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당국, 중국 돈 사용 단속에 감시카메라까지 동원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17.11.08
hyesan_china_money_b 시장에서 당당히 중국 돈으로 거래하는 북한 여성. 손에 들고 있는 것은 1위안짜리 거스름돈이다.
사진-아시아프레스 제공

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요즘 북한 시장에서 중국 위안화 사용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단순히 돈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단속하는 것뿐 아니라 감시카메라까지 설치해 중국 돈을 사용하는 현장을 적발해 돈을 압수하기까지 하는데요, “중국 돈을 갖고 시장에 가면 규찰대에 돈을 주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8월 말~9월 초부터 중국 돈 사용에 대한 통제가 시작됐다고 합니다. 사용을 계속 감시하고 감시카메라까지 설치하면서 주민의 중국 돈 사용을 감시한다고 하니까 본격적인 단속에 나섰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중국 화폐가 북한 경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이번 중국 돈에 대한 단속 강화가 북한 경제와 일반 주민의 생활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와 함께 <지금 북한에서는> 시간으로 꾸며봅니다.

- 시장에서 중국 돈 사용에 대한 단속 강화

- 사복 입은 규찰대 투입, 현장 적발 시 중국 돈 압수

- 양강도 혜산 시장에서는 감시카메라 15대 설치

- 단속 강화 이유는 대북제재 대비?


최근 북한 시장에서 중국 화폐에 대한 단속이 강화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복을 입은 규찰대가 상인과 주민의 중국 돈 사용을 단속하는가 하면 감시카메라까지 등장해 이를 적발하기까지 하는데요. 단속의 강도가 매우 강해졌다는 겁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가 지난 7일 접촉한 양강도의 취재협력자에 따르면 중국 돈 사용에 대한 단속을 매우 강력하게 하는데 이전에는 "쓰지 말라"며 보고도 못 본 척 했지만, 지금은 적발한 중국 돈을 무조건 압수하는 분위기입니다.

특히 사복을 입은 규찰대가 물건을 파는 사람이든 사는 사람이든 중국 돈을 사용하는 모습만 보면 다 뺏기 때문에 요즘은 중국돈을 갖고 장마당에 들어가는 것은 규찰대에 돈을 주는 것과 마찬가지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설명입니다.

[Ishimaru Jiro] 북한 북부 지역에서는 북한 돈보다 중국 돈을 더 많이 사용하고 실질적으로 기본 화폐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지난 8월 말~9월 초부터 중국 돈 사용에 대한 통제가 시작됐다고 합니다. 사복을 입은 규찰대가 중국 돈 사용을 계속 감시하고 감시카메라까지 설치하면서 주민의 중국 돈 사용을 감시한다고 하니까 본격적인 단속에 나섰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실제로 중국 돈 사용을 감시하기 위해 감시카메라도 등장합니다. 양강도의 취재협력자에 따르면 혜산시의 장마당에는 15개나 설치됐습니다.

그리고 시장관리소에서 카메라로 지켜보다가 중국 돈 사용 현장을 적발하기도 하는데요, 이미 중국 화폐는 북한 경제의 근간이 된 지 오래입니다.

시장에서 물건을 사고팔 때 기본적으로 중국 돈을 사용하는 것은 물론 노동에 대한 대가, 생활비 등을 계산할 때도 중국 돈을 기준으로 생각할 정도이고, 또 벌금이나 당국이 부과한 할당량도 중국 돈으로 지급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북한 당국이 이전부터 시장에서 외화 사용을 금지하고 단속해왔지만, 제대로 시행하지는 않았습니다.

상인들은 시장관리원의 눈을 피해 중국 돈을 사용해 왔고, 거스름돈도 중국 돈으로 주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제 시장에서부터 중국 돈의 사용과 유통을 막기 시작하면서 북한 경제와 일반 주민의 삶에 미칠 영향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Ishimaru Jiro] 중국 돈을 사용한 현장을 적발하면 중국 돈을 몰수하니까 이것은 주민의 입장에서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잖아요. 하지 말라는 수준이 아니라 북한 당국에서 본격적으로 중국 돈 유통을 막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이것을 막고 중국 돈을 쓰지 말라고 해도 북한 돈은 신용이 많이 떨어지기 때문에 사람들이 (중국 돈) 암거래를 더 많이 할 수밖에 없겠죠.

또 시장에서 중국 돈을 몰수당한 사람은 아는 사람을 동원하면 겨우 돌려받을 수 있지만, 이마저도 북한 돈으로 환전해 바꿔주고 있습니다.

또 실제 환율보다 비싸게 적용하기 때문에 돈을 뺏긴 상인의 피해는 이만저만이 아닌데요, 아는 사람이 없으면 돌려받지도 못합니다.

북한 당국은 그동안 중국산 물품과 화폐에 대한 유통과 사용을 단속해왔는데요, 북한 돈에 대한 가치가 떨어지고 외화 사용을 통해 북한 주민의 사상이 변하는 것을 두려워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도 외화의 가치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렇다면 최근 중국 돈 사용의 단속을 강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이시마루 대표는 두 가지 가능성을 거론했습니다.

[Ishimaru] 이번에 북한 당국에서 본격적으로 중국 돈 사용의 단속에 나선 이유는 국제사회의 경제제재, 특히 중국의 압박으로 앞으로 외화수입이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이와 관련이 있을 것이란 가능성이 있는데요. 중국 돈 사용을 단속해서 주민들로부터 중국돈을 회수하는 식으로 당국의 외화보유액을 유지하자는 가능성도 있겠고요. 두번째는 앞으로 외화부족이 심각해질 경우 북한 돈으로 계산하면 물가가 올라갈 수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이를 사전에 방지하려는 목적이 있지 않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중국 돈 사용에 관한 단속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이에 따른 경제적 파장은 어디까지 미칠지 주목되는데요.

한편, 지난 7일 함경북도 회령시와 양강도 혜산시의 물가 조사에 따르면 휘발유와 디젤유 등 연료값은 여전히 비싼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가을철 수확기를 맞아 쌀과 옥수수 등 식량 가격은 하락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중국 위안화 당 환율은 아직 뚜렷한 오름세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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