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세상]이탈리아 정보업체 "북한과 협력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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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시간입니다.

미국 워싱턴주 '벨뷰'라는 도시의 'Reliance Mortgage'라는 금융회사가 지금까지 매달 1천 달러 정도의 국제 전화 비용청구서를 받았는데요, 지금까지 밀린 전화비만 9만 달러가 된다고 합니다. 내용을 보면 이 회사는 그동안 북한과 남아프리카 지역에 전화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심지어 지난 2월에는 하루에 수백 통의 전화를 북한에 걸었다는 겁니다.

하지만 회사 측은 '북한에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고 어떻게 하루 동안 수백 통의 전화를 북한에 걸 수 있겠느냐'며 막대한 전화요금을 받은 데 대한 도움을 호소했는데요, 현지 언론에 따르면 누군가가 불법으로 이 회사의 전화교환시스템을 조작해 전화를 걸고 요금은 이 금융회사로 청구하게 했다는군요.

누가 북한에 전화한 것으로 조작했는지 알 수 없지만 아직도 수만 달러의 전화요금을 갚아야 할 처지에 놓인 이 금융회사는 이 돈을 갚을 수 없다며 도움을 요청하고 있는데요, 왜 수백 통의 전화를 건 곳이 난데없이 북한이었을까요?

<오늘의 초점>으로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시작합니다.

<오늘의 초점>

- 북한과 합작으로 컴퓨터 프로그램을 개발하던 이탈리아의 정보기술 업체가 최근 북한과 협력사업을 중단했습니다. 유럽의 경제적 불황과 판매 실적의 부진으로 협력관계를 더는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인데요, 그동안 개발한 프로그램의 판로를 개척하는 데도 어려움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이복동생인 김평일 폴란드 대사가 평양에서 가택연금에 처해졌다는 소식이 있었는데요, 폴란드에서도 이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징후는 발견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폴란드 내 북한 근로자를 통해 김정일 정권의 외화벌이를 관리하는 폴란드 대사관의 역할을 고려할 때 김평일 대사가 예년처럼 오는 9월, 폴란드로 돌아올 가능성도 제기됐습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 입니다.

- 개발 프로그램 판매 부진 원인

이탈리아의 정보 기술업체 '엘레롬(eleROM)' 사. 이 회사는 북한과 컴퓨터 프로그램을 개발한 회사로 그동안 기술협력을 통해 2가지 프로그램을 상용화했습니다.

북한의 '조선컴퓨터센터'와 함께 개발한 이 프로그램들은 컴퓨터 상에서 관련 분야의 기업들을 서로 연결해주는 'B2B (Business to Business)' 중개 프로그램과 컴퓨터를 통해 대학 강의를 들을 수 있는 'learnwithelsi'가 그것인데요, 이미 이탈리아 내에서도 출시돼 유통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엘레롬' 사는 현재 얼마 전부터 북한과 교류하지 않고 있습니다. 경제적 불황과 제품에 대한 판매 실적의 부진으로 더는 협력사업을 지속할 수 없기 때문인데요, '엘레롬'사, 미첼 리오네티 공보 담당관의 설명입니다.

[Michele Lionetti] 지금은 북한과 어떤 협력사업도 하지 않고 있는데요, 과거에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북한과 함께 개발했죠. 하지만, 경제적 불황 때문에 판매 실적이 줄었고 지금은 이를 중단한 상태입니다.

'엘레롬' 사는 그동안 북한과 함께 개발한 2개의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국가에 상업화하려고 노력했지만 그동안 여러 가지 여건 때문에 여의치 않았습니다.

우선 유럽의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았고, 기업들로부터 합작 프로그램에 대해 좋은 평가를 받기도 쉽지 않아 판로를 개척하는 데 어려움도 많았습니다. 따라서 북한과 함께 개발할 새로운 프로그램도 구상했지만 이같은 사정으로 결국 협력사업을 중단하게 됐다는 것이 리오네티 대변인의 설명입니다. (We are involved principally in the italian market and it is not easy to sell products.)

하지만, 컴퓨터 프로그램에 관한 북한의 기술은 매우 수준이 높기 때문에 '엘레롬' 사는 앞으로 필요할 때 북한과 프로그램 개발에 관한 협력사업을 다시 재개할 수 있다고 리오네티 대변인은 덧붙였는데요, 그때가 언제일지는 알 수 없습니다. (But if we needs in the future, we will ask to our DPRK partners to develop software.)

유럽과 세계에 불어 닥친 경제적 위기는 이처럼 북한과 협력 사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요, '엘레롬' 사는 유럽의 경제적 위기가 북한에 대한 투자를 감소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유럽의 경제위기는 유럽의 기업들이 북한에 눈을 돌리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는데요, 매년 유럽기업단을 이끌고 평양을 방문하는 네덜란드의 투자자문회사 'GPI Consultancy'의 폴 치아 대표는 북한이 북한 시장의 강점과 기회를 부각하고 투명성을 보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김평일 폴란드 대사, 9월에 돌아올까?

이달 초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이복동생인 김평일 폴란드 대사가 현재 평양에서 가택연금 상태라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한국의 조선일보는 지난 1일, 북한의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김평일 대사가 지난 5월에 북한에 입국한 뒤 김정은 세력의 견제를 받아 가택연금에 처해졌다고 전했는데요, 김정은의 후계구도에 조금이라도 장애가 된다면 아무리 최측근의 고위층이라도 제거대상에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폴란드의 대북 소식통은 매년 이맘때쯤 북한의 평양을 방문하는 김평일 대사가 보도내용처럼 가택연금에 처해졌을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하지만 아직 폴란드에서 어떤 징후도 찾지 못했습니다. 물론 김평일 대사가 김정은의 후계구도에 걸림돌이 된다면 빨리 제거될 수 있지만 그가 오는 9월, 다시 폴란드로 돌아올 가능성도 적지 않다는 게 현지 소식통의 관측입니다.

무엇보다 폴란드 내 북한 대사관은 500명이 넘는 현지의 북한 근로자를 관리하고 있고 특히 김 대사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자금을 관리하는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인데요, 그런 측면에서 볼 때 김 대사는 김정일, 김정은 부자에게 필요한 인물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습니다.

실제로 폴란드의 외교 관계자에 따르면 김평일 대사 자신도 폴란드의 북한 대사관이 폴란드 기업과 연계역할을 하는 것을 알고 있다는 건데요, (According to Polish diplomats, Kim Pyong Il is also aware that the North Korean embassy in Poland is outletting its buildings to Polish companies.)

폴란드의 '노동․사회정책부(Ministry of labor and social policy)'에 따르면 지난해 폴란드에서 근무하는 북한 근로자는 518명으로 이들은 조선회사에서 용접공, 또는 일용직으로 근무하거나 농장 등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폴란드에서 최저 임금만 받아도 일 년간 북한 정권에 전달되는 외화는 200만 달러에 가깝습니다. 또 폴란드 내 북한 외교관들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로부터 술과 담배 등을 밀수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폴란드 아시아 연구센터'의 북한 전문가인 니콜라스 레비(Nicolas Levi) 연구원도 매년 김 대사가 북한을 방문하더라도 북한의 창건기념일인 9월 9일 이전에는 폴란드로 돌아왔다며 오는 9월 그가 돌아올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폴란드 내 대북소식통과 전문가들은 사실 북한에서 김평일 대사의 거취와 관련한 모든 일이 가능하다며 김 대사로서는 평양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가장 안전하지 않겠느냐고 관측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시간에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