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연료값 한 달 새 60% 이상 폭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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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새해 들어 북한의 연료값이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12월까지만 해도 전달보다 최대 60%까지 기름값이 떨어졌는데요, 1월 초부터 기름값이 다시 60% 이상 오른 겁니다. 휘발유는 1kg에 2만 6천 원, 디젤유는 1kg에 1만 7천 원을 기록했는데요,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도 오랫동안 시장 물가를 조사한 이래 최고치라고 밝혔습니다.

북한 국내에서 휘발유와 디젤유는 국가가 시장에 유통량을 통제합니다. 따라서 계속된 경제제재의 영향이 지금 급격히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겁니다.

북한에서 연료값이 오르면 북한 주민의 생활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은데요, 당장 군대에서는 연료가 없어 군량미를 운송하는 수단마저 마비돼 목탄차나 소달구지를 이용하는 사례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와 함께 <지금, 북한에서는> 시간으로 꾸며봅니다.

- 휘발유 1kg : 1만 6천 원에서 2만 6천 원으로

- 디젤유 1kg: 6천765원에서 1만 7천 원으로

- 11월 중순부터 최대 60%까지 떨어졌던 연료값, 다시 큰 폭 상승

- 연료 부족한 군대, 군량미 운송에 어려움

- 원유∙정유제품 제한한 대북제재 영향 계속될 듯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가 지난 1월 4일부터 6일까지 함경북도와 양강도 등 북한 북부 3개 지역을 조사한 연료값에 따르면 휘발유(가솔린)는 1kg에 2만 6천 원, 경유(디젤유)는 1kg에 1만 7천 원에 거래됐습니다.

'아시아프레스'가 몇 년째 시장의 물가조사를 한 이래 가장 비싼 연료값을 기록했는데요, 한 달 전인 12월 초만 해도 연료값이 하락세를 보였고, 특히 디젤유는 전달보다 무려 60% 이상 가격이 내려갔기 때문에 (12월 1일 조사- 휘발유 1kg: 1만 5천990원, 디젤유 1kg: 6천 765원) 이번 연료값 폭등은 예상치 못한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또 북한의 휘발유 가격을 리터 당 계산했을 때 한국∙일본보다 각각 1.5배, 1.8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나 북한 물가를 고려하면 이는 매우 비싼 가격인 것으로 풀이됩니다.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설명입니다.

[Ishimaru Jiro] 연초부터 휘발유와 디젤유 값이 엄청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아시아프레스에서 몇 년 전부터 시장조사를 해왔지만, 연료값이 최고를 기록했는데요. 이 가격을 작년과 비교하면 북한의 연료 시장은 4월부터 오르기 시작했죠. 오르기 전과 비교하면 3배가 오른 셈인데요. 북한 물가를 생각하면 매우 비싼 겁니다.

이시마루 대표는 연료값이 갑자기 오른 배경으로 그동안 강화된 대북 경제제재의 영향이 급격히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평가하는데요, 특히 지난해 12월 24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채택한 새로운 대북제재 결의 2397호에서 연간 200만 배럴씩 공급하던 정유 제품을 50만 배럴로 감축하고, 원유도 상한선을 연간 400만 배럴로 제한하는 등 북한에 대한 유류 제재를 한창 강화한 가운데 나타난 현상이기도 합니다.

또 북한 당국이 휘발유와 경유의 공급량을 통제하는 구조를 고려하면 새로운 대북 경제제재의 영향이 직∙간접적으로 미쳤을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는데요.

[Ishimaru Jiro] 12월 24일에 유엔 안보리에서 새로운 경제제재가 채택됐습니다. 2397호인데요, 2016년에 비해 석유제품의 수출이 많이 제한됐습니다. 그것이 바로 북한 국내 석유 시장에 영향을 끼쳤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북한 국내에서 휘발유와 디젤유는 국가가 시장의 유통량을 통제합니다. 따라서 계속된 경제제재의 영향이 지금 급격히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겁니다.

북한에서 연료값은 지난해 4월 이후 계속 상승세를 보이다, 11월 초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하락했습니다.

그리고 12월 초에는 전달과 비교해 휘발유는 25%, 디젤유는 60% 이상 떨어졌는데요, 당시 양강도의 기름판매상은 "러시아에서 기름이 대량으로 들어왔기 때문"이라며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밀수나 정식 절차를 통해 수입되는 원유의 양에는 한계가 있고, 중국 정부가 대북제재 이행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데다 앞으로 대북 경제제재가 쉽게 완화될 조짐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일반 기름 장사꾼들도 연료값의 상승을 예상할 수밖에 없습니다.

[Ishimaru Jiro] 아무리 해상 밀수가 있다 해도 분량에 한계가 있습니다. 또 공식적인 원유와 석유제품의 수출도 역시 중국에서 세관을 통해 가는 것이 대부분인데, 중국 정부가 압력을 많이 가하면서 육지를 통한 밀수를 많이 통제하고, 대북제재를 철저히 이행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가 완화될 조짐은 전혀 안 보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당연히 김정은 정권에서는 국내 연료의 유통을 통제하고, 우선순위 단위로 공급할 수밖에 없게 됐을 테고, 일반 기름 장사꾼들도 앞으로 기름값이 내릴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판단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합니다. 당연히 기름값이 오를 수밖에 없는 것이 객관적이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북한에서 연료값의 급등은 여러 가지 사회적 영향을 불러올 수 있는데요, 우선 사람의 이동과 물건의 운송이 불편해지고요, 운송비가 상승하면 식량이나 공산품 등의 가격도 당연히 올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또 우선적으로 공급돼야 할 군대에도 연료가 부족하기는 마찬가지인데요. 예를 들어 함경북도에서는 수확이 끝난 협동농장에서 군량미를 가져가야 하는데, 연료가 없어 이를 나르지 못하고 장교 한 명과 병사 두 명이 지키고 있다든지, 양강도에서도 협동농장에서 식량을 가져가야 하는데 연료가 없어 목탄차와 소달구지를 이용했다는 북한 주민의 말도 전해졌습니다.

[Ishimaru Jiro] 작년 수확 시기가 끝나면서 옥수수와 입쌀을 건조하는 작업이 끝났다고 합니다. 군대가 직접 농장에 가서 이를 가져와야 하는데, (연료가 없어)이에 대한 지장이 생기고 있다는 보고가 들어왔습니다. 함경북도에서는 군대가 차량을 준비하지 못해서, 기름이 없어서 농장에서 장교와 병사가 식량을 지키고 있다는 보고가 있었고요, 양강도 농장에서는 원래 여단에서 차량을 준비해서 가져가게 되어 있는데, 이것이 잘 안 되어 대대에서 목탄차와 소달구지를 보내 농장의 군량미를 방출했다는 보고가 들어왔습니다. 지금 이 시기에 연료값의 급등에 따른 영향이 군대에 나타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상무부와 해관총서는 지난 5일, '2018년 제4호 유엔 안보리 2397호 결의 이행에 관한 공고' 문건을 통해 6일부터 북한에 대한 철강 수출을 전면 금지하고, 원유와 정유 제품의 수출을 제한한다고 밝혔는데요, 앞으로 중국 정부의 대북제재 이행 과정과 수위에 따라 북한 내부의 연료값에 미치는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연료값 외에 중국 위안화에 대한 환율은 1천300원, 쌀 1kg은 4천750원, 옥수수는 1kg에 2천100원 등으로 12월 말과 비교해 큰 변화는 없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