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미사일 공격 대비 방호벽 강화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17.05.17
rifle_check_b 총기 검사 훈련 중인 조선인민군 병사.
사진 제공 – 아시아프레스

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 시작합니다. 

- 4월 중순, 인민군 갱도 진지 방호벽 강화 지시

- 순항미사일을 포함한 공습으로부터 갱도 진지 보호 지시

- 4월 초순 미국 정부의 시리아 공격 이후 방호벽 작업 시작

- 트럼프 행정부의 시리아 공격에 위기 느꼈나?

- 군 관계자도"순항미사일에 대한 대비" 언급

북한 인민군이 지난 4월 중순부터 갱도 진지를 보호하는 방호벽을 설치하거나 보수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적의 공습에 대비하기 위해서인데요,

북한 내부 소식을 취재하는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는 함경북도 청진시 군부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지난 4월 중순, 순항미사일을 포함한 공습으로부터 갱도 진지를 보호하는 것에 대한 인민무력성의 지시가 내려와 군부대에서 갱도 방호벽의 강화와 보수작업을 하고 있다고 1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했습니다.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설명입니다.

[Ishimaru Jiro] 북한군의 많은 진지가 지하나 산에 갱도를 만들어 그 안에 설치돼있다는 것은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에서 4월 중순부터 갱도 시설을 방어하는 여러 둑과 벽을 강화하라는 지시가 인민무력성에서 내려와 그 작업이 한창이라는 소식이 들어왔습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지시를 집행한 부대도 있지만, 한창 작업 중”이라며 부대 상황을 전했는데요, 최근 인민무력성이 전시 군수물자에 대한 재고와 상태를 점검하는 가운데 방호벽 문제가 제기되면서 이를 다시 쌓도록 지시가 내려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이시마루 대표는 지난 4월 6일,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시리아의 공군 시설을 순항미사일로 공격한 것과 관련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위협을 느껴 방호벽의 강화를 지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북한군 관계자도‘순항미사일에 대한 대비'라고 확인했다는 겁니다.

[Ishimaru Jiro] 먼저 시기적으로 생각하면 4월 초순에 미국이 시리아 정권에 순항미사일, 토머호크를 사용해 공군시설을 타격하지 않았습니까? 그 후에 갱도의 방호벽 강화 작업을 시작했으니까 아무래도 토머호크 사용에 대한 의식이 있어 작업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또 아시아프레스의 취재협조자가 군 관계자를 만나 말을 들었는데, 확실히 "순항미사일에 대한 대비"라는 말을 했어요. 시리아에 대한 미국 행정부의 공격을 상당히 의식한 결과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듭니다.

실제로 지시된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군부대 대부분 방호벽이 석축으로 만들어져 있어 미사일 타격에 파편이 생기면 추가 인명피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모두 허물고 모래나 흙을 마대에 넣어 쌓도록 한다"라고 되어 있다고 군 관계자는 덧붙였습니다.

또 관계자는 "현재 만들어지는 방호벽은 갱도 입구로부터 5m 앞, 갱도 문 높이보다 3m 높게 삼각형으로 쌓는데 군부대마다 흙을 담는 마대가 부족한 까닭에 인근 농장까지 동원해 장마당에서 구매하고 있다"라고 군부대의 실상을 전했는데요.

미국 정부의 미사일 공격을 방어하기에는 북한 군대의 상황이 매우 열악하다는 것을 엿볼 수 있습니다.

[Ishimaru Jiro] 미국의 순항미사일 공격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충분히 이해하지만, 준비할 돈이 없다는 것은 역시 북한 인민군의 어려운 상황을 대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이 같은 방침이 내려왔다고 하니까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선제공격 가능성을 북한이 의식하고, 또 위협을 느끼고 있는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미국은 지난 4월 6일, 화학무기로 민간인을 학살한 시리아에 대해 미사일 공습을 감행했습니다. 당시 공습은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 북한을 향한 경고의 의미가 있다는 지적도 있었는데요,

시리아 정권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 방식이 북한의 김정은 정권에도 똑같이 적용될 수 있다는 겁니다.

4월 초 시리아에 대한 미국의 미사일 공격이 있은 이후, 이것이 북한에 대한 경고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북한이 서둘러 방호벽을 설치∙보수하는 작업에 나선 것을 볼 때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의 군사적 공격을 심각하게 우려했을 것이란 분석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어 보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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