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 피해 사망자, 수천 명 가능성 커져

워싱턴-노정민 nohj@rfa.org
2016-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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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로 물에 완전히 잠긴 북한 함경북도 온성군 남양노동자구.
홍수로 물에 완전히 잠긴 북한 함경북도 온성군 남양노동자구.
Photo: RFA

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 북한 당국이 지난 8월에 발생한 홍수피해 지역으로 이주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마을당 수백 명 규모로 이주민을 선발하고 있는데요, 함경북도 연사군은 한 개 리가 통째로 사라졌으며, 농장 운영이 아예 불가능한 곳도 많아, 여러 정황을 고려하면 인명피해 규모는 수천 명에 달할 것이란 추정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이런 모든 것을 종합해볼 때 피해지역에 사람을 보충하기 위해 여러 도시에서 선발해서 보낸다는 것은 그만큼 피해지역에서 많은 사람이 사망했다는 것을 충분히 추측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거든요.”

북한 당국이 국제사회에 피해 규모를 축소해 발표한 것은 이번 홍수에 따른 인명피해가 당국의 무능력을 보여주는 ‘인재’로 비치고 결국, 김정은 정권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지는 것을 경계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와 함께 <지금 북한에서는> 시간으로 꾸며봅니다.

- 함경북도 연사군, 한 개 리가 통째로 사라져

- 피해 지역마다 수백 명 규모 이주정책 시행

- 여러 정황 고려하면 전체 사망자 수천 명 규모 가능성

- 사고대책 미비, ‘인재’ 비판 의식해 인명피해 축소했을 듯

북한 북부지방에서 지난 8월 말 발생한 홍수 피해의 사망자는 현재까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단지 북한 당국이 지난 9월 중순 피해현장을 방문한 국제구호 대표단에 "함경북도의 홍수피해로 138명이 숨지고 400여 명이 실종됐다"고 밝힌 데 이어 국제지원 단체들도 이 내용을 인용해 인명 피해 숫자로 발표했는데요, 실제로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도 인명피해로 사망자 133명, 실종자 395명이라고 집계했습니다.

이는 구체적인 피해 규모와 관련해 국제기구를 포함한 어떤 기관도 정확한 현지조사가 불가능하기 때문인데요, 따라서 일방적으로 북한이 발표한 것을 인용해 공표해왔습니다.

하지만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는 피해지역에 사는 취재협력자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북한 당국이 피해 규모를 축소해 발표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합니다.

특히 함경북도 연사군에는 한 개 리가 모두 떠내려가고, 피해지역의 모자라는 인력을 보충하기 위해 수백 명에 달하는 규모의 이주정책을 시행하는 것은 그만큼 인명피해가 컸다는 것을 방증한다는 겁니다.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설명입니다.

[Ishimaru Jiro] 지난 9월과 10월부터 북한 내부에서 발표한 500여 명 규모의 사망자나 행방불명자가 발생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아니다, 더 많이 죽었을 것이다’란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구체적인 근거를 찾지 못했는데, 무산군에 사는 ‘아시아프레스’의 취재협조자가 무산군만 해도 500명의 외지 사람을 새로 이주시킨다는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또 아주 심각한 곳은 연사군인데요, 연사군은 한 개 리가 몽땅 떠내려가고, 협동농장 자체를 운영하지 못하게 된 곳이 몇 군데나 된다고 합니다. 이런 모든 것을 종합해볼 때 피해지역에 사람을 보충하기 위해 여러 도시에서 선발해서 보낸다는 것은 그만큼 피해지역에서 많은 사람이 사망했다는 것을 충분히 추측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거든요.

이처럼 사망자나 행방불명자의 규모가 수천 명에 달할 가능성이 있지만, 북한 당국이 축소해 발표하는 이유는 자연재해에 안일하게 대처한다는 국제사회와 주민의 비판을 피하기 위해서라고 이시마루 대표는 분석합니다.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중국 측에는 인명피해가 전혀 없었는데, 북한 측에서는 수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은 결국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때문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게 된다는 건데요, 이는 김정은 정권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Ishimaru Jiro] 국제사회에 피해 규모를 축소해 공표한 것은 국제사회의 눈을 의식한 것도 있지만, 더 큰 이유는 국내여론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시다시피 북한에는 매년 자연자해가 발생하지 않습니까? 그때마다 많은 인명피해가 났는데, 대책을 세우지 않았습니다. 이번 수해의 인명피해도 ‘자연재해가 아닌 인재다’라고 생각하는데요, 이것이 ‘정부 책임 그리고 김정은 정권과 권위에 대한 비판이 발생하면 안 좋다는 생각에 일부러 축소하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당국은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한 지역에 인력을 보충하기 위해 이주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함경북도 무산군과 연사군, 남양 등에서 많은 사람이 숨져 농장 구성이 아예 불가능한 곳이 많아 다른 지역에서 이주자를 선발해 피해지역으로 보내는 실정인데요, 무산군의 경우 500명 이상이 이주해 간다는 겁니다. 또 이주대상은 꼬제비나 방랑자, 거주 등록이 되어 있지 않은 사람 등 북한 내에서도 최하층 사람들인데요, 일반 주민은 수해지역으로 이주를 꺼리기 때문입니다.

[Ishimaru Jiro] 강제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고요, 협조자들도 선발이라고 말합니다. 수해지역이나 농장에 스스로 가려고 하는 사람은 없지 않습니까? 조건이 나쁘니까요. 그래서 집 없는 사람, 방랑자, 거주등록을 하지 않은 사람 등 북한 내에서도 최하층 사람을 선발해, ‘집을 줄 테니 가보라’는 식의 선발작업에 들어간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무산에 사는 취재협조자와 혜산시에 사는 협조자도 수해지역에 보내는 사람을 선발하고 있다고 하니까 이것은 확실한 정보 같습니다.

수해지역에 이주하는 사람이 최하층이고, 북한 당국이 집 외에 다른 생필품은 지원하지 못하다 보니 그 부담은 고스란히 일반 주민의 몫이 되고 있습니다. 피해지역 주민에게 강압적으로 5천 원에서 1만 원을 걷거나 입던 옷, 안 쓰는 그릇 등을 모으는 건데요, 모든 것이 강압적으로 이뤄지는 분위기입니다. 이처럼 수해지역은 살림집 건설을 중심으로 복구가 이뤄지고 있지만, 내부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거나 전기∙수도 공급이 이뤄지지 않는 등 그 내용은 여전히 열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겨울을 맞아 서둘러 복구 작업을 진행한 탓도 있는데요,

[Ishimaru Jiro] 수해 피해지역에 많은 사람이 동원되면서 속도전으로 복구 작업을 진행한 것은 사실이지만, 내부 공사가 안 되거나 전기∙수도공사가 잘 안 됐다는 소식이 있습니다. 너무 부족한 상태이지만, 많은 인력을 투입하면서 어느 정도 복구작업이 진행됐다고 봅니다. 북한 당국이 급하게 진행하려 했던 이유는 수해지역에 대해 김정은과 중앙 정부가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는 것을 선전하려는 것도 있지만, 겨울을 앞두고 이것을 급하게 할 필요가 있었다고 봅니다. 복구 작업이 늦어지면 얼어 죽는 사람도 생길 수 있고, 건축 작업에 지장이 있을 수 있으니까 11월 중에 다 마무리하라는 것이 아주 강한 지시였던 것 같습니다.

한편, 이번 홍수의 인명피해 규모와 관련해 북한 당국의 사망자 수 축소 의혹은 계속 제기돼왔습니다.

지난 9월 한국의 인터넷 대북매체인 ‘데일리NK’도 국경구간에 설치된 수백 개의 야간잠복초소가 급류에 떠내려가 수백 명의 병사가 사망했거나 실종했으며 군인과 주민을 모두 합하면 인명피해 규모는 수천 명에 달한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이주정책의 규모가 마을당 수백 명에 달하는 것을 고려하면 전체 인명피해가 수천 명에 이를 것이란 추정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는 것이 ‘아시아프레스’의 분석인데요, 더욱 적극적인 북한 당국의 피해조사와 지원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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