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중․고등학교 교과서, 김정은 우상화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16-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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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비밀리에 반출된 중․고등학교 교과서.
북한에서 비밀리에 반출된 중․고등학교 교과서.
사진 제공-아시아프레스

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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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에서 입수한 학교 교과서 75권을 살펴보니,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 대한 우상화를 나타내는 과목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각 과목 머리말에 기술한 김일성․김정일의 교시에 이어 김정은의 '말씀'도 소개하고 있는데요, 학생들이 이를 지침으로 삼도록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교과서에는 김정은의 말씀 소개도 있었습니다. '특히 사회과학 분야는 김정은 우상화에 많은 힘을 쓰는구나' 라고 느낄 정도로 김정은에 대한 언급이 많더라고요."

김정은 시대에 들어서면서 북한의 교과서도 김정은 우상화를 위해 개정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데요, 이와 함께 최근 발행한 교과서의 질도 다소 향상되면서 교육에 대한 투자 분위기도 엿볼 수 있습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와 함께 <지금 북한에서는> 시간으로 꾸며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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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중․고등학교 교과서, 김정은 우상화>
- 초급중학․고급중학교 교과서 75권 분석
- '사회과학' 중심으로 김정은 우상화에 많은 노력
- 과목 머리말에 김정일에 이어 김정은의 교시 기술
- 김정은 시대 들어 교과서도 김정은 우상화에 맞게 개정
- '자동차', '영어' 등 실전 위주의 교육 내세워․ 교과서 질도 개선


현재 북한에서 초급중학교와 고급중학교 6학년 학생까지 사용하는 교과서를 살펴봤습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가 한국 내 탈북자를 통해 입수한 교과서는 75권. 이 가운데에는 국어와 영어, 수학을 비롯해 화학과 물리, 생물, 역사, 기초기술 등 한국과 미국의 학교에서도 배우는 과목이 있습니다.

반면, '혁명역사'와 '사회주의도덕' 등 북한 특유의 색깔을 나타내는 교과서도 있고, '자동차', '한문' 등의 교과서도 눈에 띄는데요, 특히 고급중학교에서는 국어문학과 수학, 영어 외에 물리, 생물, 화학, 역사, 예술, 자동차, 지리, 한문, 혁명역사, 사회주의도덕 등 최소 13과목을 배우고 있습니다.

또 일부 교과서의 표지는 소박한 만화가 그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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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중학 3학년용 영어 교과서(왼쪽). 초급중학 3학년의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 대원수님의 혁명활동' 교과서(오른쪽). 바위에 큰 글로 새겨진 '정일봉'의 사진이 표지로 사용되고 있다. (사진 제공-아시아프레스) 사진 제공-아시아프레스


이번에 살펴본 교과서의 발행 연도는 2013년부터 2015년. 발행기관은 '교육도서출판사'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북한의 최고지도자에 오른 이후 발행한 것들인데요, 곳곳에서 김정은 우상화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모든 교과서의 첫머리에 김일성․김정일은 물론 일부 김정은 위원장의 말을 소개하고 학생들이 이를 학습지침으로 삼을 수 있도록 굵은 글씨로 강조했는데요,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김정은 시대에 들어서면서 북한의 교과서도 김정은 우상화를 위해 개정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평가했습니다.

[Ishimaru Jiro] 북한에서 인쇄된 모든 책과 문서의 머리말에는 지도자의 교시가 꼭 있습니다. 이것은 교과서도 마찬가지인데요, 김일성․김정일의 교시가 있었어요. 그런데 어떤 교과서에는 김정은의 말씀 소개도 있었습니다. '특히 사회과학 분야는 김정은 우상화에 많은 힘을 쓰는구나' 라고 느낄 정도로 김정은에 대한 언급이 많더라고요.

한 예로 생물 교과서의 머리말에는 "수학․물리학․생물학을 비롯한 기초과학에 대한 연구를 강화하여 그것이 인민 경제의 과학기술 발전에 적극적으로 이바지하도록 하여야 합니다" 라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교시가 서술돼 있습니다.

그리고 머리말의 마지막 부분에는 "우리는 생물 과목 학습을 열심히 하여 경애하는 김정은 원수님의 성공혁명 영도를 충성으로 받들어 나갈 수 있는 선군 조선의 믿음직한 역군으로 틈틈이 준비해나가야 합니다" 라고 덧붙였는데요, 특히 과학․기술의 발전을 강조하는 김정은 위원장의 의도에 교과서도 발맞추고 있는 겁니다.

[Ishimaru Jiro] 아직 김정은의 교시가 많지 않지만, 김정은을 위해 열심히 배워야 한다는 것이 꼭 있더라고요. 김정은의 시대가 시작되면서 모든 교과서가 김정은에 대한 언급, 김정은 우상화를 위해 개정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또 고급중학 3학년의 혁명역사 교과서 마지막 부분에도 김정은 위원장이 등장하는데요,

혁명역사 교과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처음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2010년 9월 노동당 제3차 대표자회에 대해 '대표자회에서 참가자들의 한결같은 지지와 찬동 속에 김정은 원수님을 당 중앙 지도기관 성원으로,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으로 높이 추대하였다'고 기술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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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역사 교과서의 간기(刊記). 2015년 6월 인쇄로 되어 있다. 가격은 10원이다(왼쪽). 거친 갱지에 인쇄된 고등 중학교용 국어문학 교과서. 1994녀 발행(오른쪽). 사용한 학생의 이름을 쓰는 공간이 있다. 학교에서 장기간 사용한 흔적이 엿보인다. (사진 제공-아시아프레스) 사진 제공-아시아프레스


이시마루 대표는 북한 교과서 75권을 살펴본 결과 김일성․김정일․김정은 등 김 씨 일가에 관한 우상화에 주력하면서도 학교 교육의 질에도 주력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는데요,

'자동차'라는 과목을 가르치는가 하면 영어 교과서도 김일성․김정일의 교시가 나오지만, 실전 회화 위주의 내용도 많았습니다.

[Ishimaru Jiro] 북한의 거의 모든 교과서를 한꺼번에 입수한 것은 처음인데요, 아무리 북한이 후진국이지만, 교과서를 보니 학교 교육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주력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시대에 맞게 영어, 자동차, 한문 등도 잘 가르치고 있고, 일반적으로 상식적인 것을 가르치는 것도 잘 유지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또 교과서가 부족해 하나의 교과서를 2~3명이 같이 보거나 시장에서 교과서를 구매해야 했던 과거와 달리 요즘은 교과서가 많이 공급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교과서 종이의 질도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매우 안 좋았지만, 2013년도에 발행한 교과서는 종이의 질도 개선됐는데요, 이시마루 대표는 김정은 시대에 교육에 대한 투자를 앞세우는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고 풀이했습니다.

하지만 별도로 교과서를 출간하는 지방에서는 평양에서 발행한 교과서보다 인쇄의 질이 나쁘거나 학생 제복의 질이 형편없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아 여전히 교육 환경과 질, 학생에 대한 복지 수준은 열악한 것으로 파악됩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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