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물가 정보, 최근 두 달 새 안정세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14.10.01
price_index_305 취재협력자가 작성한 9월 25일 물가 목록.
사진-아시아프레스 제공

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오늘의 초점>

- 지난 9월 25일 북한 북부 지방의 장마당 물가가 공개됐습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가 자유아시아방송에 제공한 장마당 물가표에 따르면 쌀값을 비롯해 대부분의 품목이 지난 봄철 보다 올랐는데요, 하지만 지난 7월 이후부터는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아시아프레스’의 분석입니다.

“지난 7월부터 물가가 갑자기 오르기 시작했는데요, 조금 더 분석이 필요하지만, 7월에 비하면 두 달 사이에 대부분 올라가지 않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입니다.”

한편, 수확철을 맞아 장마당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농촌 지방의 식량 사정은 여전히 어려운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오늘도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와 함께 <지금 북한에서는> 시간으로 꾸며봅니다.

- 쌀값 포함 생활물가 올봄보다 올라

- 7월부터 급상승한 물가, 최근 두 달 새 안정세

- 옥수수․ 감자 가격은 예년에 비해 싸

- 감자 수확으로 빈곤층은 한숨 돌려, 농촌 피폐는 여전

- 중국 위안화 유통은 더욱 활발해져


조선 쌀 1kg에 6천600원, 중국 쌀 1kg에 5천 원, 돼지고기 1kg은 1만 6천500원, 밀가루 1kg이 4천720원, 강냉이 가루와 감자는 각각 2천300원과 400원

지난 9월 25일 현재 북한 북부 지방 장마당의 물가입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가 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제공한 북한 장마당의 물건 가격표를 보면 북한산․중국산 쌀과 보리쌀, 메주콩, 고춧가루, 사탕 가루, 소금 등을 비롯해 까나리, 마른 낙지, 멸치, 풋고추, 무, 배추 등 대부분 식료품의 최신 가격이 적혀 있습니다.

최근 가을 수확기를 맞아 ‘아시아프레스’가 북한 북부지방의 취재 협력자를 통해 입수한 식료품 가격을 살펴보면 대부분 품목은 지난 봄철 보다 올랐습니다. 하지만 지난 7월 이후부터는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아시아프레스’의 분석입니다.

당시 물건 가격에 따르면 올봄에 북한 전역에서 1kg당 4~5천 원에 거래됐던 북한산 백미 가격이 7월에는 6천 원으로 급상승해 북한 주민이 물가 상승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지만, 가을 수확기가 가까워진 이후에도 6천 원대를 유지하고 있다는 겁니다.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설명입니다.

[Ishimaru Jiro] 북한의 식료품 물가는 지난 3~4월경, 한때 많이 내렸습니다. 예를 들어 북한산 쌀이 1kg에 3,800원~4천 원까지 내렸습니다. 그러다 지난 7월부터 갑자기 오르기 시작했는데요, 조금 더 분석이 필요하지만, 7월에 비하면 두 달 사이에 대부분 물가가 올라가지 않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입니다. 비교적 두 달 동안 물가는 안정돼있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가격표를 보면 쌀값은 올랐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한 품목도 있습니다.

옥수수 가루는 1kg에 2천300원, 예년의 1/3 수준입니다. 또 감자는 1kg이 북한 돈 400원으로 매우 낮은 가격 수준을 보였는데요, (한국 원= 30원) 이시마루 대표는 취재협력자가 조사한 시장이 감자 생산지와 가깝기 때문이라며 "수확기이기 때문에 최저 가격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도시에서는 이 지역에서 운송되기 때문에 가격이 2배 정도 비쌀 것으로 보입니다.

[Ishimaru Jiro] 보통 옥수수가 보통 입쌀의 절반 값인데, 올해는 예년보다 옥수수값이 좀 쌉니다. 1/3 수준으로 왔다 갔다 하고요, (시장 조사한 이곳은) 북한 북부지방인데요, 감자가 굉장히 싸요. 이유를 물어보니. 바로 감자 수확 중이랍니다. 농촌 동원에 간 사람들이 감자 수확에 동원되고 있는데요, 여기에서 도시로 운반되면 1kg에 1천 원 정도 할 것이라고 합니다.

소금 가격도 북한 돈 800원으로 저렴한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시마루 대표는 간장을 비롯해 조미료가 귀중한 북한에서 주민 대다수가 주로 소금만을 사용하고 있고, 앞으로 긴 겨울과 춘궁기에 대비한 김치나 무절임 등을 만들 때 소금을 많이 써야 하기 때문에 지금의 가격도 일반 주민에게는 결코 싸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는데요,

중국에서 수입해오는 맛내기, 즉 화학조미료는 1kg에 1만 4천500원으로 높은 가격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콩에서 기름을 뽑은 뒤 남은 것으로 만든 ‘인조고기’, 옥수수 가루에 설탕을 넣은 ‘속도전 가루’ 등 외부사회에서 낯선 품목도 북한 장마당에서 팔리고 있는데요, 특히 조사한 장마당이 산간 지방에 위치해 있음에도 명태나 낙지, 멸치 등 수산물을 쉽게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Ishimaru Jiro] 산간지방의 장마당임에도 불구하고 명태나 멸치 등 수산물이 많이 팔리는데, 북부지역 산간지방까지 수산물이 진열된다는 것은 그만큼 유통이 많이 활발해진 결과로 볼 수 있을 겁니다.

국경도시의 시장 입구. 큰 짐을 짊어지고 시장에 가는 사람의 모습이 보인다. 2014년 9월 중순. 사진-아시아프레스 제공
국경도시의 시장 입구. 큰 짐을 짊어지고 시장에 가는 사람의 모습이 보인다. 2014년 9월 중순. 사진-아시아프레스 제공

가격표를 보면 품목마다 북한 돈과 함께 인민폐 가격도 함께 적혀 있습니다. 이는 대부분 식료품이 중국 위안화로 거래되고 있음을 뜻하는 건데요, 조사한 시장이 중국과 가깝다는 배경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북한 사회에서 중국 위안화가 당당히 유통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 9월 25일 현재, 북한 북부 지역의 환율은 현금의 경우 중국 인민폐 1원이 북한 돈 1천300원, 시장에서 물건을 살 때는 1천320원 정도였습니다. (한국 원으로 환산하면 북한 돈 1천 원은 약 76원 정도)

한편, 북한 장마당의 쌀 가격이 올해 초에 비해 계속 상승한 가운데 북한 농촌 지역의 식량 사정은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시마루 대표는 “최근 새 감자가 나와 한숨 돌린 것 같지만, 2개월 전까지만 해도 북부지역 농촌의 식량 사정은 매우 심각했다”고 말했고, 지난 7월 양강도 농촌 지역을 조사한 취재 협력자는 “농촌에서는 먹을 것이 없어 감자 '까리'로 국수나 떡을 만들어 먹는다”, “그조차도 살 수 없는 가난한 집이 적지 않으며 그런 사람은 이웃집에서 음식을 훔쳐 먹는 수밖에 없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까리'는 감자에서 전분을 뽑아낸 찌꺼기로, 감자 껍질을 비롯한 섬유질이 대부분이라 맛은 쓰고 영양가는 없기 때문에 주로 가축의 먹이로 쓰고 있습니다.

이시마루 대표는 특히 곡창지대인 황해도에서 가뭄에 따른 흉작이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다며 올해 연말부터 내년 봄까지 농촌의 식량 사정이 벌써부터 걱정이라고 우려했는데요,

[Ishimaru Jiro] 지금 농촌은 북부 지방에 한해서 말씀드리면 감자 수확 시기라 식량 사정이 조금 나아졌습니다. 제일 어려웠던 때는 8월 말까지였다고 하는데요, 당시는 옥수수 수확 전이었고, 저장한 식량도 다 먹었고, 대부분 농촌에서는 분배를 받지 못한 상황이 계속됐습니다. 또 황해도 지방은 가뭄 때문에 생산이 많이 안 좋았다고 하는데요, 연말부터 다시 분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식량 사정이 굉장히 어려울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농촌 지역은 여전히 군량미와 수도미 명목으로 생산된 농산물을 국가에 바쳐야 하기 때문에 농민들의 생산 의욕도 많이 떨어지고, 효율성도 개선될 여지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여러 가지 새로운 농업정책을 실시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까지는 아직 멀어 보이는데요, 본격적인 수확기를 맞이한 북한. 수확기를 거쳐 북한 장마당의 물가는 어떻게 달라질지, 북한 농촌지방과 도시 주민의 살림살이는 한숨을 돌릴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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