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사람이 본 김정남은…냉정한 평가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17-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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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2007년 2월 11일 베이징 공항에 나타난 김정남의 모습.
사진은 2007년 2월 11일 베이징 공항에 나타난 김정남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제공

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동생인 김정남이 피살된 이후 그의 삶을 재조명하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세습을 비판하고, 개혁개방을 선호했으며, 털털하고, 고향을 그리워하며 눈물을 흘렸던 비운의 황태자. 하지만 평양에서 본 그를 기억하는 북한 주민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실제로 북한 내부에서 전해지는 소문이나 목격담을 들어보면 김정남에 대해 안 좋게 말하는 사람이 많더라고요. 방탕한 모습, 술을 먹고 떠들고요, 또 많은 사람이 이야기했는데 술집에서 총을 쏘거나, 사람들을 협박해서 그를 깡패처럼 말하는 사람도 있었어요. “

김정남에 대한 북한 주민의 평가는 냉정합니다. 평양 출신의 무역상은 김정남에 대해 ‘1990년대의 어려운 시기에 외국에 나가 여자에 둘러싸여 있던 김정남이 아니냐?’며 그 김씨 일가 중 한 명이 사라진 것은 잘된 일이라고 까지 했는데요, 북한 내부에서 전해지는 김정남에 대한 증언을 살펴봅니다.

- 평양에서 김정남을 목격한 사람들의 증언

- ‘술 먹고 떠들고, 여성들과 함께 있고…’

- 식당에서 술에 취해 총을 쏘기도, “깡패 같다” 증언도…

- 북한 주민의 피땀 흘려 바친 돈으로 방탕한 생활

- 평양 무역상 “김정남도 결국 김씨 일가의 한 사람이 죽은 것에 불과”

- 외부사회와 달리 북한 주민의 평가는 냉정

“김정남 씨는 자유분방한 사고를 가진 털털한 사람이었다”

“3대 세습을 비판하고, 개혁개방을 주장한 상식적인 사람이었다”

“한국 음식과 술을 좋아하고, 한국 사람과 잘 어울리는 예의 바른 사람이었다”

“고향을 그리워하며 눈물을 흘리고, 어머니의 건강을 걱정하는 효자였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장남이자, 지난 2월 13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독살당한 김정남, 과거에 그를 만났거나 어울렸고, 인터뷰를 했던 사람들의 평가입니다.

특히 김정남이 동생인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치밀한 계획에 따라 VX라는 치명적인 독극물로 살해되면서 김정남이라는 인물을 회상하고 재조명하는 분위기가 확산했는데요, 대부분 ‘놀기 좋아하지만, 털털하고 건전한 생각을 하고 있던 사람’, ‘3대 세습을 비판하고, 개혁개방이 아니면 북한의 미래가 없다고 주장한 이후 김정은 위원장을 대신해 북한의 미래를 기대할 만한 사람’이란 내용이 주를 이뤘습니다.

권력 싸움에서 밀려난 뒤 이복동생으로부터 끊임없는 암살 위협을 받았고, 결국 고통스럽게 숨진 김정남에 대해 동정과 연민의 여론도 적지 않은데요,

이런 가운데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는 실제로 북한 평양에서 김정남을 본 북한 주민의 말을 인용해 방탕하고 폭력적었던 김정남 씨의 생활을 2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아시아프레스’에 따르면 북한 주민이 기억하는 김정남은 외부에서 평가한 내용과 많이 다릅니다.

또 평양에서는 고려호텔에서 김정남을 목격한 사람이 제법 많은데요,

90년대 중반 고려호텔에서 몇 번이나 김정남을 목격한 평양 출신의 탈북자 한정식 씨는 "레스토랑에서 술을 마시고 떠드는 단체가 있길래 누구냐고 묻자, 일행이 '김정일 장군님의 아드님인 정남'이라고 말해 놀랐다”며 “이후 몇 번이나 실제로 봤지만, 언제나 동년배의 젊은 측근과 경호원을 데리고 있었고, 김정일의 장남이기 때문에 큰 소리로 떠들어도 아무도 뭐라 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평양 출신의 탈북자, 백창룡 씨도 “고려호텔의 레스토랑과 커피숍, 호텔 인근의 당구장에서도 김정남을 봤으며, 여성이 함께 있을 때도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가 2011년과 2012년, 중국에서 접촉한 북한 노동당의 중견 간부에 따르면 김정남은 식당에서 술에 취한 뒤 뭔가 마음에 들지 않아 총을 마구 쏜 적이 있으며 전국에서 아사자가 속출하고 있을 때도 술과 여자에 빠져 방탕한 생활을 보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도 말리지 못한 ‘깡패’, 그 자체였다고 표현했는데요,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설명입니다.

[Ishimaru Jiro] 평양에 거주하는 40대 이상의 사람 중에는 김정남에 대해 소문도 들었고, 실제로 고려호텔에서 목격한 사람이 꽤 많더라고요. 김정남이 주변 사람을 데리고 와 술을 먹으며 떠드는 모습을 목격했고요, 그가 김정일 장군님의 아들이라는 말이 평양에도 많이 있었다고 합니다. 또 실제로 북한 내부에서 전해지는 소문이나 목격담을 들어보면 김정남에 대해 안 좋게 말하는 사람이 많더라고요. 방탕한 모습, 술을 먹고 떠들고요, 또 많은 사람이 이야기했는데 술집에서 총을 쏘거나, 사람들을 협박해서 그를 깡패처럼 말하는 사람도 있었어요.

김정남이 피살된 이후 지난 17일, 이시마루 대표가 접촉한 평양 출신 무역상은 ‘김정남 피살 사건’에 대한 반응을 묻는 말에 신랄한 비판으로 대답합니다.

‘1990년대의 어려운 시기에 외국에 나가 여기저기에서 여자에 둘러싸여 있던 김정남이 아니냐?’며 그 김씨 일가 중 한 명이 사라졌다는 것은 잘된 일이 아니냐?라는 겁니다.

이시마루 대표는 무역상의 신랄한 비판을 통해 북한 내부에서 김정남과 김씨 일가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고 꼬집었는데요,

[Ishimaru Jiro] 이번 김정남의 살해 사건은 불쌍한 일이고, 당연히 동정의 여지가 있고, 앞으로 김정남 씨의 역할이 있었을 것이라 보지만, 그동안의 방탕한 생활과 외국에서 쓴 투자금 등은 아버지 김정일에게 받은 것이잖아요. 그것은 모두 북한 인민의 피와 땀으로 만들어진 돈 아닙니까?

실제로 27일, 한국의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정남은 마카오의 룸살롱을 출입하면서 주사위 게임을 즐겼습니다.

아직도 북한 지방 도시에 사는 주민들, 특히 30대 중반 이하의 젊은 층에 김정남의 존재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데요, ‘아시아프레스’가 최근 접촉한 5명의 북한 주민 중 3명은 김정남을 몰랐습니다.

김씨 일가에 대한 내용은 북한에서 철저히 비밀에 가려져 있고, 김정남이 해외에서 오랫동안 살았기 때문에 그가 북한에 체류했을 당시 나이가 어렸던 북한 주민은 당연히 김정남을 모를 수밖에 없는데요, 이런 가운데 김정남의 피살은 국제적으로 큰 사건이 됐습니다.

지금도 텔레비전과 신문이 많은 시간과 지면을 할애해 사건 내용과 분석, 김정남의 가족, 그의 생전 행보와 지인들의 증언 등 수천 건의 기사를 쏟아내고 있는데요,

이시마루 대표는 이렇게 김정남의 피살 사건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그동안 김 씨가 언론에 등장하면서 자신의 이미지를 형성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합니다. 세습을 비판하고, 인민생활을 걱정하며 눈물을 흘린 상식적인 사람, 북한 지도자의 장남이었지만, 사람을 좋아하고 누구와도 거리낌 없이 즐길 줄 알았던 사람으로 비쳤다는 건데요,

하지만 북한 주민이 내리는 평가는 냉정합니다. 아버지가 준 돈으로만 살았고, 동생인 김정은 위원장에게도 생활비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 김정남.

결국, 북한 주민의 입장에서는 김정남도 북한 주민이 피땀 흘려 바친 돈으로 방탕한 삶을 살다 간 김씨 가문의 한 명에 불과했습니다.

[Ishimaru Jiro] 이번 사건의 핵심은 북한의 유일영도체계, 이 모순이 나타난 것이라 생각하거든요. 지도자가 한 명만 있을 수 나라, 그리고 지도자의 권위가 절대 손상하면 안 되는 국가, 이런 나라에 나타난 로열패밀리의 싸움이었고, 북한 전체를 놓고 보면 아주 독특한 독재시스템을 문제시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란 생각을 합니다.

오늘날 김정남이 만약 북한에서 살고 있었다면 그의 삶은 어땠을까요? 과연 북한 주민도 언론과 지인들이 내놓은 평가에 동의할 수 있을까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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