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안남도 평성시에 ‘김정은 반대’ 낙서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13-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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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현재 리모델링 작업이 진행 중인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관'을 현지지도하고 공사상황을 점검하고 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2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시작합니다.

- ‘김정은 반대’ 낙서에 북한 주민 조사받아
- 물류의 거점인 평성시에 꼬제비(꽃제비) 급증
- 계층별, 성별, 세대별 따라 핵실험 견해차
- 주로 젊은층과 여성은 3차 핵실험에 관심 없어
- 최근 1년간 탈북 시도하는 북한 주민 크게 늘어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은 일본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와 함께 ‘지금, 북한에서는’ 시간으로 꾸며봅니다. 북한 내부기자가 취재한 소식, 그리고 취재협조자가 전한 생생한 북한 뉴스를 이시마루 지로 대표가 직접 전해드립니다.

일본의 이시마루 대표가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이시마루 대표님, 안녕하세요.

[이시마루 지로] 네, 안녕하세요.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도 안녕하십니까?

- 최근 북한의 3차 핵실험 때문에 많이 바쁘셨죠?

[이시마루 지로] 네. 쉴 틈 없이 계속 내부 취재도 하고, 매체를 통해 발표할 일도 많아 정말 바빴습니다.

- 네, 지금도 밤늦은 시간에 전화연결을 했는데요, 그동안 김정은 제1비서의 정권이 들어선 이후 탈북자에 관한 단속이 매우 강화됐다는 소식을 많이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탈북시도는 늘어났다고 하는데 어떤 내용입니까?

[이시마루 지로] 네. 이전부터 관련 보도가 많았지만, 북한 당국에서 탈북자를 막기 위해 국경경비를 계속 강화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도 두만강 쪽은 철조망을 치고 탈북 자체를 봉쇄하는 모습을 보여 왔거든요. 오늘 북한 양강도의 아시아프레스 취재협조자와 통화했는데, 일 년 전부터 탈북을 시도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해왔습니다. 또 탈북을 시도하다 붙잡힌 사람도 많아졌다고 하는데요, 아시다시피 양강도는 압록강의 상류 쪽이어서 강폭이 좁아 중국으로 넘어가기 쉽지만, 그만큼 북한 당국의 경비가 매우 심합니다. 양강도의 취재협조자에 따르면 일 년 전부터 생활고 때문에 중국으로 탈출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현재 혜산시 집결소에는 30명 정도가 갇혀있다고 합니다. 그중에서 조사 결과 한국으로 가려다 잡힌 사람들은 구치시설에 일 년 넘게 갇혀 있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취재협조자는 전했습니다.
이는 형법상으로 처벌하지 않고 계속 감금한 상태라고 할 수 있는데, 사람들은 “이들이 정치범으로서 총살 또는 사형에 처할 가능성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한다고 취재협조자는 설명했습니다. 앞으로 탈북을 막기 위해서 공포심을 주고 심리적으로 ‘탈북하기 어렵다’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추측하는데요, 하지만 국경경비가 계속 강화됐음에도 탈북시도가 늘어나는 것은 그만큼 북한 내부의 경제사정이 어려워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 다시 말해 북한 주민의 탈북시도가 아예 사라진 것이 아니라 탈북시도는 여전히 늘어났고 경비의 강화로 붙잡히는 탈북자도 많아졌다고 정리할 수 있겠군요.

[이시마루 지로] 그렇죠.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 수는 많이 줄지 않았습니까? 탈북에 완전히 성공하는 것은 이전보다 매우 어려워졌지만, 그래도 탈북을 시도하려는 사람은 많아졌다는 것이 내부로부터 전해진 소식입니다.

- 최근 양강도 일대를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이 있었습니다. 마을 주민을 살해하고 무기를 휴대한 채 도주했던 탈영병 소식인데요, 탈영병의 시신이 확인되면서 일단락됐다는 내용이거든요. 역시 내부로부터 이와 관련한 소식을 전해 들으셨다고요?

[이시마루 지로] 네. 보천군에서 김일성 동상을 지키는 젊은 병사가 일반 주민을 죽이고 도망쳤다는 소식이 최근 보도되지 않았습니까? 이와 관련해 ‘아시아프레스’도 내부 협조자에게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양강도 혜산시 일대의 주민은 이 사건을 거의 알고 있더라고요. 두 명의 내부 협조자에게 물어봤는데 이야기는 거의 비슷했습니다.
‘김일성 동상을 지키는 젊은 병사가 장사 거래를 했던 주민을 총창으로 죽이고 도망쳤다’. ‘이 때문에 국경을 막고 일대의 경비가 강화되면서 일반 사람들도 매우 무서워했다’고 전했는데요, 자유아시아방송에서도 같은 정보를 입수해 보도했지만, 아주 짧은 기간에 같은 이야기가 나왔으니까 이 사건은 확실히 있었던 것 같습니다. (관련기사)

사건은 일단 마무리됐지만 이와 관련해 탈영병의 상사들이 많이 처벌됐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 네, 이시마루 대표님.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감행한 지 1주일이 지났습니다. 북한 내부에서 핵실험의 업적을 높이는 행사가 평양에서 지방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보도도 있는데요, 북한 3차 핵실험과 관련해 북한 주민의 반응도 궁금하거든요.

[이시마루 지로] 네, 핵실험과 관련해 북한 내부 주민의 반응이 궁금해서 취재 협조자들에게 비슷한 질문을 많이 했는데요, 내부 사람들은 관심을 안 보이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북한 북부지방에 사는 취재 협조자에게 계속 물어보고 있는데,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에게 핵실험의 과정과 핵실험의 정당성, 위대성을 영상으로 보여주는 일이 계속되고 있다고 합니다. 하나의 교양사업이지요.
그런데 인식의 차이가 크게 생겼다고 합니다. 핵실험은 로켓 발사와 달리 구체적으로 보여주기 어렵지 않습니까? 상상하기 어렵죠. 그래서인지 핵실험에 대해 북한 당국이 많이 설명해도 사람들이 큰 관심을 두지 않은 것 같다고 하는데, 직장에서 영상을 통해 핵실험 과정을 설명하는 행사가 계속되고 있지만, 직장이 다니지 않고 시장에서 장사하는 아주머니들은 그런 기회가 없지 않습니까? 따라서 시장에 다니는 사람들은 거의 핵실험에 관해 관심이 없다고 취재협조자는 전했습니다. 조직생활을 하는 사람과 달리 조직생활과 동떨어진 사람들은 핵실험이 뭔지 이해도 안 되고, 관심도 없다고 합니다.
그리고 나이별로도 인식차가 있는 것 같다고 내부 협조자가 전해왔는데요. 주로 젊은 사람들은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유에 대해서는 취재를 더 해야 하는데, 나이 든 사람은 이전부터 김일성과 김정일, 김정은의 위대성에 관한 사상 교육을 받았고, 미사일 발사도 90년대부터 있었던 데다 핵실험도 이번에 세 번째이니까 그간 발전에 관한 인식이 있을 수 있거든요. 하지만 젊은 사람들은 핵실험과 자신의 생활 간 연관성에 관해 생각하는 기회도 많이 없었던 것 같고, 젊은 사람들이 나이 든 사람보다 훨씬 현실적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 새로운 것을 접하고, 자기 생활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경향 때문인지 젊은 사람들은 핵실험에 대해 관심을 잘 두지 않는다는 소식이 들어왔습니다.

- 핵실험과 관련해 불만을 품는 계층도 있고,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계층도 있을 텐데요, 상반된 반응도 들어보셨나요?

[이시마루 지로] 그렇습니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북한 주민의 생활이 너무 어려우니까 많은 돈을 투입해 핵실험을 한 데 대한 반발도 많습니다. 한편으로는 미국과 한국을 꼼짝 못하게 한 것에 대해 자랑스럽게 이야기하는...특히 남자가 그렇다고 하는데요. 여성은 대부분 생활을 생각해서 그런지, 반대 입장이 많다고 합니다. 하지만 남자 중에는 핵실험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사람도 일부 있다고 들었습니다.

- 김정은 시대에 들어 경제적으로 나아진 것도 없고, 장거리 로켓 발사에 이은 핵실험으로 북한 주민의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하거든요. 그런 가운데 김정은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낙서 사건이 발생했다고 하는데 어떤 내용인가요?

[이시마루 지로] 일 년 동안 저도 ‘김정은과 김정은 정권에 대해 북한주민이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관한 질문을 많이 했습니다. 초창기에는 ‘그래도 젊은 사람이니까 김정일과 달리 새로운 정치를 해 줄 것이 아닌가?’ 라는 기대감도 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생활은 개선되지 않고, 오히려 김정일 때보다 어려워진 사람이 많아지면서 불만이 커졌다고 느낍니다. 또 북한 내부 협조자에게 물어봐도 김정은에 대해 불만을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평안남도 평성시에서 김정은에 대해 반대하는 낙서사건이 발생했다는 소식이 들어왔습니다. 아직도 확인하지 못한 부분이 있어 추가로 취재를 하겠지만, 평성시에 다녀온 취재협조자에 따르면 ‘김정은 반대’라고 쓰인 낙서가 있고. 이것이 사건화되어 현지 주민이 조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특히 평안남도 평성시는 북한 서부지역의 물류 거점이거든요. 평성시는 중국에서 들여온 물건이 신의주를 통해 평양으로 가기 전에 있고, 교통의 중심지이기 때문에 물류의 거점인데요, 이곳에 꼬제비(꽃제비)들이 대단히 많아졌다고 합니다. 주변에 살기 어려워 직장생활이나 집, 생활 유지를 포기한 사람들이 물류의 거점이자 시장경제가 많이 발달한 평성시에 유입돼, 이곳에서 꼬제비의 모습을 굉장히 많이 볼 수가 있다고 취재협조자는 전했습니다. ‘김정은 반대’ 낙서 사건에 관해서는 추가로 취재를 계속할 예정입니다.

- 네. 오늘 소식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일본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로부터 북한 내부의 소식을 들어봤습니다. 이시마루 대표님, 고맙습니다.

[이시마루 지로] 네, 고맙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