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제재 이후(2)-외화난에도 환율 안정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16.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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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 유엔과 국제사회가 강력한 대북제재를 이행하면서 북한이 외화 수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당장 달러와 위안화에 대한 환율은 안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환율은 대북제재의 영향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기준이 되는데요, 현재까지 큰 변동은 없습니다.

“그만큼 북한 정부는 외화가 급하지 않다고 판단할 수 있고, 외화 수입원이 아직 확보돼 있다고 볼 수 있죠.”

이 밖에도 대북제재 이후 북한 쌀과 옥수수, 휘발유 등의 가격도 소폭 올랐지만, 대북제재의 영향을 받았다는 직접적인 정황은 찾아볼 수 없는데요, 북한 주민이 그동안 대북제재를 통해 대응력을 갖췄을 수 있지만, 앞으로 대북제재가 계속될 경우 미칠 영향력은 피할 수 없어 보입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북한 경제에 오늘날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 대북제재로 외화 수입 어려움에도 달러․위안화 환율 안정세

- 아직 외화 급하지 않고, 외화 수입원 확보했을 가능성

- 쌀․옥수수․휘발유 등 가격 소폭 상승, 대북제재 영향 판단 일러

- 스스로 경제활동 하는 북한 주민, 대북제재에 적응했을 수도

- 대북제재 계속되고 강화할수록 생활이 미치는 영향 피할 수 없어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가 양강도 혜산시와 함경북도 청진, 그리고 제3의 도시의 시장 물가를 조사했습니다.

조사 품목은 북한 주민의 주식인 ‘백미’와 ‘옥수수’를 비롯해 휘발유와 경유, 그리고 중국 위안화의 환율 등인데요, 지난 3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이행된 이후 북한 시장의 물가에는 어떤 변동이 있었는지 파악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미 지난 5월에 조사한 북한 시장의 물가에서는 북한 주민이 느끼는 대북제재의 영향이 매우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번에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쌀값 1kg은 7월 중순 현재 5천 원 안팎으로 경제제재 이전보다 약 20% 올랐습니다.

또 옥수수 1kg의 가격도 1천 원 정도로 20~30% 상승했는데요, 최근 식량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매년 6~8월은 식량이 가장 모자라는 시기인 데다 실제로 식량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지 않아 이것이 대북제재의 영향 탓인지는 확실치 않은데요,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설명입니다.

[Ishimaru Jiro] 우리가 경제제재의 영향을 파악하려면 시장을 통한 물가조사가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결과적으로 지금 현재 시장의 물가는 기본적으로는 크게 상승한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국내에서 생산하는 쌀․옥수수 등은 약간 오름세가 있지만, 크게 오른 것 같지 않습니다.

중국에서 수입하는 경유와 휘발유 가격도 7월 중순 현재 7천 원~8천 원으로 지난 5월 중순보다 올랐는데요, 실제 경제제재가 이행된 직후 경유값이 크게 하락한 적이 있어 이번 가격 상승이 제재의 영향 때문인지도 확실치 않다는 것이 이시마루 대표의 설명입니다.

[Ishimaru Jiro] 일반적으로 식량이나 휘발유․디젤유 등은 상승세가 안 보이니까 전반적으로 ‘7월 중순 수준에서 판단하기에 대북제재의 영향이 크게 미치지 않았구나’라는 것이 결론입니다.

한편, 이시마루 대표는 중국 위안화에 대한 환율에 주목하는데요, 7월 중순 현재 위안화 당 환율은 1천290원~1천310원으로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북한에서 달러, 위안화 당 환율은 큰 변화가 없었는데요, 그만큼 외화 수입이 늘었고, 외화 확보가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대북제재로 수출이 제한되고, 북한 식당이 잇따라 문을 닫은 데다 해외 노동자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는 등 외화수입이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여전히 달러․위안화에 대한 환율이 안정세를 보이는 것은 ‘과연 대북제재의 영향을 받고 있는가?’를 판단하는 또 하나의 기준이 되고 있는데요,

[Ishimaru Jiro] 환율에 경제제재의 영향이 나타날 것이라 보고 있는데, 아직 인민폐에 대한 환율이 안정세거든요. 그만큼 북한 정부는 외화가 급하지 않다고 판단할 수 있고, 외화 수입원이 아직 확보돼 있다고 볼 수 있죠. 그러나 여러 전반적인 조건을 보면 유엔의 경제제재, 개성공단 폐쇄, 각국의 단독제재 등을 볼 때 앞으로 북한의 외화 수입이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이 환율에 나타나기 시작하면 일반 주민의 생활에 많은 영향이 끼칠 수 있다고 봅니다.

특히 오늘날 대북제재에 따른 광물 자원의 수출 제한과 원자재가격의 하락, 개성공단의 폐쇄, 그리고 해외 파견 노동자와 북한 식당의 축소 등으로 외화 수입이 감소할 때 북한 환율이 언제, 어떻게 영향을 줄지도 지켜볼 부분입니다.

물가조사를 진행한 ‘아시아프레스’의 취재협력자는 “국제사회의 경제적 대북제재로 당장 시장이 큰 타격을 입지 않았지만, 가격 변동의 폭이 커져 북한 주민이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북한의 경제적 빈곤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가운데에서도 북한 주민은 배급 없이 스스로 경제활동을 하며 생존했기 때문에 오늘날 대북제재에서도 당장 동요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Ishimaru Jiro] 북한 주민은 경제제재에 대해 가볍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2006년부터 시작된 경제제재에 대해 심리적이나 경제적으로 익숙해진 것도 사실이죠. 하지만 올해부터 시작된 경제제재는 수준이 다르거든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주민들이 아직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지금까지 자발적인 경제활동을 통해 대북제재를 이겨냈다는 자신감을 느끼는 것 같은데요, 현재 시장의 영향이 없지만, 외화난이 생길 경우에 북한 주민에 대한 영향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고 봅니다.

실제로 적지 않은 북한의 외화벌이 회사가 수출 부진으로 타격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고, 앞으로 외화 부족으로 쌀값이 크게 오르면 주민 사이에서 동요가 클 것이란 관측도 있습니다.

‘아시아프레스’가 7월 중순 현재, 양강도 혜산시와 함경북도 청진 등 3개 지역의 시장 물가를 조사한 결과 중국 제품과 곡물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지만, 달러와 위안화에 대한 환율은 안정세를 나타내면서 대북제재의 경제적 영향을 판단하기에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북한이 지금까지 경험을 통해 대북제재에 대한 저항력을 갖춘 듯 보이지만, 앞으로 제재가 계속되고, 강화할수록 영향력이 나타날 가능성은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그때 북한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 지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이시마루 대표는 분석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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