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남북녀의 하나 되는 교육 이야기] 수학공부

여러분 안녕하세요. ‘남남북녀의 하나 되는 교육이야기’의 진행을 맡은 노재완입니다. 여러분은 그동안 학교에서 배운 수학 지식을 일상생활에서 얼마나 사용하고 계시나요? 어떤 이들은 집합과 방정식을 몰라도 사는 데 아무 지장이 없지 않으냐고 묻기도 하는데요. 사실 더하고 곱하고 빼고 나누는 ‘산수’만 알아도 생활하는 데 큰 불편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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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우리가 수학을 배우는 이유는 수학의 구체적인 내용을 활용하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그 내용을 배우는 과정에서 논리적 사고력을 기르기 위함인데요. 이 때문에 수학은 '과학의 언어'라고도 말합니다.

이번 시간에는 모든 과학의 기초 학문인 수학에 대해서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오늘도 교원 출신인 탈북자 이나경 씨 함께 합니다.

노재완:

안녕하세요?

이나경:

안녕하세요.

노재완:

이나경 씨 어릴 때 수학 좋아하셨어요?

이나경:

저는 수학을 비교적 좋아했던 편이었습니다. 뭐라 할까요. 수학은 답이 똑 떨어지잖아요. 전 그런 논리적 구조가 참 맘에 들었어요. 특히 안 풀리는 문제로 오랜 생각을 하다가 갑자기 풀릴 때 그 기분. 느껴본 사람만이 압니다. 일종의 성취감이라고 할까요.

노재완:

저랑은 반대네요. 전 솔직히 수학 과목을 좋아하진 않았습니다. 제가 숫자에 좀 약하거든요. 무엇보다 수학은 논리적 사고력이 필요한데, 저는 어린 시절 그런 게 부족했던 것 같아요.

이나경:

네. 수학을 잘하려면 논리적 사고력을 갖춰야 하는데요. 또 논리적 사고력은 창의력과도 연결돼 있습니다. 그래서 수학을 잘하는 사람들을 보면 창발성(창의성)도 좋고, 머리 회전도 빨라 나중에 과학자가 많이 되더라고요.

노재완:

네. 그래서 유럽에서는 수학의 중요성을 철학과 비교하기도 하는데요. 고대 그리스에서는 수학자들이 철학자이기도 했습니다.

이나경:

요즘엔 인도의 수학 바람이 불어서 한국의 수학 교과서가 인도 수학 교과서를 많은 부분 빌리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노재완:

네, 지난해인가요 한국의 학원가에서도 인도식 구구단이라 할 수 있는 '19단 계산법'이 바람을 일으킨 적이 있는데요, 인도가 컴퓨터 강국으로 급부상한 배경에는 이처럼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수학'이 있었습니다. 인도의 수학교육은 학생들이 교실에서 배운 개념을 실생활에 연결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현장 위주의 실습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나경:

네, 그러겠네요. 수학을 개념만으로는 이해하기 어렵지만, 현장에서 활용해 보면 개념들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거든요.

노재완:

전문가들의 말을 들어보면 수학은 학생들에게 생각하는 법을 가르쳐 준다고 합니다. 그래서 계산보다 원리와 개념 중심이 돼야 한다고 조언을 하는데요. 한국도 수학을 잘해야 논리적 사고력과 창의성이 높아진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지만, 실제 일상생활에서 수학의 인식은 미미한 수준입니다.

이나경:

아무래도 수학이 입학시험에서 배점이 아주 크기 때문에 수학을 잘해야 합격할 수 있다. 뭐 이런 생각들을 먼저 하는 것 같아요. 이를 반영하듯, 예전에 어느 신문을 보니까 한국의 수학교육에 대해서 나온 내용이 있었는데요. 신문에서는 한국 학생들의 수학 성적이 세계 여러 나라와 비교해도 최상위권이지만 수학 호감도는 최하위 수준으로 나왔더라고요. 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올 수 있죠? 수학 성적이 좋은데 수학 호감도는 최하위 수준이라..

노재완:

네, 수학에 대한 호기심은 많지 않지만, 수학 공부는 또 엄청나게 한다는 얘기겠죠. 그래서 한국 학생들이 세계적으로 수학 성적이 좋지만, 수학계의 노벨상인 필즈상 수상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는다는 겁니다. 학교에서 배우는 수학 교과서 수준이 다른 나라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편인데요. 게다가 1년치 선행학습을 당연하게 여기는 풍토, 이런 점도 아이들에게 수학 호감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나경:

네, 말씀하셨듯이 어렸을 때부터 수학 교육을 하는 목적이 학교에 진학할 때 수학 과목에서 높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서라든지 또 수학 경시대회같은 데서 입상하면 입학할 때 가산점을 받기 때문에 입학을 위한 하나의 준비과정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인데요. 그러다 보니까 학생들이 수학의 원리와 이해보다는 문제 푸는 데에만 집중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노재완:

네, 그러면 여기서 잠깐 수학교육 전문가의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전문가: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 시험은 3문제가 주어지고 4시간 30분을 줍니다. 1문제에 1시간 30분꼴로 시간을 줍니다. 그리고 과거에 서울대학교 시험 문제를 보면 1문제에 20분 정도, 도쿄대학교는 30분 정도 줍니다. 그런데 우리의 경우를 보면 예비고사, 학력고사, 수능고사를 쭉 거쳐 오면서 2분에 1문제, 심지어 1분에 1문제씩 풀게 돼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문제가 딱 주어지면 이 문제를 어떤 방법으로 어떻게 풀어야 할지 생각할 겨를도 없이 어떤 유형이구나 생각하고 바로바로 풀어야 겨우 주어진 시간에 답을 다 낼 수 있다는 말이예요. 평소 공부할 때 문제를 풀고 그것을 깊이 생각하고 따져보는 그런 학습 방법이 아니고, 어떻게 하면 문제를 읽자마자 연필 들고 바로 풀어서 답을 낼 수 있느냐…. 방법은 문제를 많이 다뤄볼 수밖에 없죠.

결국, 이러한 현상은 입시 위주의 교육이 만들어낸 결과가 아닐까 생각이 들고요. 한국 정부도 최근 이를 해결하기 위한 나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하루아침에 이게 변할 순 없겠죠.

이나경:

들어보니까 예전에는 한국에서 보통 유아 시기가 되면 구슬이라든지 주산 등으로 수학 공부를 시켰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지금 보면 교구가 매우 다양해졌습니다.

노재완:

네, 세계 유명한 수학 교육법과 교구들이 거의 한국에 다 들어와 있는데요. 특히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이스라엘, 일본, 미국 등에서 수입한 수학 교구가 엄마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습니다. 그래서인지 요즘 수학 교구나 보드게임을 갖고 놀면서 수학 지식과 논리적 사고력을 기르는 게 유행이더라고요. 또 최근에는 인터넷 교육 업체서 만든 유아 수학 프로그램을 아이들이 컴퓨터를 통해 배우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이나경:

한국 입시의 특징을 보면 특수목적고, 즉 특목고에 들어가려고 초등학교 때부터 준비하는데요. 이런 학생들은 중학교 때 배우는 수학과정을 초등학교 때부터 미리 공부합니다. 또 고등학생 때는 대학입시에서 가산점을 받으려고 전 세계 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매년 열리는 국제수학경시대회에 출전도 많이 한다고 하더라고요.

노재완:

네, 흔히 국제수학경시대회를 국제수학올림피아드라고도 부르는데요. 간단히 설명드리면 이렇습니다. 이 대회는 매년 열리는데, 대략 90여 개 국가가 참가합니다, 각 국가에서는 최대 6명의 학생을 보내는데요. 우수한 참여자에게는 올림픽의 메달처럼 금메달, 은메달, 동메달이 주어집니다. 참가자는 반드시 20세 이하여야 하고 고등학교를 넘는 학교 교육을 받아서는 안 됩니다.

이나경:

그러면 국제수학올림피아드에서는 문제가 영어로 출제되는 겁니까?

노재완:

아. 그건 아닙니다. 각 나라 언어로 번역된 문제를 푸는데요. 총 6문제가 출제되고, 각 문제는 7점 만점입니다. 그러니까 총 42점이 만점이 되는 거고요. 이틀에 걸쳐 시험을 보는데요. 첫날 3문제, 다음날 3문제를 각각 4시간 30분 안에 풀어야 합니다. 선수들의 답안은 각국 단장들에 의해 채점되고 나서 2∼3일에 걸쳐 주최 측 채점 위원들과 해당국 단장이 협의해 최종 점수를 확정하게 됩니다.

이나경:

그동안 이 대회에서 한국의 성적은 어땠습니까?

노재완:

네. 자료를 보니까 한국의 최근 성적을 보면 2005년에 5등을 했고요. 그리고 2006년과 2,007엔 3등을 했는데요. 지난해 2008년에는 4등으로 한 계단 떨어졌습니다. 참고로 그동안 이 대회에서 수학 성적이 좋은 나라를 보면 한국을 비롯해 핀란드, 일본, 대만, 홍콩, 싱가포르, 인도 등이 있는데요. 특히 인도는 국민 개개인의 수학 실력이 상당히 높은 나라로 알려졌습니다.

이나경:

수학은 일부 전공자나 관련 업종에 종사하는 사람들 외에는 실생활에서 전혀 활용되지 않는다고 믿고 있는데요.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결코 수학 공부가 입시 준비 때문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수학은 점수 그 자체보다 잘 한다는 점이 중요하고 수학을 잘 한다는 뜻은 분석 능력이 뛰어나며 논리적, 추론적 사고 능력이 잘 갖추어졌음을 증명합니다.

노재완:

네, 말씀하신 대로 수학은 사고의 학문입니다. 선생님들이 설명해줘서 푼 100문제보다 아이 스스로 한두 시간을 고민하며 해결한 한 문제가 더 가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하겠습니다.

네, 오늘 ‘남남북녀의 하나 되는 교육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제작에 서울지국, 진행에 노재완 이나경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