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시장, 갑작스러운 경기 침체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17-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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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강도 혜산 시장의 공업 제품 매장. 옷감을 파는 모습이 보인다.
양강도 혜산 시장의 공업 제품 매장. 옷감을 파는 모습이 보인다.
사진-아시아프레스 제공

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요즘 북한 북부 국경 지역에는 갑작스러운 경기침체로 북한 주민의 수입이 많이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시장에는 손님이 줄었고, 중국산 공업품의 가격이 많이 올라 사는 사람도 없는데요, 현금 수입이 줄다 보니 삶의 질도 점점 떨어지고 있습니다.

“한결같이 수입이 떨어지고 힘들다고 말하니까 당장 구체적인 분석은 어렵지만, 북한 전체에서 무언가 경제의 순환에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닌가? 란 추측을 할 수 있고요.”

갑작스러운 공업품 가격의 상승에 따른 경기침체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영향을 줬을 것이란 추정도 가능합니다. 중국산 공업품의 수입이 끊긴다는 소문도 들리고, 현금의 유통이 원활하지 못해 시장 경제의 침체를 불러왔다는 건데요, 오늘날 북한 시장의 분위기를 살펴봅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와 함께 <지금 북한에서는> 시간으로 꾸며봅니다.

- 옷∙양말∙신발 등 중국산 공업품 가격 상승

- 손님 없고 시장에서 현금 수입 막혀

- “하루에 5천 원 벌기도 힘들다”, 외상이라도 파는 분위기

- 대북제재 영향 끼쳤나? 정보 빠른 국경 지역 주민 위축

- 기초생활물가는 안정, 하지만 연쇄적 악영향 우려


북한의 함경북도와 양강도 등 북∙중 국경 지역의 시장이 요즘 극심한 경기 침체 현상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는 북한 내부 협조자를 인용해 지난 2월 중순부터 3월 초까지 “손님이 없어 장사가 너무 안된다”고 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는데요, 특히 옷과 양말, 신발 등 중국산 공업품의 가격이 많이 올랐고, 시장에서 구매하는 사람이 감소하는 등 요즘 시장에 활기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아시아프레스’가 지난 2월 말에 접촉한 함경북도 회령시의 취재협력자는 “아내가 장마당에 나가 하루에 5천 원도 벌지 못할 만큼 장사가 안된다”며 “특히 경공업품 가격이 다 올라 사는 사람이 없고, 아는 사람이면 외상으로라도 물건을 파는 분위기”라고 덧붙였습니다.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설명입니다.

[Ishimaru Jiro] 지난 2월 중순부터 ‘아시아프레스’의 북한 내부 취재협조자들이 ‘경기가 많이 나빠졌다’는 말을 계속 전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의 공업품 수입이 잘 안 돼 공업품 물가, 예를 들어 옷이나 양말, 신발 등 중국제 공업품의 물가가 많이 오르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유를 물어봤는데, 도매상은 중국에서 들어온 물건이 없다고 말하고, 전체적으로 돈의 유통이 잘 안 돼서 현금 수입이 없다는 거죠.

양강도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지난 3월 1일에 접촉한 양강도 혜산시의 취재협력자는 “공업품 판매는 2월보다 더 장사가 안되는 것 같다”며 “상품은 많은데 팔리지 않고, 장마당 입구에 누가 들어서면 모든 사람의 시선이 집중될 정도로 손님이 없다”고 전했는데요, 이곳에서도 아는 손님이거나 조금의 신용만 있으면 외상으로 물건을 줄 정도로 경기가 좋지 않다고 취재협력자는 덧붙였습니다.

북한 주민이 기본적으로 소비하거나 거래하는 다른 물가는 이전과 다르지 않습니다.

쌀과 옥수수, 휘발유, 디젤유 등은 물론 중국 위안화에 대한 환율은 한 달 동안 큰 변화가 없었는데요,

지난 2월 말 함경북도의 시장에서 조사한 물가를 보면 위안화 당 환율은 1천190원, 쌀은 1kg에 4천800원, 옥수수는 1kg에 1천150원에서 1천200원 등으로 안정세를 보였고, 그리고 가솔린 1l는 6천 원으로 오히려 떨어졌습니다. (표 참조)

market_price_b

[Ishimaru Jiro] 그러니까 북한 주민이 소비하는 기초물가는 큰 변화가 없지만, 중국 공업품이 많이 오르고 사람들이 돈이 없다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전국적으로 많이 시장화된 북한 경제에서 물건과 현금의 순환이 잘 돼야 경제가 잘 돌아가지 않습니까? 한결같이 수입이 떨어지고 힘들다고 말하니까 당장 구체적인 분석은 어렵지만, 북한 전체 경제에서 무언가 순환에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닌가? 란 추측을 할 수 있고요.

북한 시장에서 나타난 현상에 대해 이시마루 대표와 복수의 취재협력자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 의한 것으로 해석합니다.

회령시의 취재협력자는 “중국에 석탄을 수출한다고 해서 우리가 쌀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결국 유통되는 돈이 없으면 장사도 안된다”며 그래서인지 요즘 시장이 불경기라고 추정했고, 함경북도 무산시의 취재협력자도 “중국에서 공업품 수입이 끊긴다는 소문이 돌면서 공업품 가격이 오르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지난해 북한의 핵실험에 따른 대북제재 결의 2270호가 발표됐을 때에도 중국으로부터 상품 수입이 많이 제한될 것이란 소문에 중국 물건값이 일시적으로 급등한 바 있습니다.

오늘날 갑작스러운 경기 침체는 북한 주민의 생활을 힘들게 하는데요, 현금 수입이 감소하다 보니 당장 식생활에도 어려움이 생겼습니다.

[Ishimaru Jiro] 이런 말도 하더라고요. 현금 수입이 줄어들면서 매일 먹어야 하는 식량, 즉 이때까지 입쌀을 먹었던 사람이 잡곡을 섞어서 먹기 시작했고, 옥수수를 주로 먹게 됐다고 하더라고요. 앞으로 움직임에 대해서도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많은 현지 주민이 어려움을 느끼는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지난해 유엔의 대북제재와 미국, 한국 등의 독자적 대북제재가 이행된 이후에도 북한 시장의 물가는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일 년 넘게 가격의 안정세를 유지하면서 당장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북한 경제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는데요, 따라서 오늘날 북부 국경 지역 시장의 갑작스러운 경기 침체는 북한 주민에게 매우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국경 지역 주민의 위축된 반응이 시장 경기의 침체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이는데요,

북한 주민이 현금을 버는 경로는 다양합니다. 하지만 북한 경제의 중심인 시장에서 현금 수입이 줄어들고, 주민의 생활에 연쇄적인 악영향을 미치면서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북한 주민이 늘어나는 현상은 더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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