리는 열차에서 중증심근경색에 심장쇼크로 사망했다, 이렇게 보도했는데 사망한지 이틀이나 지난 시점에서 보도했습니다.

그만큼 김 위원장의 사망에 접한 북한 당국자들의 충격이 컸다는 의미인데요.

김일성 사망시에는 그날 중으로 사망원인에 대한 시신부검이 있었는데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사망 다음날인 18일에야 시신부검이 있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보면 김 위원장의 사망을 놓고 북한 내부에서 일시적인 혼란 있지 않았겠나 하는 판단이 들기도 하는데요.

일본의 조총련도 조선중앙방송의 특별보도를 듣고서야 김 위원장 사망소식을 알았다고 하는데 중국은 18일, 그러니까 조선중앙텔레비전의 보도가 나가기 하루 전에 벌써 통보를 받았다고 합니다.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얼마나 큰지 보여주는 대목이어서 씁쓸한데요. 러시아도 함께 통보를 받았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조선중앙텔레비전이 19일 낮 12시 특별 보도한 바에 따르면 국가장의위원회 구성이 232명으로 되었는데 이는 김일성 주석의 사망시 장의위원회 구성 273명에 비해 적은 인원입니다.

또 주목되는 것은 김일성 주석 사망시 직계임에도 불구하고 김경희나 장성택의 이름이 국가장의위원회 중간에 나왔는데요. 지금은 김경희가 인민군 대장, 장성택은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직책을 가지고 있으나 역시 국가장의위원회 중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박성우 : 그러고 보니 좀 이상한 생각이 들어요. 김일성 주석 사망시에는 장성택이나 김경희가 앞자리에 이름을 올릴 만한 직책이 아니었죠? 그런데 지금은 직계 가족으로뿐 아니라 직책에 있어서도 당당하게 앞자리에 이름을 올릴 수 있는 직책 아닌가 싶은데요?

문성휘 : 그러니까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을 놓고 내부적인 갈등이 일정하게 있지 않았겠나 하는 것입니다. 현재 김 위원장의 둘째아들 김정철이도 노동당 조직지도부에서 일하고 있다는 정보가 있는데 그쯤하면 장례위원들 명단에 이름이 있어야 하겠는데 전혀 언급이 없고요. 중국에 망명이나 다름없는 생활을 하고 있는 김정남도 이름이 없는 것으로 봐서 후계구축에 적수가 되거나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사람들과 명확하게 선을 그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 때문에 사망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례를 잘 치르자는데 초점이 모아졌다기보다 국가장례위원회를 통해 자신의 권력을 시위하자는데 더 관심을 두지 않았냐 하는 의심이 드는데요.

‘특별보도’를 통해 김 위원장의 시신을 금수산 기념궁전에 안치한다고 했는데 사망관련 보도를 보면서 정말 씁쓸한 대목이 여러 곳 있었습니다. 어차피 고인의 명복을 빌자는 취지이겠는데 거기에 굳이 ‘조국의 자주적 통일을 이루고 말겠다’ 이런 자극적인 말과 또 ‘핵보유국이 됐다’ 이런 국제적으로도 인정받지 못하는 문구를 꼭 넣어야 했겠느냐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박성우 : 네, 그렇습니다. 김정일 사망, 권력의 중심에서 보낸 게 37년이었고, 집권 17년이었죠. 그런데 이 기간 동안 북한 주민들은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후계자로 지목된 김정은이 어떻게 권력을 이어갈지, 이것도 그 향방을 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2. 북 주민들, 김 위원장 사망 소식 못 들어 일시 혼란


박성우 : 김 위원장의 사망소식을 때늦게 접한 북한 주민들이 큰 혼란을 겪은 걸로 알려졌죠? 어떤 소식들이 나오고 있습니까?

문성휘 : 네,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관련 특별뉴스는 19일 낮 12시에 보도됐는데요. 북한 언론의 특성상 조선중앙텔레비전은 조선중앙방송 제3총국(텔레비전총국)에 속해있습니다.

통상적으로 이런 중대 방송들은 조선중앙방송이나 텔레비전으로 함께 내보내는데 오늘 김 위원장 사망소식은 조선중앙텔레비전으로 정각 12시, 조선중앙방송으로는 오후 1시, 이렇게 한 시간의 시차를 두고 보도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해왔습니다.

김 위원장의 사망소식과 관련 북-중 지린(길림)성 창바이(장백)현에 사는 한 조선족 주민은 12시 현재로 혜산세관을 통해 정상적으로 무역기관 차들이 오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혜산세관을 통해서 북한은 일부 가공목재와 혜산청년광산의 구리정광, 그리고 길주 쪽에서 생산된 석탄들을 수출하고 있는데 대신 밀가루와 식량, 건설용 자재들을 들여오고 있다고 이 소식통이 전했습니다.

12시까지 세관이 있는 교량을 정상적으로 오가던 차량들이 오후 1시경에는 모두 멎어서면서 적지 않은 차량들이 다리위에 방치돼 있다, 이렇게 이 주민이 말했는데요.

창바이현의 또다른 조선족 주민도 지금 강 건너 보이는 쾌궁정(보천보전투승리기념탑)쪽으로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다며 기발을 들고 길게 줄을 지어 내려오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해 혜산시 각 대학, 교육기관들과 공장, 기업소들이 모두 기념탑 앞에 있는 김일성 동상에 모이고 있음을 알렸습니다.

반면 이번 김 위원장 사망 보도와 관련해 북한 주민들이 큰 충격과 혼란에 빠져있는 모습도 여실히 전해지고 있습니다.

12시 15분경에 전화연계를 가진 한 북한 주민은 “특별방송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했다는 소식은 전혀 몰랐다”며 “전기가 오지 않아 텔레비전을 볼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오후 1시경에 긴급 연락을 받고 직장에 출근하려던 참이었다는 양강도의 한 주민도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전화 연계에서 “특별방송이 있다고 하기에 정세가 복잡하니까 ‘전시상태’가 선포되는 걸로만 알았다. 공장에서 비상연락망으로 급히 모이라고 하기에 하마터면 적위대복(군사훈련복)과 목총(나무총)을 들고 나갈 뻔했다”고 전했습니다.

겨울철을 맞은 데다 북한이 평양시 건설과 주요 대상 건설들에 전기를 집중하면서 주민들은 전기를 볼 수 없어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하는데요. 이 주민은 김 위원장의 사망으로 인해 장마당이 폐쇄될까 몹시 불안해하고 있었습니다.

김일성 주석 사망당시에도 장례식을 마치고 나서도 열흘이 지나서야 장마당이 조금씩 활성화 되었는데요. 당시는 지금처럼 식량난이 크게 문제되지 않을 때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때대끼(하루벌이)로 사는 도시주민들이 많은 만큼 김 위원장의 장례가 치러 지는 29일까지 장마당을 보지 못하게 한다면 주민들의 타격이 상당할 것이라는 겁니다.

또 북한 주민들은 아직도 구정보다는 신정을 더 큰 명절로 여기는데요. 29일까지 장례기간이면 특별경비 령까지 내려 주민들의 명절준비는 물론이고 입에 풀칠하기도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이 듭니다.

박성우 : 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을 두고 앞으로 통일된 역사는 이를 어떻게 정리할 지 아직은 예단하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지금 당장 생계가 어려운 주민들에게는 정말 큰 재난이 아닐 수가 없을 듯합니다. 북한 당국이 이 어려운 사태를 어떻게 풀어갈지 관심이 집중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문 기자 오늘 얘기 잘 들었고요. 다음시간 또 기대하겠습니다.

문성휘 :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