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국경경비대, 하루에 250g 섭취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16-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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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자가 준 빵을 먹고 있는 군인과 그 옆에서 음식 찌꺼기를 줍고 있는 어린 꼬제비(거지). 참고로 이 병사는 '영양실조로 귀가를 명령받았다'고 말했다. 2013년 8월 북한의 모 도시.
촬영자가 준 빵을 먹고 있는 군인과 그 옆에서 음식 찌꺼기를 줍고 있는 어린 꼬제비(거지). 참고로 이 병사는 '영양실조로 귀가를 명령받았다'고 말했다. 2013년 8월 북한의 모 도시.
사진제공-아시아프레스

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 북한 군대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대우가 좋다는 국경경비대의 식량 사정이 매우 열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루에 250g, 그것도 껍질을 벗기지 않은 옥수수밥인 ‘묵지밥’으로 버티고 있는데요, 한 끼 당 100g도 섭취하지 못하는 겁니다. 기본적으로 공급되는 식량이 부족한 데다, 국경 경비의 강화로 부수입까지 감소하다 보니 상황은 더 나빠진 건데요,

“식량 사정이 좋지 않아도 부수입이 많아서 국경경비대의 병사들이 심각하게 굶지 않았는데요, 국경경비대의 젊은 병사들이 굶는다는 소식을 듣고, 국가가 중요시하는 국경경비대에도 제대로 식량 공급을 하지 못하는 형편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국경경비대의 식량 사정이 이 정도라면, 다른 일반부대나 건설 부대의 식량 사정은 말할 것도 없는데요, 이같은 상황이 북한 군인들을 범죄 행위로 내몰고 있습니다. 탈북도 여의치 않은 국경경비대원으로서는 탈출구로 계속 범죄에 빠질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와 함께 <지금 북한에서는> 시간으로 꾸며봅니다.

- 껍질도 벗기지 않은 말린 옥수수로 지은 ‘묵지밥’ 섭취

- 다른 부대보다 사정 좋은 국경경비대로 식량 사정 열악

- 애초 식량 부족에 국경 경비의 강화로 부수입 줄어

- 탈북도 여의치 않은 국경경비대, 범죄 행위로 내몰려


오는 9월 옥수수 수확기를 앞두고 북한 병사에 대한 식량 사정이 매우 열악하다는 소식이 곳곳에서 전해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도 북한 병사 가운데 영양실조 환자가 속출하고 있으며 입대한 아들을 둔 자강도의 한 주민은 “자기 아들을 포함해 대부분 신입 병사가 영양실조 상태에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전하기도 했는데요, 이 주민의 아들은 입대 후 강냉이밥에 염장, 산나물국만 먹었다고 합니다.

북한 군대의 열악한 식량 사정과 영양실조 현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다른 부대보다 상대적으로 대우가 좋고, 부수입을 얻을 수 있는 국경경비대의 식량 사정도 매우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에 따르면 요즘 국경경비대 병사도 하루에 200~250g의 밥밖에 섭취하지 못하며 그마저도 껍질을 벗기지 않은 말린 옥수수를 사용해 지은 ‘묵지밥’을 먹는다”고 하는데요, 한 끼에 100g도 안 되는 잡곡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는 겁니다.

또 두만강 중류 지역의 국경경비대 분대장은 “한 그릇도 안 되는 밥을 감자랑 섞어 주는데 어린 병사들이 배고파 많이 힘들어 한다”며 “게다가 식량과 부식물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지난 7월에는 국에 넣을 소금도 없어 농장에서 빌어먹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묵지밥’은 식량이 부족할 때 자주 먹는 음식인데, 여기에 소금까지 부족하다면 북한군의 식량 사정이 매우 심각한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상대적으로 근무 환경이 좋아 많은 군인이 선호하는 국경경비대의 식량 사정이 이 정도라면 일반 부대나 건설 부대 등의 식량 사정은 더 열악할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Ishimaru Jiro] 일반 부대보다 대우가 좋고 뇌물이나 부수입이 있는 국경경비대의 식량 사정은 어떨까? 에 관한 조사를 의뢰했습니다. 그런데 소식을 듣고 꽤 심각한 상황이라고 느꼈습니다. 하루에 200~250g이라면 영양실조가 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한 끼에 100g도 안 된다는 것이잖아요. 이런 상황은 일반부대나 건설부대에서는 많이 들었는데, 국경경비대의 상황이 이렇게 나쁘다는 것은 들어본 적이 없어요.

북한 군대에서 복무한 경험이 있는 탈북자에 따르면 국경경비대는 독립 중대나 소대 형식으로 국경 지역을 따라 널리 분포돼 있고, 자체적으로 부업농지를 경작해 식량과 부식을 조달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한심한 식생활은 아닙니다.

또 국경경비대는 일반 주민의 도강과 밀수, 밀매 등을 눈감아주면서 뇌물을 통해 적지 않은 수입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식량 사정이 다른 부대보다 나은 편인데요,

하지만 오늘날 국경경비대의 식량 사정이 악화한 이유는 첫째, 식량 공급량이 줄어든 데다 둘째, 국경경비대의 부정행위에 대한 검열이 강화해 뇌물을 받고 밀수나 도강을 허용하지 못하게 된 상황을 들 수 있다고 이시마루 대표는 설명했습니다. 다시 말해 애초 부족한 식량을 메울 수 있는 부수입이 없어졌다는 겁니다.

[Ishimaru Jiro] 식량 사정이 좋지 않아도 부수입이 많아서 국경경비대의 병사들이 심각하게 굶지 않았는데요, 부정부패에 따른 부수입이 끊기면서 국경경비대의 젊은 병사들이 굶는다는 것을 듣고, 국가가 중요시하는 국경경비대에도 제대로 식량 공급을 하지 못하는 형편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 국경경비대가 뇌물을 받을 기회가 없어졌다는 것은 국경 경비의 강화로 일반 주민의 밀수나 송금 등도 매우 어려워졌다는 것을 뜻하는데요, 덩달아 생활고를 겪는 주민도 많아졌습니다.

[Ishimaru Jiro] 당연한 일이죠. 그동안 두만강, 압록강 등 국경연선에서 밀무역이나 한국에 나간 탈북자 가족에게 송금을 받는 일, 또 몰래 도강시키는 일을 하면서 많은 수입을 얻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국경경비가 강화되면서 이런 수입이 차단돼 생활이 어려워진 사람도 많습니다. 또 그만큼 뇌물을 받는 입장이었던 국경경비대를 비롯해 보안원과 지역 간부들도 뇌물을 받을 기회가 줄어들면서 생활이 어려워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경경비대가 주둔한 지역에서는 병사들의 범죄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아시아프레스’의 취재협력자에 따르면 최근 국경경비대가 매일 강냉이를 도둑질하거나 이를 단속하는 경비원을 폭행하는 일이 있었고요, 국경경비대원이 관여한 밀수나 강도, 살인 등 강력범죄도 종종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 체제에 대한 염증과 생활고 등으로 최근 해외 노동자들은 물론 최고위급 인사의 탈북행렬이 이어지는 가운데 물리적으로 탈북이 매우 어려운 국경경비대원으로서는 중국과 북한 등에서 계속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큰데요,

[Ishimaru Jiro] 국경경비대의 병사들이 불법으로 중국에 넘어가 강도질을 하거나 밀무역에 직접 관여하는 사건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국경경비대 병사가 중국으로 도망쳐 탈북을 시도하는 것을 물리적으로 매우 어렵거든요. 범죄가 늘고 있다는 것은 병사들에게 출구가 없다는 것을 뜻하기도 합니다. 중국으로 탈출할 수 있는 형편이 아니기 때문에 북한 내부, 또는 중국 등 국경연선을 사이에 두고 양쪽에서 범죄행위는 앞으로 계속 발생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미 북한에서도 군대의 식량 사정이 열악하다는 것은 상식이라 할 만큼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또 그 원인은 북한 당국이 체제를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군대에 식량을 공급할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을 시사하는데요,

나라를 지키기보다 농촌동원에 더 자주 투입되고 굶주림을 이기지 못해 영양실조에 걸리거나 범죄를 저지를 수밖에 오늘날 북한 군대의 현실은 북한의 경제력뿐 아니라 북한군 전투력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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