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군량미 추가 상납 요구에 갈등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16-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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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시 교외의 공설시장 입구에 설치된 칠판. '원군미풍의 개척자'라는 제목으로 군량미를 많이 납부한 상인을 칭찬하고 있다.
평양시 교외의 공설시장 입구에 설치된 칠판. '원군미풍의 개척자'라는 제목으로 군량미를 많이 납부한 상인을 칭찬하고 있다.
사진제공 – 아시아프레스

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 북한 농장이 올해 초부터 농민 일 인당 20~50kg의 군량미를 추가로 징수하고, 농민은 이를 거부하면서 양측의 갈등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추가 부담을 지우지 않겠다는 약속과 다르다”며 반발하는 농민과 “군량미를 내지 않는 농민에게는 개인 토지를 몰수한다”며 맞선 농장 측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데요,

“군량미 공출 시기가 많이 지났음에도 아직 처리하지 못해 문제라는 거죠. 농장마다 문제가 되고 있는 겁니다.”

한편, 농장에서 군량미를 상납해도 군대가 이를 거둬가지 못하는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오늘날 만연한 군대의 영양실조 문제는 단순히 식량 부족뿐 아니라 수확한 식량에 대한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구조적인 모순도 내포돼있다는 지적입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와 함께 <지금 북한에서는> 시간으로 꾸며봅니다.

- 올해 초 “개인당 20~50kg 추가로 내라” 지시

- 북 농민, “약속과 다르다”며 군량미 공출 거부

- 농장 측 “군량미 안 낸 농민에 개인 토지 몰수한다”

- 북부 지방 농장 중심으로 불만 고조․갈등 확산

- 모아둔 군량미, 군대는 옮기지 못해 방치․쌀 썩기도

- 군대 내 영양실조, 식량부족과 관리의 구조적 모순 탓


북한에서 군량미 공출을 놓고 북한 당국과 농민 간 갈등이 크게 확산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올해 초부터 “군량미 명목으로 일 인당 20~50kg의 쌀을 더 내라”는 북한 당국과 “이는 처음 약속과 다르다”며 상납을 거부하는 농민 사이의 갈등이 농장마다 불거지고 있다는 건데요,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에 따르면 농민 가운데 군량미에 대한 추가 부담을 거부하는 사람이 많은 데 대해 농장 측도 “군량미를 내지 않으면 개인 토지를 몰수한다”는 조치로 강수를 두고 있습니다.

올해 초부터 ‘군량미 공출’을 놓고 쌓여왔던 갈등이 당 대회 이후 본격적인 농사철을 맞으면서 결국 터져버린 건데요,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설명입니다.

[Ishimaru] (농장에서는) 농민과 국가가 가져가는 부분을 확실히 구분하고, ‘더는 상납을 강요하지 않겠다’는 약속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올해 초 군량미가 모자라면서 농장원 일 인당 20~50kg을 추가로 공출하라는 지시가 떨어졌어요. 그러자 많은 농장원이 ‘이는 약속과 다르다’며 바치지 않았습니다. 5월을 맞아 당 대회가 끝나고 본격적인 농사에 들어가야 하는데, 군량미를 바치지 않은 사람에 대해서는 땅을 몰수한다고 한 거죠. 그래서 농장마다 문제가 되고 있는 겁니다.

북한에서는 2014년부터 공동으로 경작하는 농지, 즉 ‘공동 땅’과 농장원의 몫을 보장하기 위한 개인 토지가 따로 정해졌습니다. 개인 토지에서 생산된 수확물의 30%는 국가에 바치고, 나머지 70%는 농민이 가져가는 새로운 운영방식이 도입됐는데요, 북한 북부지역 복수의 농장에서는 '개인 분담제'라고 부릅니다.

농민의 입장에서는 생산량의 70%를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어 생산의욕이 높아졌고 ‘군량미’는 북한 당국이 자체적으로 충당해왔지만, 올해 농민에게 별도의 군량미를 또 징수하면서 ‘약속을 어겼다’, ‘이전과 다르지 않다’는 등의 불만이 확산하고 있는 겁니다.

그리고 군량미 공출을 거부하는 사례가 많아지자, 농장 측도 군량미를 내지 않은 농장원에는 농장이 할당한 ‘개인 토지’를 몰수하기로 했는데요, 본격적인 농사철을 앞두고 강경한 조치를 취한 겁니다.

[Ishimaru] 올해 2~3월이 되면서 추가로 군량미를 내라고 했지만, 농민들의 의식이 달라졌어요. 농민들이 권리 의식도 갖게 되고, 분담제를 통해 책임지는 농사를 지으면서 농민들이 농약․비료 등도 개인적으로 부담했거든요. 그런데 군량미를 추가로 내라는 것은 말이 안 되니까 반발이 심한 겁니다. 반면 군량미를 거둬서 바쳐야 하는 것은 농장 간부들의 책임이고 농장 간부들이 처벌받을 수 있으니까 이 시기에 군량미를 바치지 않은 농민에 대해서는 땅을 몰수하겠다고 하는 것이죠.

그러자 농민 사이에서도 이에 물러서지 않는 분위기가 감지됐습니다. 생산량 50kg에 해당하는 면적의 땅을 회수한다는 말에 마지못해 ‘군량미’를 내는 사람도 있지만, 처음부터 안 좋은 땅을 할당받은 농민은 차라리 군량미를 안 내고 땅을 빼앗기는 것이 더 낫다는 반응도 있습니다.

한편, 농장에서 군량미를 상납해도 군대가 이를 거둬가지 못하는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농장에서는 바쳐야 하는 양의 군량미를 모아 놓고 군대에 연락해 이를 가져갈 것을 독촉하지만, 아직도 상당량을 거둬가지 못해 쌀에 곰팡이가 피거나 썩고, 때로는 경비병이 쌀을 몰래 팔아넘기는 것으로도 알려졌습니다. 군대가 이미 모아 놓은 군량미를 가져가지 못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파악되는데요,

[Ishimaru Jiro] 군량미를 농장 마당에 놓고, 군대에 가져가라고 통보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군량미를) 가져가려면 차가 있어야 하잖아요. 그런데 차를 운용하지 못하는 거죠. (군량미를 옮길) 차가 모자라고, 또 차를 운용하자면 휘발유가 있어야 하는데, 이제 국가에서 공짜로 주지 않으니까 돈을 주고 사야 하거든요. 휘발유를 마련하지 못해 군량미를 걷어가지 못하는 거죠. 그런 농장이 매우 많다고 합니다.

이처럼 농장마다 방치된 군량미는 점점 질이 나빠지고, 양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북한 군대에서 식량이 부족해 영양실조에 걸린 병사들이 많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상식입니다.

군대에서도 군량미에 의존하는 것 외에 '부업지'라 불리는 논밭을 두고 경작도 하는데요, 그럼에도 식량이 만성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농장원 몫의 분배에서 공제하거나 강제 징수하는 일은 일상화됐습니다. 또 농촌뿐 아니라 도시 주민에게도 공출을 강요하면서 군량미에 대한 북한 주민의 부담은 불만으로 이어졌는데요,

군대의 영양실조 문제는 단순히 식량만 부족한 것뿐 아니라 수확한 식량에 대한 운송․관리 등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구조적인 모순도 내포돼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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