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국영광산 차량, 연료 빼돌리기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15.09.04

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 철광석 생산으로 북한의 주요 외화벌이 기업이 된 북한 함경북도 무산광산에서 연료를 빼돌려 암거래하는 행위가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곳에서 빼돌려진 디젤유는 다른 도시로까지 유통되고, 심지어 ‘무산광산 산 디젤유’란 말이 생길 정도로 양과 규모가 엄청나다고 하는데요, 단속만으로는 막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 함경북도 무산군의 장마당 물가를 살펴봤습니다. 지난 8월 말 장마당 물가는 지난 5월보다 10%가량 올랐는데요, 옥수수는 수확기를 맞아 20%가량 내렸습니다. 이미 북한에서는 시장을 중심으로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데요, 9월과 10월의 농산물 수확량, 그리고 중국 경제에 따른 위안화 환율의 변동 등이 앞으로 물가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요인이 될 전망입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와 함께 <지금, 북한에서는> 시간으로 꾸며봅니다.

무산군에는 대형 차량이 많이 보인다. 철광석을 중국에 수출하고 외화를 벌기 위해, 국영광산으로서 국가 경영이 이루어지고 있다. 2014년도에는 약 3억 3천만 달러를 수출하고 있다. 2009년 4월 중국측에서 아시아프레스 촬영
무산군에는 대형 차량이 많이 보인다. 철광석을 중국에 수출하고 외화를 벌기 위해, 국영광산으로서 국가 경영이 이루어지고 있다. 2014년도에는 약 3억 3천만 달러를 수출하고 있다. 2009년 4월 중국측에서 아시아프레스 촬영

- 무산광산에 공급되는 디젤유 빼돌려 팔아

- 함경북도․함경남도․양강도 등에 팔기도

- 빼돌린 디젤유로 수요시장 형성할 만큼 양과 규모 커

- 단속만으로는 막을 수 없는 상황

- 먹고살기 힘들어, 국영기업 재산 빼돌리기 당연


북한 함경북도의 무산광산. 이곳은 북한 최대의 철광석 생산지로 최대 소비국인 중국에 집중적으로 수출하고 있습니다.

철광석은 북한의 주요 외화벌이 수단이기 때문에 무산광산은 국가의 투자를 받는 몇 안 되는 국영기업인데요, 4일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에 따르면 이 광산에 공급되는 연료를 빼돌려 암거래하는 행위가 횡행하고 있습니다.

‘아시아프레스’가 지난 8월 말, 무산군의 내부 취재협력자와 통화한 내용을 재구성해봤습니다.

- 지역의 연료값은 얼마 정도입니까?

[취재협력자]] 휘발유는 1리터에 한 1만4천 원 정도, 디젤유는 여기에 무산광산이 있으니까 5천 원 정도 쌉니다. (현재 실세 환율 : 1달러에 북한돈 약 8,200원)

- 알아본 바에 의하면 다른 지역은 디젤이 1리터 당 8천 원에서 9천 원 정도 한다고 합니다.

[취재협력자] 무산광산은 국가가 자동차의 연료를 공급해주기 때문에 연료가 많이 들어올 때는 값이 떨어지고 잘 안 들어올 때는 올라가고 합니다. 양강도, 함남도, 함북도, 청진까지도 무산군에서 다 가져갑니다.

- 그러니까 무산광산에 연료가 공급되면 개인들이 그 연료를 빼돌려 판다는 겁니까?

[취재협력자] 그렇습니다. 여기 광산 사람들은 언제든 연료를 훔치기 위해 특별히 만든 통을 허리에 차고 다니는데, 한번에 4~5kg 정도 담을 수 있습니다. 다른 방법으로는 밤에 몰래 광산 대형차 (45톤 덤프트럭) 운전사에게 돈이나 뇌물을 주고 연료를 빼는데, 배낭에 비닐자루를 넣고 연료를 담습니다.

- 개인이 연료를 공식적으로 매매하지는 못하겠지요?

[취재협력자] 그렇습니다. 하지만 보안원들도 다 알고 있고, 그들도 뇌물이나 돈을 받아먹기 때문에 연료 매매를 가지고 말하거나 문제 삼지는 않습니다. 4~5명씩 조를 짜 개인들의 연료를 사들여 함경북도 청진시나 양강도 혜산 쪽에 갖다 파는데, 이들은 도람통(드럼통)으로 팔아먹습니다.

- 그렇게 많이 움직이나요?

[취재협력자] 그렇습니다. 이런 장사꾼의 집에 가면, 디젤유의 경우 몇 톤씩 갖고 있습니다.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설명입니다.

[Ishimaru Jiro] 재미있는 것은 이곳에 투입된 디젤유가 넓은 범위에서 유출되고, 또 시장의 공급원이 될 정도의 규모라는 것에 놀랐습니다. 북한에서 디젤유 자체가 부족하지만, 중국에서 직접 시장거래를 통해 사오는 것보다 국가가 관리하는 디젤유를 빼돌리는 것이 더 쉽고, 양도 많으니까 주변 도시의 시장에까지 영향력을 끼칠 정도로, 또 시장을 형성할 정도로 유출된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함경북도 무산광산에서 빼돌린 디젤유가 함경남도 함흥, 청진 등 주변 도시로 유출되고, 심지어 ‘무산광산 산 디젤유’란 말이 나돌 정도로 양과 규모가 엄청나다는 설명인데요,

이전부터 이에 관한 단속은 있었지만, 지금까지도 디젤유를 빼돌리는 행위가 계속된다는 것은 구조적으로 이를 막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는 것을 뜻한다고 이시마루 대표는 덧붙였습니다.

무산광산을 비롯해 자강도와 양강도의 군수산업 등은 북한이 책임지고 운영하는 국영기업이지만, 이곳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월급과 배급만으로 먹고사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국영기업의 재산을 몰래 빼돌려 개인의 이익을 챙기는 것이 너무나 당연시되고 있는데요,

수요 시장을 형성할 만큼 대량으로 유출되는 무산광산의 연료.

이는 무산광산의 이익과 운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북한 사회주의 경제의 비합리적인 단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Ishimaru Jiro] 이전부터 ‘하지 말아야 한다’는 단속은 있었지만, 지금 현재도 이런 보고가 계속 들어온다는 것은 누구도 막지 못하는 구조라는 것을 알 수 있고요, 무산광산의 철강수출이 ‘석탄’, ‘의료가공’, 다음으로 북한에서 외화벌이 세 번째이거든요. 이것은 국가 차원에서 중요한 기업소인데, 국가에서도 시장경제식으로 맡길 수도 없고, 또 욕심은 계속 있는 가운데 지금까지 비합리적이고 비효율적인 경영이 계속됐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여러분께서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을 듣고 계십니다.

많은 쌀자루를 진열해 놓고 손님을 기다리는 여성 장사꾼. 맨 오른쪽 쌀자루에는 '4900'(원)이라고 적힌 가격표가 보인다. 2013년 9월 청진시. 아시아프레스 촬영.
많은 쌀자루를 진열해 놓고 손님을 기다리는 여성 장사꾼. 맨 오른쪽 쌀자루에는 '4900'(원)이라고 적힌 가격표가 보인다. 2013년 9월 청진시. 아시아프레스 촬영.

<최근 북한 물가, 10%가량 상승>

- 쌀․돼지고기 등 기초품목, 지난 5월보다 10% 상승

- 수확기인 옥수수 가격은 20% 하락

- 가뭄․홍수 피해 속 올가을 농산물 수확량 주목

- 중국 경제에 따른 위안화 변동도 물가에 큰 영향


국가의 배급, 즉 공급체계가 마비된 북한에서 주민의 생활을 구체적으로 엿볼 수 있는 지표는 장마당 물가입니다.

4일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가 북한 북부지역인 함경북도 무산군의 취재협력자를 인용해 시장을 비롯한 인근 지역의 물가를 조사했는데요, 올봄과 8월 당시의 기초식품 가격을 비교해본 결과 수확기에 접어든 옥수수가 20% 이상 하락한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 10% 정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8월 현재 함경북도 무산군 시장의 대표적 식료품 가격과 지난 5월 양강도 혜산시의 식품 가격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흰쌀은 1kg당 5천40원에서 5천600원으로 올랐고, 돼지고기 가격은 1만2천 원에서 1만8천 원으로 상승했으며 기름값도 1만200원에서 1만3천 원으로 뛰었습니다. 반면 옥수수는 1kg당 2천400원에서 1천800원으로 떨어졌는데요, <표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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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북한 철도노동자의 월급이 1천 원에서 2천 원 사이일 때 웬만한 노동자의 월급으로 쌀 1kg을 사기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설명입니다.

[Ishimaru Jiro] 북한의 일반시장 물가가 2년 정도 큰 변동이 없었습니다. 크게 오르지도 않고, 내려가지도 않았거든요.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한 것은 지금도 의문인데, 이번에 보면 지난 5월보다 10% 정도 올랐어요.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농산물에서 옥수수는 수확기에 들어갔지만, 다른 것은 수확 직전이니까 부족한 것도 있을 것이고, 중국과 관계․무역 상황 등도 관련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미 북한 당국은 오래전부터 기초식품의 생산과 유통에 대한 통제력을 잃었고, 지금은 시장을 중심으로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기 때문에 시장 물가는 북한 주민의 식량 사정을 비롯해 북한 내외의 변동을 즉시 반영하는 중요한 지표인데요,

[Ishimaru Jiro] 9월과 10월의 농산물 동향에 관해서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봄에 가뭄 피해가 있지 않았습니까? 요즘 홍수 피해 소식도 여러 곳에서 들어오고 있습니다. 농사 상황이 어떤가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 있고, 또 하나는 중국 화폐의 시세가 떨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국경 지역은 인민폐 경제라고 말할 수 있기 때문에 중국 인민폐가 떨어지는 것이 어떤 영향을 미칠까 주목하고 있는데요, 북한의 물가는 외화 시세와 크게 관련돼 있거든요. 북한 돈의 가치가 떨어지면 물가가 올라가고, 인민폐의 가치가 떨어지면 물가가 내려갑니다. 중국 경제가 동요하면서 북한의 물가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시아프레스’에 따르면 북한의 중남부 지역과 달리 대부분의 북부 국경 지역은 벼농사가 적기 때문에 대다수 서민은 옥수수를 주식으로 하고 여기에 흰쌀을 조금 섞는 식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최근 옥수수 가격의 하락으로 북부지역 서민들의 식량 사정이 당분간 안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이밖에도 최근 중국 경제의 부진이 북한의 수출, 즉 외화벌이에 악영향을 줄 수 있고 무역의 90%를 중국에 의존하는 북한으로서는 시장물가에도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올해 가을부터 물가 상황을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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