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남북녀의 세상사는 이야기] 대학수학능력시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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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2일은 한국에서 대학입학시험을 보는 날입니다. 여기 한국에서는 보통 수학능력시험이라고 부는데요. 전국의 천 여 개 고사장에서 67만 명이 일제히 시험을 봅니다. 벌써부터 긴장감이 느껴집니다. 인생을 좌우하는 시험인 만큼 수험생들은 많이 초조해 할텐데요.

이번 시간에는 한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대해서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오늘도 탈북자 이나경 씨와 함께 합니다.

노재완

: 안녕하세요?

이나경

: 네. 안녕하십니까.

노재완

: 올해 대입 수학능력 시험이 이제 하루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나경

: 그러게요. 시험을 보는 자녀들은 물론이고 학부모님도 정말 긴장이 많이 될 것 같아요.

노재완

: 한 해 동안 수험생 뒷바라지 한 학부모들도 가슴이 조마조마 할 겁니다.

이나경

: 입시 때만 되면 수험생을 둔 학부모들이 특별히 찾아가는 곳이 있더라고요.


노재완

: 그래요? 거기가 어딥니까.

이나경

: 대구에 있는 팔공산입니다.


노재완

: 아! 맞아요. 팔공산에 가면 갓바위가 있는데요. ‘한 가지 소원은 꼭 들어준다’는 속설이 있습니다. 보통 시험을 일주일 정도 앞두고 전국 곳곳에서 모여듭니다. 부지런한 분들은 입학시험 100일을 앞두고도 찾는다고 하는데요. 이 시기에는 비가와도 산 정상에서 비를 맞아가면서도 간절히 기도를 합니다. 제가 볼 때는 한반도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 아닐까 싶은데요.

이나경

: 그런데 노 선생님, 여기 한국에서도 대학입학시험 직전에 찹쌀떡 먹고 시험 잘 치라는 말 합니까?


노재완

: 그럼요. 그거 예전부터 내려 온 전통이 아닙니까. 솔직히 저도 궁금했어요. 북한에서도 시험을 앞두고 찹쌀떡 먹는 풍습이 있을까 하고요. 보통 대학 시험을 보기 전날, 바로 오늘 같은 날이죠. 수험들에게 주는 선물로 엿이나 찹쌀떡을 주는데요. 저 같은 경우는 찹쌀떡을 너무 많이 먹어서 아침에 시험 보러갈 때 오히려 고생했던 기억이 납니다. 사준 사람의 성의를 생각해서 열심히 먹었던 거죠.

이나경

: 그래서 어떻게 시험을 보셨어요?

노재완

: 방법이 있습니까. 그냥 참고 시험봤죠. 그래도 다행히 대학에 합격을 해서 좋은 추억으로 남긴 했지만, 아직도 그 때 생각하면 아찔합니다. 근데 요즘 보면 잘 붙으라는 의미로 떡과 엿은 물론이고, 포크도 줍니다.

이나경

: 포크요? 식사 때 쓰는 포크를 왜 줍니까?

노재완

: 포크로 시험문제 잘 찍으라고요. 그리고 두루마리 휴지도 주는데요.


이나경

: 휴지는 왜 줘요?


노재완

: 두무마리 휴지처럼 시험문제 잘 풀라고요. 그리고 거울도 주는데요.


이나경

: 거울은 또 왜 줍니까?


노재완

: 시험 잘 보라고요.(웃음)

이나경

: 너무 재미있습니다.(웃음) 한국에서 대학입학 수험생이 있는 집을 보면 정말 전쟁이 따로 없습니다. 집안의 일상적인 생활도 변화가 생깁니다. 가끔 외식하던 것도, 1년에 한번 가는 여름휴가도 완전히 반납입니다. 그리고 늦게 술 마시고 들어와 가끔 자식들 앞에서 폼을 잡던 아버지의 유일한 큰소리도 ‘애 공부하잖아요!!’라는 아내의 말에 금방 조용해집니다. 오죽하면 상감마마 보시기보다 어렵다는 얘기를 할까요.


노재완

: 초등학교 때부터 시작한 12년의 학습 결과가 단 하루에 거의 결정된다는 사실이 수험생과 학부모들을 극도의 긴장 상태로 몰고 가는 것 같아요. 오직 11월 12일 수학능력시험 성적만이 지난 시간을 보상해 줄 수 있다는.. 물론 시험 하나로 인생의 모든 게 결정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공부만 해왔던 학생들에게는 인생의 첫 번째 고비라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뭐라 할까요. 좋은 대학에 입학하면 좀 더 순탄하게 인생을 살 수 있을 거라는 기대심리가 더욱 작용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나경

: 북한에서도 좋은 대학에 가야 인생을 잘 살 수 있다고 하거든요. 한국도 그렇지 않습니까. 하긴 수능에서 좋은 성적을 받아서 대학에 들어간다고 해도, 등록금 걱정, 학교 다니면서는 취업 걱정에 자격증 따기 경쟁, 실업자 생활에 대한 불안감이 앞에 놓여 있습니다. 어찌 보면 수능은 연속으로 다가올 경쟁의 첫 관문입니다. 선생님, 수능시험은 그러면 언제부터 시작된 건가요?


노재완

: 1994학년도부터 시행됐습니다. 그 이전에는 학력고사가 있었는데요. 수능시험은 단순 암기위주의 문제에서 사고력을 측정하는 문제 위주로 출제됐다는 점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는데요. 출제 과목수도 이전 보다 줄어 입시부담이 조금 덜게 됐습니다.

이나경

: 그런데 매년 시험 보는 날에는 이상하리만큼 그렇게 춥다면서요?

노재완

: 네. 매년 시험 당일에는 이상하게 한파가 찾아오는데요. 생각해보면 참 신기합니다. 그래서 시험 보는 날 항상 수험생들의 옷차림이 두꺼웠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대학입학 시험을 볼 땐, 12월 초였거든요. 당시 귀 덮는 모자에 장갑, 두꺼운 머플러까지 칭칭 감고 갔던 기억이 나요. 오늘 아침은 서울이 8도였는데요. 내일은 5도로 떨어지면서 오늘 아침보다 더 쌀쌀하겠다는 기사청의 보도가 있었습니다.


이나경

: 늦가을에 찾아온 추위 때문에 수험생들이 더 긴장하고 초조해 할까봐 걱정됩니다. 제가 조금 이라도 힘이 되었으면 좋겠는데 무슨 방법이 없을까요?

노재완: 그러면 시험 잘 보라는 의미에서 나경 씨가 수험생들에게 격려의 말씀 한 번 해주세요? 그러면 수험생들이 조금 힘을 내지 않을까요.

이나경

: 네. 우리 수험생들 그 동안 시험 준비하느라 고생 많으셨고요. 최선을 다해 준비한 만큼 모두 다 좋은 결과 있길 진심으로 기원하겠습니다. 우리 수험생들 힘내시고요. 모두 파이팅~~!!

네. 감사합니다. 오늘 <남남북녀의 세상사는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저희는 다음 주 이 시간에 더욱 좋은 내용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청취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제작에 서울지국, 진행에 노재완 이나경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