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남북녀의 하나되는 교육 이야기] 시험- 학생들 무더위와 싸우며 책과 씨름
서울-노재완 xallsl@rfa.org
2009-07-02
여러분 안녕하세요.
'남남북녀의 하나되는 교육이야기'의 진행을 맡고 있는 노재완입니다.
여러분은 시험하면 어떤 생각이 먼저 떠오릅니까?
아무래도 긴장감이 아닐까요.
공부를 잘 하는 사람은 잘 하는 대로
또 못하는 사람은 못하는 대로
시험은 늘 부담스럽기만 합니다.
요즘 한국의 학생들은 학기말 시험인
기말고사 준비로 눈코틀새 없이 바쁜데요.
이번 시간에는 시험에 대해서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오늘도 교원 출신인 탈북자 이나경 씨와 함께 합니다.
노재완: 안녕하세요?
이나경: 네. 안녕하십니까.
노재완: 7월이 시작되면서 한국의 모든 학교에서는 기말고사 시험이 시작되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학생들은 요즘 기말고사 준비로 한창 바쁩니다.
이나경: 더울 때 공부하느라 학생들도 고생이 많네요.
노재완: 네. 그렇죠. 하지만 또 기말고사가 끝나면 바로 여름방학이 시작되니까 힘들지만, 방학을 생각하면서 열심히 공부합니다.
이나경: 어쩐지 요즘 저희 동네 공터나 놀이터에서 학생들이 보이지 않더라고요. 더워서 나오지 않나 했더니 시험공부 때문에 그랬군요. 이곳 한국의 학생들은 평상시에도 학원에서 과외를 받고 열심히 공부하지만, 시험기간 만큼은 밤을 새워가며 공부하는 학습 기풍은 북한 학생들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노재완: 북한도 시험 기간에는 학생들이 공부 때문에 난리가 날 것 같은데요?
이나경: 네. 그럼요. 북한도 시험기간 만큼은 학생들이 교실에 늦게까지 남아 공부를 합니다. 남과 북은 똑같이 한 학년이 끝날 때쯤이면 시험을 봅니다. 다만, 북한에서는 학기말 시험, 학년말 시험이라고 부르는 것을 이곳 한국에서는 기말고사라고 부른다는 점이 차이입니다. 한국의 학교들에서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그리고 학년말고사 외에도 수행평가시험과 고등학교 졸업할 때 보는 수능시험이 있잖습니까. 북한에서는 졸업할 때 되면 ‘7.15 최우등상’과 국가 판정시험이 굉장히 치열하게 진행됩니다. 근데 이곳 한국에서는 대학 입학시험을 수능시험이라고 하더라고요.
노재완: 네. 그렇습니다. 한 때 한국도 대학입학시험으로 예비시험과 대학본시험 제도가 있었는데요. 1980년대 들면서 학력고사가 생겼고요. 90년대 중반부터는 수능고사라는 이름으로 대학입학시험을 보게 됩니다.
이나경: 한국의 학생들이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 암송을 거의 하지 않고 눈으로만 열심히 책을 들여다보며 공부하더라고요. 그래서 왜 그런가 봤더니 한국의 시험답안이 북한과는 달리 지문 가운데 답이 있는 객관식 시험 문제이기 때문에 깊이 공부하지 않고도 관련 답안을 지문에서 찾을 수 있겠더라고요.
노재완: 네. 보통 4개중에 1개가 답이니까 막말로 정답을 모르고 찍어도 답을 찾을 확률은 최소 25%입니다. 결국 말씀하신대로 답을 완전히 암송하지 않아도 문제에 대한 이해만 하고 있어도 풀 수 있는 문제가 많습니다. 그런데 객관식 문제도 공부하지 않으면 말처럼 점수가 쉽게 안 나옵니다.
이나경: 아. 그렇군요. 그런데 북한의 경우는 다릅니다. 모든 시험이 답을 직접 작성해야 하는 주관식 출제이기 때문에 철저하게 모두 외워야 합니다. 대충 이해만 하고 암송하지 않으면 절대 정답을 낼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곳 한국에는 우상화 과목이 전혀 존재하지 않잖아요. 반면 북한은 시험에 가장 비중을 많이 차지하는 과목이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 혁명역사', '경애하는 령도자 김정일 장군님 혁명역사'입니다. 평가 비중도 제일 높기 때문에 시험기간이 되면 북한에서는 공원과 도서실, 동상주변의 한적한 곳에서 소리 내어 글을 읽거나 암송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흔히 만나 볼 수 있습니다.
노재완: 그런데요. 한국에선 시험 때가 되면 엄마들도 바빠진다는 사실 아십니까?
이나경: 공부하는 자녀만 바쁘면 되지 엄마들까지 바쁜 이유가 있나요?
노재완: 왜냐하면 밤늦게까지 도서관과 학원에서 공부하는 자녀를 차로 대려와야 하고 또 집에 들어와서는 밤늦게 공부하는 자녀를 위해 간식을 만들고, 심지어는 아이가 공부하는 시간에는 방에서 함께 책을 보거나 공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나경: 그러니 부모도 시험 때면 피곤하고 힘들겠네요.
노재완: 네. 그렇죠. 그래도 공부를 잘 하는 아이의 부모라면 다행이죠. 공부라면 질색을 하고 놀 궁리만 하는 아이의 부모는 이 시기만 되면 속이 까맣게 타 들어갑니다.
이나경: 왜 아니겠어요. 자식이 공부를 안 하면 부모가 가장 속상하죠. 그렇다고 인력으로 되는 것도 아니고. 그런데 북한에서 간혹 보면 열심히 공부해도 성적이 안 나오는 아이들이 있거든요. 이곳 한국에서도 그런 아이들 있나요?
노재완: 네. 말씀하신대로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은 많은데, 공부한 만큼 성적이 안 나오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주로 집중력이 부족한 아이들에게서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공부 방법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고요.
이나경: 노력한 것에 비해 성적이 낮게 나와 버리면 그것만큼 또 괴로운 게 없습니다.
노재완: 전문가들은 이런 아이들의 경우 시험 결과를 실패로 바라보지 말고 성공을 위한 준비 과정으로 보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우선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이나경: 그리고 시험 보는 요령도 중요할 것 같아요. 시험 시간에 잘 나가다가 한 문제에서 막히는 바람에 다른 문제를 못 풀어 시험을 망치는 경우도 많잖아요. 나중에 보니까 다 아는 문제였는데…
노재완: 맞아요. 학창시절 이런 말을 하는 친구들이 어딜 가나 꼭 하나씩은 있습니다. 문제 하나가 잘 안 풀려서 거기에 매달리다보니 결국 나머지 문제들을 풀 시간이 부족해 전체 시험을 망치는 일. 그런 일 당하면 너무 억울하죠. 그런데요. 그것도 실력입니다. 시험 준비가 제대로 안 됐기 때문에 실수를 하게 되는 거고. 당황하게 되는 겁니다. 왜 그런 거 있잖아요. 월드컵 축구대회에서 보면 브라질이나 이탈리아와 같은 강팀들은 실수를 잘 하지 않고 골을 잘 넣습니다. 그런데 약팀들은 정말 계속 골운이 따르지 않고 골대를 빗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것은 골운이 따르지 않는 게 아니라, 실력이 부족해 일어나는 겁니다.
이나경: (웃음) 아주 재미있는 비유네요. 맞습니다. 실력이 없으면 매사 긴장되고 그러다 보면 꼭 실수를 하게 됩니다. 선생님~ 지난해 한국 정부가 ‘일제고사’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사회적 논란이 있었잖아요. 그 일제고사는 무슨 시험을 말하는 건가요?
노재완: 네. 작년에 교육계가 그것 때문에 말이 많았죠. 일제고사는 학생들의 학업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모든 학교에서 같은 시간에 같은 문제로 치르는 시험을 말하는 것인데요. 지난해 10년 만에 다시 부활한 시험입니다. 김대중 대통령 시절 교육열을 부추기고, 학업 경쟁으로 학생들 간의 위화감이 조성된다는 취지에서 폐지됐었습니다. 부활한 일제고사는 지난해 10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모두 실시했습니다. 한국의 교육부에서 설명하는 일제고사의 취지는 이렇습니다. 학력이 부진한 학생은 보충지도를 실시하고, 우수학생에게는 성취동기를 부여해 학교 교육을 내실화하겠다고 한 건데요. 일부에서는 일제고사에 대해 반발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오히려 사교육이 강화되고 경쟁교육이 심화될 것이라는 비판이 있었습니다.
이나경: 아. 그러니까 일제고사를 치르고 나면 전국의 1등부터 꼴등 까지 알 수가 있는 거네요.
노재완: 네. 알 수 있죠. 그런데 본인과 선생님 정도만 알지. 다른 사람들이 몇 등을 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습니다.
이나경: 그러면 학교는 더 높은 등수가 나오길 바라는 마음에 학생들을 더 열심히 가르치겠네요. 반면 진단평가이니 만큼 학습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학생들은 또 공부 때문에 정신적인 압박에 시달릴 것 같고요.
노재완: 아이들의 공부 뒷바라지 때문에 학부모들도 덩달아 바빠질 것 같습니다. 자녀의 성적 향상을 위해 더 신경을 써야 하니까요.
네. 오늘 '남남북녀의 하나되는 교육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제작에 서울지국, 진행에 노재완 이나경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