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신년사에 북한 주민 “껍데기뿐”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17-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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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민들이 2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를 경청하고 있다.
북한 주민들이 2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를 경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 올해도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가 발표됐습니다. 신년사 내용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이례적으로 김정은 위원장의 능력과 지도자의 자질을 반성하는 내용이 포함돼 눈길을 끌었는데요, 그럼에도 신년사를 접한 북한 주민의 반응은 시큰둥합니다.

아무래도 여론, 즉 민심이 많이 악화하고 있다는 것을 북한 당국 지배층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이에 대한 한마디 변명이라도 하지 않으면 더 민심이 나빠진다는 점에서 하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다시 말해 큰 의미는 없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매년 살림살이만 어려워지는 때에 일반 주민의 생활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고, 늘 같은 말만 반복하는 신년사가 관심이 없기는 당연한 듯 보이는데요, 북한 주민의 새해 소망은 하나, 장사만이라도 편하게 해줬으면 하는 것입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와 함께 <지금 북한에서는> 시간으로 꾸며봅니다.

- 북한 주민, 신년사에 무관심과 비웃음

- 매년 신년사 이후 나아진 것 있나? 실망으로 바뀐지 오래

- 탄도미사일도 뭐에 쓰려고 만드는지 모르겠다

- 김정은의 자책성 발언 이후 간부들도 자기비판서 써내

- 김정은의 자책, 민심잡기용에 지나지 않아


동지들!

또 한해를 시작하는 이 자리에 서고보니 나를 굳게 믿어주고 한마음 한뜻으로 열렬히 지지해주는 세상에서 제일 좋은 우리 인민을 어떻게 하면 신성히 더 높이 떠받들 수 있겠는가 하는 근심으로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언제나 늘 마음뿐이었고, 능력이 따라서지 못하는 안타까움과 자책 속에 지난 한해를 보냈는데, 올해는 더욱 분발하고 전심전력하여 인민을 위해 더 많은 일을 찾아할 결심을 가다듬게 됩니다.

2017년 1월 1일, 조선중앙TV를 통해 방송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신년사 연설 중 일부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이례적으로 자신의 능력과 지도자로서 부족함을 반성했는데요, 이는 해마다 악화하는 민심을 추스르려는 의도로 파악됩니다. 한편, 신년사에서 이전과 다른 새로운 내용은 찾아볼 수 없었는데요, 오히려 핵과 미사일에 관한 새로운 어휘가 많이 등장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를 지켜본 북한 주민의 반응은 어땠을까요?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에 따르면 신년사를 접한 북한 사회의 분위기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며 시큰둥한 반응입니다.

특히 김정은 위원장이 이례적으로 ‘능력이 따라서지 못하는 안타까움', '인민의 충복, 심부름꾼이 되겠다’고 맹세하는 발언으로 '자책'의 모습을 보이며 국력 향상을 약속했지만, 현지 주민은 무관심과 비웃음만 나타내는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오히려 김정은 위원장의 이례적인 자책성 언급에는 야유를 보내는 분위기입니다.

함경북도에 사는 ‘아시아프레스’의 취재협력자는 신년사 학습이 끝난 뒤 주변 사람들이 "전에는 설인데도 줄 게 없어서 '마음뿐'라고 말했다”며 비웃었고 김정은 위원장의 자책성 발언 이후 간부들에게 '자기비판서'를 써내라 했다고 전했습니다.

‘무엇을 잘못하고 잘했는지, 또 올해는 어떻게 할 것인지’에 관한 결의까지 써넣으라 한다는 건데요,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설명입니다.

[Ishimaru Jiro] 김정은이 처음 신년사를 발표했을 때는 ‘새로운 지도자가 어떤 사람일까?’ ‘무엇을 말하나?’ ‘전망은 무엇이고, 당국의 생각이 무엇일까?’에 대한 관심도 컸을 겁니다. 하지만 아시아프레스의 북한 내부 협조자에 따르면 그동안 실망이 컸기 때문에 이제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어떤 말을 해도 거의 관심이 없다는 거죠. 매년 비슷한 내용이고요, 북한 내부의 협조자들은 ‘왜 신년사의 반응에 관심을 두느냐?’며 대부분 형식뿐이고, 별로 관심도 없고, 신년사를 관철하자는 행사도 거의 형식화되면서 의미가 없다는 반응이었습니다.

또 김정은 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시험발사가 마감단계라고 말해 국제사회의 이목을 끌었는데요, 이에 대한 북한 주민의 반응도 시큰둥합니다.

탄도미사일도 다 된 것처럼 말하면서 완성단계라고 하지만, 그런 것을 만들어 무엇을 하려는지 모르겠다며 다 껍데기뿐이고 늘 하던 소리만 반복하니 일반 주민이 신년사에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건데요, 한국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김정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이례적으로 자아비판을 한 것을 두고 “만성적인 경제난과 무리한 동원체제에 따른 민심의 동요에 상당히 부담을 느끼고 있으며 고조되는 주민의 불만을 무마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을 고민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김정은 위원장이 집권한 5년 동안 북한 주민의 살림살이는 더 어려워졌고, 김정은 정권에 대한 불만은 커지고 있는데요, 이시마루 대표도 북한 지도층이 민심이 악화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Ishimaru Jiro] 자아비판적인 부분에 대해서 여러 분석이 나와 있는데요, 저는 이렇게 봅니다. 아무래도 여론, 즉 민심이 많이 악화하고 있다는 것을 북한 당국 지배층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핵 개발, 미사일 개발에 집중해 왔고, 이를 성과로 선전했지만, 이에 대한 반응이 안 좋습니다. 핵 개발, 미사일 개발을 해도 생활이 나아지는 것이 없다는 것이 대부분 생각이거든요. 여기에 북부 지역에서는 수해도 발생해 사람들이 너무 힘든 2016년을 보냈습니다. 이에 대한 한마디 변명이라도 하지 않으면 더 민심이 나빠진다는 점에서 (자책성 발언을)하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해 봅니다. 다시 말해 큰 의미는 없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신년사를 분석한 전문가들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의 자책성 발언은 오히려 대대적인 숙청과 북한 주민에 대한 부담으로 이어질 것으로 관측됩니다.

그동안 성과를 거두지 못한 탓을 간부들에게 돌리면서 광범위한 세대교체를 추진하게 되고, 간부들은 이를 피하기 위해 주민에게 더 열심을 요구할 것이란 설명인데요, 결국 북한 주민만 힘들어지는 것을 피할 수 없어 보입니다.

한편, 북부 지방에서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텔레비전에서 신년사를 보지 못했다는 주민도 많았으며, 지난 3일부터 신년사 학습과 궐기대회, 농촌에서는 퇴비 생산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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