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남북녀의 하나 되는 교육 이야기] 진로

최근 한국에서는 청년실업이 매년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실제로 일자리가 부족한 탓도 있겠지만, 자신이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을 하면서 쉽게 흥미를 잃고 직장을 그만두는 경우도 많습니다. 거슬러 올라가면 학창시절 자신의 적성을 고려하지 않고 진로를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대학입학시험을 앞둔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 요즘 진로 문제를 놓고 고민이 많을 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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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간에는 진로에 대해서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오늘도 교원 출신인 탈북자 이나경 씨와 함께 합니다.


노재완

: 안녕하세요?


이나경

: 네. 안녕하십니까.


노재완

: 이제 학생들의 방학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다음 주 대부분 학교가 개학을 하는 걸로 돼 있는데요.

이나경

: 벌써 방학이 다 끝나가나요? 엊그제 저희가 방학관련 얘기를 했던 것 같은데.. 학생들 개학 준비로 바쁘겠네요.


노재완

: 이 시기가 되면 각급 학생들은 방학 과제물 정리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그리고 중고등학교 졸업반 학생들은 진학 문제로 고민이 많겠죠.

이나경

: 그럼요. 졸업반 학생들 입장에선 진학 문제가 가장 중요하죠. 장래, 미래가 달린 문제니까요.


노재완

: 그런데 전문가들은 이 시기 진학 지도 못지않게 진로 지도가 우선이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자녀에게 단순히 명문대학에 진학해야 한다고 강요할 것이 아니라 자녀가 앞으로 갖게 될 직업을 위해 어떤 대학, 어떤 학과에 진학하는 것이 유리한지를 판단하는 것이 먼저라는 것이죠.

이나경

: 하긴 목표나 꿈이 있어야 학습에 대한 동기도 생기고, 공부를 열심히 하게 되는 거잖아요. 그러면 국제적 인재에 대한 요구가 점점 더 높아지는 요즘 자녀의 진로는 어떻게 지도해야 할까요?


노재완

: 네. 교육 전문가들에 의하면 부모들은 자녀가 스스로 진로 선택을 잘하도록 경험의 기회와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을 중요하다고 조언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공부에 소질이 없는데, 무작정 명문대 입학을 강요하고 사교육비를 쏟아 붓는 것은 가정 경제는 물론 아이 장래를 위해서도 불행한 일입니다. 과거에는 사회에 나가 성공을 하려면 반드시 4년제 대학 졸업이 필수였거든요. 대학 졸업자들이 그리 많지 않았던 시절인데요. 요즘엔 누구나 거의 대학을 나오니까 대학 졸업장이 큰 의미는 없습니다. 그보다는 나만의 특기나 재능을 살려 적성에 맞는 일을 했을 때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습니다.

이나경

: 네. 맞습니다. 진로 선택에서 적성이 제일 중요할 것 같아요. 자식이 잘되길 바라는 부모 마음은 다 똑같습니다. 자식만큼은 잘 먹이고 잘 입히고 잘 가르쳐서 사회에 나가서도 성공하는 사람으로 키우고 싶은 것이 모든 부모의 마음일 텐데요. 하지만, 부모의 생각대로 아이가 다 따라오는 것은 아닙니다. 흔히 아이와 부모가 공부 때문에 하루가 멀다고 승강이를 벌이는 집도 많지 않습니까?

노재완

: 하긴 부모들의 욕심에 요즘 아이들 보면 학교 수업이 끝나도 요일에 따라 영어•수학 학원은 물론이고 독서 토론 수업, 컴퓨터 수업, 피아노 과외까지. 아이들의 적성과는 관계없이 일단 똑똑한 아이로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이나경

: 주변 엄마들의 얘기를 들어 보면요. 그래도 초등학교 때는 잘 따라와 준다고 합니다. 그런데 아이가 학년이 올라가면서 자아가 형성되는 중학교 시기로 넘어가면 그게 뜻대로 안 된다고 합니다. 이 시기 부모들이 맘을 비우고 욕심을 버려야 한다고 합니다. 아이를 독립적으로 키운다는 것은 모든 걸 포기하라는 뜻도, 어디 잘하나 보자 하면서 내버려두라는 것도 아닙니다. 부모는 단지 아이에게 장래 희망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주고, 꿈을 이루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어떤 능력을 갖춰나가는 것이 필요한지 알려주고 스스로 결론을 내리게끔 돕는 것입니다. 왜 우리가 농사를 지을 때도 무조건 씨앗을 뿌린다고 다 잘 자라는 게 아니라 작물의 특성에 맞는 환경이 중요하지 않습니까. 자녀 교육도 마찬가집니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가장 인기 있는 직종 중의 하나가 바로 의사, 한의사가 아닙니까? 그런데 어느 신문에서 보니까 요즘 공급 과잉으로 의료기관 폐업률이 7.7%에 달하고, 한의사가 4천77명이 과잉이라고 나와 있더라고요.

노재완

: 말씀하신 것처럼 요즘 보면 갑자기 문을 닫는 개인 병원이 많아졌는데요. 예전에 환자보다 병원이 턱없이 부족하다 보니까 병원만 차리면 돈은 저절로 벌린다는 얘기도 있었거든요. 그야말로 옛날이야기가 됐습니다. 좋은 의술은 곧 의학에 대한 관심과 열정에서 나온 것이 아니겠어요. 소질과 적성을 고려하지 않고 공부만 잘해서 의사가 됐다면 의술 향상은 기대할 수 없겠죠.

이나경

: 요즘 아이들에게 그냥 좋아하는 것이라든지 하고 싶은 것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그냥 공부 공부하니깐. 그래서 적성, 소질을 살리지 않고 그냥 따라가는 경향이 많습니다. 제가 아는 분의 딸이 있는데요. 그 아이는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를 좋아하고, 피아노도 잘 쳤습니다. 아무래도 좋아하니깐 더 하려는 열정이 있었고, 잘할 수밖에 없겠죠. 그런데 고등학교 올라와서 피아노를 포기하더라고요.


노재완

: 그럼 피아노를 전공으로 삼고 직업도 그쪽으로 하면 될 텐데요..


이나경

: 얘기를 들어보니까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피아노를 좋아하기도 하고, 음악도 좋아하니까, '음악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음악선생님 하려고 사범대 진학을 생각했었는데 고등학교 때 그 꿈이 많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노재완

: 꿈이 왜 갑자기 바뀌었다고 합니까?


이나경

: 얘기를 들어본즉슨, 중학교 때 공부에 쫓겨 살다 보니까, 피아노를 신경 쓸 겨를이 없었고, 동시에 중학교 시절 내 꿈 또한 자연스레 사라져갔다고 합니다. 피아노를 전공하려고 했다면, 그때부터 쭉 했어야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면서 고등학교 진학이라는 절차 때문에 꿈은 2순위로 밀려나, 지속적으로 준비를 못 했다고 했습니다. 고등학교 와서 공부에 매달리다 보니, 어느 순간 손에는 피아노 건반보다 대학입학 시험 관련 문제집과 연필이 들려 있었다고…. 그러면서 적성을 찾아주지 않는 현 교육이 잘못됐다고 말하더라고요.

노재완

: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위해, 짜인 틀을 과감하게 깨보고 싶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을까 생각이 드네요. 조금 힘들지라도 그것을 이겨내고 성공했을 때 더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요? 지난해 베이징 올림픽 수영에서 금메달을 땄던 박태환 선수라든지, 최근 세계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김연아 선수, 그리고 영국 프로축구에서 맹활약 중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 선수 모두 공부를 열심히 해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으로 크게 성공하지는 않았습니까.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거나 크게 된 사람들은 보편적으로 모두 학교나 사회가 짠 틀보다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과감하게 도전했기 때문에 자기 분야에서 성공하고, 위대한 업적을 남기게 되는 겁니다.

이나경

: 얼마 전 읽은 한 신문 기사가 생각납니다. 초등학생들이 예전에는 보통 장래희망으로 대통령을 많이 생각했다고 하지만, 요즘에는 대부분이 '평범한 회사원'을 꼽는다고 합니다. 초등학생마저도 모험과 도전정신을 요구하는 직업보다는 안정과 보수가 뒷받침된 직업을 원하는 것 같더라고요. 안정과 보수를 추구하는 경향이 잘못됐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하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포기하게 하는 원인이 사회교육구조에 있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노재완

: 네. 오늘 ‘남남북녀의 하나 되는 교육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제작에 서울지국, 진행에 노재완 이나경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