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개정 교과서, 반미교육 여전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17-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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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북한의 한성렬 외무성 부상은 지난 14일, “미국이 선택하면 전쟁에 나서겠다”, “미국의 무모한 군사작전에 선제 타격으로 대응하겠다”며 강도 높은 발언으로 미국에 경고했죠. 북한의 반미 사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데요, 김정은 정권에서 새로 발행한 북한 교과서에도 곳곳에 반미 내용이 많았습니다.

북한 체제가 유지되려면 늘 적이 필요한 데다 오늘날 외부 정보가 많이 유입되면서 북한 주민이 더는 반미 교육과 선전을 믿지 않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교과서로 반미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와 함께 <지금 북한에서는> 시간으로 꾸며봅니다.

- 김정은 정권에서 개정한 북한 교과서 75권 분석

- 개정 교과서에도 ‘반미’와 ‘핵∙미사일’ 강조

- 늘 적과 핵∙미사일이 필요한 북한 체제, 어릴 때부터 교육

- 반미에 주력하고, 핵∙미사일 포기 못하는 김정은 정권 의도 반영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가 북한에서 입수한 75권의 교과서.

모두 2013년 5월부터 2015년 10월에 걸쳐 발행된 것으로 김정은 정권이 들어선 이후 개정됐습니다. 다시 말해 김정은 시대의 교과서인데요, 현재 북한의 초급중학교, 고급중학교 학생들이 이 교과서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아시아프레스’가 교과서의 내용을 분석해 봤는데요, 두 가지 특징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핵무기와 미사일에 관련된 내용이 다수 포함됐는가 하면(관련 기사) 여전히 반미 교육이 강조되고 있는데요,

북한 고급중학교의 예술 교과서에 실린 내용입니다. ‘미제 침략자들을 영원히 쓸어버리자’, ‘잊지말라 승냥이 미제를’ 등 미국을 침략자와 승냥이 등으로 표현한 선전화를 가르치고 있는데요, 주먹과 총으로 미군을 짓누르는 그림과 함께 ‘이 작품에서 어떤 형상수법과 기법들을 적용했는지 찾아보자’고 묻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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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제 침략자들을 영원히 쓸어버리자’, ‘잊지말라 승냥이 미제를’이라며 미국을 ‘침략자’와 ‘승냥이’ 등으로 표현한 선전화를 가르치는 북한 고급중학교 예술 교과서. 사진-구글 어스 캡쳐/커티스 멜빈 제공

이뿐만이 아닙니다. 그림의 초안 그리기를 가르치는 항목에서 ‘5대륙의 청년들은 미국놈의 숨통을 바짝 조이자”며 폭력적인 삽화를 넣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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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초안 그리기를 가르치는 항목에서 ‘5대륙의 청년들은 미국놈의 숨통을 바짝 조이자”며 폭력적 삽화를 넣은 교과서(좌)와 한자로 &quot;미제는 조선 인민의 철천지 원쑤&quot;라는 제목으로 미국에 대한 적개심을 주입하는 내용을 다룬 고급중학교 3학년 한문 교과서. (우) 사진-구글 어스 캡쳐/커티스 멜빈 제공

고급중학교 3학년 한문 교과서에는 한자로 "미제는 조선인민의 철천지 원쑤"라는 제목으로 미국에 대한 적개심을 주입하는 내용이 기본을 이루고 있습니다.

또 북한 소학교 1학년 사회주의 도덕 교과서의 ‘우리 생활과 건강’이라는 항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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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병사가 미군 과녁에 총을 쏘는 그림, ‘미국놈 때려잡기도 함께 합니다’라는 제목과 함께 미국인을 형상화한 눈사람에 어린이들이 눈덩이를 던지는 그림을 넣은 북한 소학교 1학년 사회주의 도덕 교과서(좌)와 바둑 대결을 통해 미국을 상대로 대결 의식을 부추기는 유화 작품이 실린 교과서(우). 이처럼 교과서에서 반미 교육은 특정 과목에 머무르지 않고, 자연, 지리, 미술 등 여러 과목에도 반미 교양 소재들이 활용되고 있다. 사진-구글 어스 캡쳐/커티스 멜빈 제공

건강관리를 교육하는 내용 가운데 시력을 보호하는 방법을 소개하며 북한 병사가 미군 과녁에 총을 쏘는 그림을 넣었습니다.

또 ‘미국놈 때려잡기도 함께 합니다’라는 제목과 함께 미국인을 형상화한 눈사람에 어린이들이 눈덩이를 던지는 그림이 실렸는가 하면 미술작품을 소개하는 교과서에는 미국을 상대로 대결 의식을 부추기는 유화 작품이 실렸는데요,

북한 소녀와 미국 성인이 바둑을 두는데 수세에 몰린 것으로 보이는 미국인을 북한 소녀가 노려보고 있습니다. ‘미술작품을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질문도 제시했는데요,

이처럼 교과서에서 반미 교육은 특정 과목에 머무르지 않고, 자연, 지리, 미술 등 여러 과목에도 반미 교양 소재들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북한은 항상 적이 필요한 체제’라며 어린 시절부터 교육을 통해 북한 어려움의 근본적이 원인이 외부, 특히 미국에 있다는 것을 주입하고 있다고 꼬집습니다.

북한 당국이 오래전부터 북한이 못 살고, 어려움을 겪는 근본적인 원인이 미국에 있다고 선전해왔지만, 오늘날 외부 정보가 많이 유입되면서 북한 주민이 더는 반미 교육과 선전을 믿지 않기 때문에 어릴 때부터 교과서로 반미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Ishimaru Jiro] 북한은 항상 적이 필요한 체제입니다. 사회적 모순의 원인이 미국처럼 북한을 와해시키려는 외부 세력이 있다는 적이 반드시 필요한데요, 어린 시절부터 교육을 통해 ‘사회적 모순을 발생시키는 근본적인 원인은 미국’이라는 교육이 계속 필요하거든요. 외부 정보가 많이 유입될수록 사상적인 선전과 사상 주입이 필요하니까 사회과목이나 영어, 도덕 등에도 ‘미국이 원수고, 적이다’라는 논리가 교육과제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한성렬 외무성 부상은 지난 14일, “미국이 선택하면 전쟁에 나서겠다”, “미국의 무모한 군사작전에 선제 타격으로 대응하겠다” “최고 지도부가 결심하는 때 핵실험을 하겠다”는 등의 강도 높은 발언을 내놨습니다. 특히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이 나서지 않으면 미국이 독자적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북한에 대해 군사적 행동을 포함한 강경 대응을 시사하면서 한반도를 둘러싼 미국과 북한의 긴장이 점점 고조하고 있습니다.

한편, ‘아시아프레스’는 북한 내부로부터 초급∙고급 중학교 교과서 75권을 입수해 교과서 전문을 자료화한 ‘김정은 시대의 중학교 교과서’를 DVD로 정리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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