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협동농장원, 극심한 빈곤에 시달려

서울-노정민 nohj@rfa.org
2017-08-17
이메일
댓글
공유
인쇄
  • 인쇄
  • 공유
  • 댓글
  • 이메일
옥수수 농장에서 일하는 농민들. 옥수수 사이에 콩을 심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옥수수 농장에서 일하는 농민들. 옥수수 사이에 콩을 심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사진-아시아프레스 제공

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 북한 북부지방의 협동농장원들이 심각한 식량난에 고통받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4월부터 농장원들이 빈곤에 시달리고, 6월부터는 사망자까지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는데요, 북한 주민의 증언에 따르면 사실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올해는 어려운 세대, 특히 남편이 없고 혼자 사는 집, 젊은이가 없는 노인 세대, 환자가 있는 집 등이 매우 어렵고 그중에서 굶어 죽는 상황까지 나온다는 소식입니다. “

농장원들의 빈곤은 착취에 가까운 북한 당국의 계속된 공출과 구조적인 모순 때문인데요, 이런 문제점이 개선되지 않으면 농장원들의 빈곤 사태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입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와 함께 <지금 북한에서는> 시간으로 꾸며봅니다.

-북부 지방 협동농장원, 굶주림에 사망하기도

- 과부, 혼자 사는 노인, 환자 있는 집은 식량난에 더 노출

- 각종 공출, 현금 마련 등으로 쌀 분배량 줄어

- 비료자재값과 고리대금도 식량으로 갚아

- 착취와 구조적 모순으로 농장원의 식량난 악순환

- 농장 간부와 손잡고 높은 고리대금으로 돈 버는 장사꾼도

북한의 김정은 정권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앞세워 대내외적으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가운데 북부지방의 협동농장에서는 농장원들이 빈곤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 내부 사정을 취재하는 일본의 언론매체 ‘아시아프레스’가 지난 초여름부터 오늘날 북부지방의 농장 상황을 조사한 결과 농민들이 굶주리고 있고, 심지어 사망자까지 생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해 비교적 농사가 잘 되었음에도 지난 4월부터 협동농장원이 매우 어렵게 산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6월 이후에는 일부 농장에서 굶어 죽는 사람까지 발상했다는 소문이 확산했는데요,

지난 7월 중순, 함경북도 회령 인근에 사는 취재협력자는 “딸을 둔 부부가 먹을 것이 없어 풀로 죽을 쑤어 먹었는데 숨졌다”고 전했고, 7월 말 또 다른 지역의 취재협력자도 “혼자 사는 5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는데, 먹을 것이 없어 며칠 동안 일을 나오지 못한 것을 볼 때 굶어 죽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소개했습니다.

특히 남편이 없는 여성, 혼자 사는 노인, 환자가 있는 집에서는 영양실조로 사망하는 사람까지 나오는 실정인데요, 농장원들이 굶주림에 시달리다 보니, 밭을 가꾸지 않아 잡초로 뒤덮일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설명입니다.

[Curtis Melvin] 핵심은 식량 생산자가 굶고 있다는 겁니다. 생산자가 어렵다는 것은 한 마디로 많이 착취하고 있다는 거죠. 김정은 정권에서 무조건 식량을 책임져야 하는 대상이 군대와 평양 시민입니다. 또 군수공장이나 우선순위가 높은 기업소죠. 그런 중요한 배급 대상자에게 무조건 식량을 줘야 하니까 농민의 생산분을 무조건 가져가려고 합니다. 그만큼 착취와 강탈이 심하다는 것이고요, 물론 옛날부터 농민의 생활이 힘들다는 말은 있었지만, 올해는 어려운 세대, 특히 남편이 없고 혼자 사는 집, 젊은이가 없는 노인 세대, 환자가 있는 집 등이 매우 어렵고 그중에서 굶어 죽는 상황까지 나온다는 소식입니다.

이시마루 대표의 설명처럼 오늘날 식량을 생산하는 농장원들이 극심한 식량난에 처한 이유는 ‘김정은 정권의 착취’와 ‘구조적 모순’이 가장 큽니다.

2012년에 분조관리제가 도입된 이후 전체 수확량에서 농민들이 자유롭게 처분할 수 있는 분량이 생겼지만, 착취와 제도적 문제 등으로 농민의 살림살이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는데요, 이시마루 대표는 구체적으로 네 가지 원인을 지적합니다.

첫째, 국가에 바쳐야 할 분량이 많다는 건데요, ‘군량미’와 ‘수도미’ 외에 각종 공출로 내야 할 식량이 적지 않습니다.

둘째는 농장원들이 현금 수입을 얻기 위해 쌀을 내다 팔기 때문인데요, 기본적인 생필품을 구매하려면 돈이 필요하지만, 농장에서는 식량을 파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기 때문에 당연히 소유한 식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셋째는 분조관리제가 도입되면서 농사에 필요한 비료나 각종 자재를 농민 스스로 부담해야 하는데, 이같은 지출도 가을에 분배받은 쌀로 정산하다 보니 어려움이 가중될 수밖에 없고요,

끝으로 넷째는 부족한 식량을 농장이나 작업반 간부 등으로부터 빌리게 되면서 나중에 갚을 때에는 높은 이자 탓에 빚의 부담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농민의 생산의욕을 높이기 위해 분조관리제를 도입했지만, 농장원의 입장에서는 수입이 크게 늘지 않은 반면 지출은 더 많아지면서 식량난의 악순환은 계속되는 건데요,

[Ishimaru Jiro] 북한 전체가 식량이 부족한 상황은 아닙니다. ‘생산자가 어렵다’는 것은 착취와 강탈 때문이죠. 쌀을 생산하는 농장이던 옥수수를 만드는 농장이던, 받는 분배의 양이 많이 줄었다는 거죠. 그리고 개인적으로 분노를 느끼는 것은 농민의 어려운 처지를 이용해 돈벌이를 하는 장사꾼이나 농장 간부들이 있다는 건데요, 예를 들어 옥수수 100kg을 빌리면 가을에 쌀 100kg으로 갚아야 하는 것처럼 거의 두 배로 부담이 생기는 부분이거든요.

이런 가운데 농촌에서는 부족한 식량을 꿔주고 가을철 수확기에 높은 이자를 받는 ‘고리대’ 현상도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함경북도의 취재협력자는 “강냉이 1kg을 빌리면 가을에 쌀 1kg으로 갚아야 하는데, 이마저도 여의치 않을 만큼 식량 사정이 매우 어렵다”며 “심지어 돈 있는 장사꾼들은 농장 간부에게 뇌물을 주고 고리대를 해 농장원들이 빚이 많다”고 상황을 전했습니다.

이시마루 대표는 2012년 황해도에서 발생했던 대량 아사 사태에 비추어 볼때 내년의 농촌 상황을 더 우려하고 있는데요, 지금의 상황이 당시와 매우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2011년에 발생한 홍수로 수확량이 줄었음에도 당국이 농민에게 무리한 공출을 강요하자 2012년에 결국 많은 농민이 식량 부족으로 사망하게 된 건데요,

[Ishimaru Jiro] 이전에 보도했지만, 2012년 3~4월부터 여름까지 황해도에서 아사자가 많았는데요, 전년도의 홍수 때문에 수확량이 줄었음에도 정부에서 무리하게 군량미와 수도미 등을 징수했기 때문에 농민이 많이 쓰러졌습니다. 내년에도 그런 비슷한 상황이 되지 않을까? 라는 예측까지 해볼 수 있습니다.

오늘날 농장원들의 빈곤 사태는 각종 공출과 구조적 문제로 농민에게 주어지는 식량이 매우 적다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또 문제점이 해결되지 않으면 농민들의 빈곤과 아사자 발생도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한편, 지난 7월 초 자유아시아방송이 접촉한 함경북도 주민도 “최근 장사의 제한이나 이동 통제 등으로 현금과 식량을 구하지 못해 함경북도 무산군에서 영양실조로 숨지는 사람이 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북한 당국이 핵과 미사일 개발에 많은 돈을 들이는 것에 대해 주민의 불만이 매우 크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원본 사이트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