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재완:
안녕하세요?
이나경:
네. 안녕하십니까.
노재완:
오늘 날씨 무척 덥죠?
이나경:
네. 너무 덥습니다. 요즘 더워서 그런지 밥맛도 없고 그렇습니다. 날씨 더울 때 가장 수고하시는 분들은 아마 교단에 서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노재완:
네. 맞습니다. 물론 요새 에어컨도 많이 생기고 선풍기도 있고 그러지만. 이렇게 날씨가 더울 때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게 많이 힘들죠. 최근 서울시교육청이 교사들이 금품을 받는 비리를 행할 때 학부모나 일반인이 신고하면 최고 3천만 원까지 포상해 준다는 얘기 들으셨죠?
이나경:
네. 저도 텔레비전 보도시간에 봤습니다. 그런데. 3천만 원이면 비리 신고에 대한 포상금으로는 너무 큰돈이 아닙니까?
노재완:
네, 그렇죠. 더욱 정확히 말씀드리면 보상금은 신고 액수의 10배 이내로 하되, 최고 액수는 3천만 원으로 한 것입니다. 3천만 원이면 달러로 환산하면 거의 2만 5천 달러인데요. 이 돈은 한국의 일반 직장인 1년치 봉급 정도 되는 큰 금액입니다.
이나경:
이번에 신고 대상은 업무와 관련해 금품 또는 향응을 받는 행위를 비롯해 직위를 이용해 부당한 이득을 얻거나 교육청 재정에 손실을 끼치는 행위, 기타 교육청의 청렴도를 훼손한 부조리가 모두 대상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러면 촌지 신고는 어떻게 하는 건가요?
노재완:
서울시교육청에 직접 서면 또는 전화, 팩스, 우편 등으로 제출할 수 있고요. 또 컴퓨터를 이용해 인터넷으로 시 교육청에 들어가서 신고할 수도 있습니다.
이나경:
촌지 문제는 저희가 지난 5월 ‘스승의 날’ 때도 잠깐 다뤘지만, 교사의 촌지 문제가 이처럼 사회적으로 계속 논란이 되고 있어 마음이 참 무겁네요.
노재완:
교단의 고질적인 병폐인 촌지 문제와 학교 비리 등을 근절하고자 내놓은 특별한 대책인데요. 서울시교육청 관계자의 얘기를 들어보면 “이번 조치를 통해 학교 현장의 부정부패가 대폭 줄고 신뢰를 높일 것”이라고 하는데요. 일종의 고육지책인 것 같습니다. 이나경 씨는 이번에 교사 촌지를 신고하면 3천만 원을 주겠다고 하는 얘기 들었을 때, 먼저 무슨 생각이 드셨어요?
이나경:
교원들의 비리를 근절하겠다는 서울시교육청의 단호한 의지를 느꼈는데요. 그러면서도 왠지 씁쓸합니다. 제가 한국에서 오랫동안 살아보지 못해 한국의 교육 현실을 제대로 알지 못하지만, 그래도 학부모와 교원의 관계만 좁혀서 생각하면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을 키워내고 인격을 다듬는 교직 종사자는 명예와 자존심을 갖고 사는데. 이렇게 돼 버리면 교원이라는 신분 자체가 눈총을 받는 대상이 되잖아요. 무슨 죄인도 아니고요.
노재완:
한국에서 촌지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사실 선물을 하기가 부담스럽고 주기 싫으면 안 하면 되는데, 또 괜히 선물을 안 하면 자기 아이가 불이익을 당할까 봐...
이나경:
네. 학부모 입장에선 남들이 촌지를 줬다는 얘기를 들으면 문득 ‘나도 뭐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니냐’ 이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될 것 같아요. 반면에 교사는 교사대로 학생 문제로 학부모와 상담을 하고 싶어도 학부모들이 오해하지는 않을지 눈치를 보게 되고요.
노재완:
네. 그렇습니다. 제가 오늘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와 전화로 얘기를 나눠봤는데요. 실제로 아이들의 문제를 놓고 학부모와 상담을 하는 일조차 부담스럽게 됐다면서 이번 일로 교사들이 상당히 위축될 거라고 말했습니다. 잠시 얘기를 들어보시죠.
교사:
저 같은 고학년인 6학년의 경우에는 학부모들이 상담할 일이 많거든요. 아이들의 생활 지도라든지 졸업 업무, 그 외의 학업 문제 등으로 어머니들이 학교에 질의도 많고 오시는 편인데요. 저희가 바라보는 것도 그렇고 학부모님들도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서 학부모님이 ‘비타 500’과 같은 음료수를 들고 오셔도 그 자체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거죠. 음료수 한 병이 교사의 발목을 잡는 일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걱정하는 교사들이 많습니다.
이나경:
이렇게 되면 학교와 가정 사이의 신뢰와 협력관계는 사라지게 되는 거 아닙니까. 그렇다고 이 제도가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보장도 없잖아요. 왜냐하면 촌지는 교사와 학부모가 은밀하게 주고받는 만큼 제삼자가 이를 확인하고 신고하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노재완:
네. 그렇죠. 촌지를 준 학부모가 교사를 신고하지 않는다면 적발이 어려우니까요. 제도 시행이 자칫 구호에 그칠 가능성도 있습니다. 자칫 교사와 학부모 간에 불신만 키우는 일이 될 수 있습니다. 또 부작용으로 괜히 보상금을 노린 사람들이 직업적으로 교사나 관련 공무원에 대한 과잉 감시를 일삼는 행위도 나타날 수 있고요.
이나경: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려면 무엇보다 교육 당국이 이 제도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홍보가 필요할 것 같아요. 단순히 추측이나 정황만 갖고 신고를 남발하는 등의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구체적으로 어떤 증거와 절차가 필요한지 명확한 규정을 만들어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 제보와 신고 내용을 서울시교육청이 철저하게 검증해야 하고요.
다시 말해서 허위 신고를 하는 사람에 대한 보다 강력한 법적 처벌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허위 신고로 자칫 한 교사의 인생을 망칠 수가 있거든요. 이런 문제로 해서 위축된 선생님들도 있을 것 같은데요. 무더운 여름철 좀 더 힘을 내시고요. 선생님 모두 파이팅~! 하시기 바랍니다.
노재완:
네. 오늘 ‘남남북녀의 하나 되는 교육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제작에 서울지국, 진행에 노재완 이나경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