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세상] 북 금강군에 건설된 새 비행활주로/ 북한 양강도 혜산시의 최근 모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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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계신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북한을 중심으로 미국과 한국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난 일들을 통해 북한의 정치와 경제, 사회를 엿보고 흐름과 의미를 살펴보는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입니다.

한국은 폭설에 강추위까지 겹쳐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청취자 여러분께서 계시는 북한 지역의 날씨는 어떠신지요?

매서운 겨울 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에서는 오는 19일에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 대한 유세 열기가 뜨거운데요, 북한에서는 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1주기 추모행사를 준비하느라 북한 주민께서 분주하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아무쪼록 겨울 추위에 건강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의 초점>으로 시작합니다.

<오늘의 초점>


- 북한 강원도 금강군에 민간용 또는 군사용을 위한 비행활주로가 새로 건설된 것이 확인됐습니다. 이전 흙바닥을 사용하던 기존의 비행활주로에서 북쪽으로 새롭게 건설한 것인데요, 길이나 규모, 주변 시설 등이 이전보다 더 향상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 활주로 옆에 있는 포병진지도 눈에 띕니다.

- 일본의 언론매체 '아시아프레스'의 취재협조자가 촬영한 양강도 혜산시의 모습을 사진으로 살펴봤는데요, 비교적 식량이 풍부한 혜산시장의 모습,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배회하는 꼬제비의 모습, 만원 버스에 올라타려는 북한 주민의 모습에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체제가 들어섰지만, 경제적으로 나아진 것이 없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시간에 다룰 <오늘의 초점>입니다.

- 기존 비행활주로 대신 북쪽에 새로 건설
- 더 길고 큰 규모에 포장까지...업그레이드
- 민간용 또는 군사용, 옆에는 포병 진지도
- 북 군사시설 건설, 확장 공사 등은 계속돼


북한 강원도 금강군에 민간용 또는 군사용을 위한 새로운 비행 활주로가 건설된 것이 확인됐습니다. 이전 비행활주로가 있었던 곳에서 북쪽으로 약 8km 떨어진 지점입니다.

지난 9월에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해 보니 남서쪽에서 북동쪽으로 비스듬히 건설된 새 활주로가 눈에 들어옵니다. (크게보기)

대략 1km의 길이에 70m 폭으로 이전에 사용된 비행활주로보다 더 길고 포장도 잘 됐습니다. 과거에 포장도 안 된 곳을 활주로로 사용했던 것과 비교하면 새 활주로는 모양과 규모, 주변 시설 면에서 뚜렷한 변화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새 활주로를 발견한 미국의 위성사진 전문가인 커티스 멜빈(Curtis Melvin, www.nkeconwatch.com)씨는 이 활주로가 민간용과 군사용으로 모두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7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밝혔는데요, (It has the potential for both civilian and military use.)

일단, 새 비행활주로가 금강산 관광지역과 가깝기 때문에 관광객을 태운 비행기가 이 활주로에 착륙하면 약 20~35km 떨어진 금강 리조트나 숙박 시설에 닿을 수 있다는 겁니다. 또 새 활주로에서 북쪽으로 20km 떨어진 곳에 공군기지가 있는 것도 이것을 민간용으로 활용할 가능성을 뒷받침한다고 멜빈 씨는 설명했는데요, (The runway is the close to Inner-Kumgang. Tourists could conceivably fly to this airport and drive appx 20km (by road) to the Inner Kumgang Rest House. Additionally, there is already a large North Korean air force base just 20km due north of the new runway in Thongchon county.)

하지만 현재로서는 군사용으로 이용될 가능성도 적지 않아 보입니다. 위성사진이 촬영된 지난 9월까지 새 활주로 주변에는 다른 공항에서 볼 수 있는 터미널이나 관제탑 등 기간시설이 아직 건설되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활주로 옆에 포병 진지가 있어 보호를 받는 것이 그 이유인데요, (크게보기) 물론 민간용 활주로 인근에 포병 진지가 있는 곳도 있습니다. (As of September, there is yet to be built any infrastructure that would serve as a civilian airport terminal or air traffic control tower. It could be that construction is still ongoing. Additionally, the airport is currently protected by a small numebr of HARTs located next to the runway.)

현재 새 활주로가 완공됐는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하지만 포장이 안 돼 침식 현상까지 발생했던 기존의 비행활주로 대신 새로운 곳에 더 길고, 더 큰 규모의 비행활주로를 건설하는 것은 인상적인데요,

북한은 최근에도 강원도 원산의 지하활주로와 연평도 인근, 황해남도 강령군에 새 군사시설, 그리고 황해남도 룡연군의 해군기지와 평안남도 증산군의 공군시설 등 새로운 군사시설을 짓거나 확장하려는 북한의 노력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여러분께서는 노정민의 <라디오세상> 듣고 계십니다.

- 혜산 시장과 길거리, 버스 정류장 모습
- "확실히 혜산시에 꼬제비가 많이 늘었다"
- 큰 변화 없고 지방에 사는 주민생활 여전히 어려워
- 김정은 체제 1년, 경제적으로 나아진 것 없다


일본의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가 지난 11월 말 양강도 혜산시의 취재협력자가 촬영한 영상을 입수했습니다. 1시간 30분가량의 영상 가운데 일부 사진을 7일 자유아시방송(RFA)에 제공했는데요, 분주한 시장의 모습과 길거리의 꼬제비(꽃제비) 등 혜산시 내 일반 주민의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양강도 혜산시장에서 쌀을 파는 북한 여성의 모습.
양강도 혜산시장에서 쌀을 파는 북한 여성의 모습. (사진-아시아프레스 제공)

시장 안에서 쌀과 곡물을 내놓고 파는 북한 여성의 모습이 보이는데요, '아시아프레스'에 따르면 북한산 쌀과 중국산 쌀이 판매되는 혜산시장에는 식량이 풍부했습니다. 당시 쌀 가격은 1kg당 4,800원에서 6,000원까지로 북한산 쌀이 질이 낮은 중국산 쌀보다 더 비쌌습니다. 또 쌀값은 올해 초와 비교하면 약 3배나 올랐지만, 11월 초순보다는 약간 내렸다고 합니다.

활기차 보이는 시장의 모습을 보면 북한의 경제가 실질적으로 시장 중심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아무리 장사가 안된다 하더라도 그 힘은 무시할 수 없어 보이는데요,

텅 빈 매대에 기대어 자는 꼬제비 (꽃제비). 양강도 탈북자는 꼬제비의 수가 늘었다고 말했다.
텅 빈 매대에 기대어 자는 꼬제비 (꽃제비). 양강도 탈북자는 꼬제비의 수가 늘었다고 말했다. (사진-아시아프레스 제공)

하지만, 음식물을 구하기 위해 시장 부근을 배회하거나 텅 빈 매대에 기대어 자는 어린 꼬제비(꽃제비)의 모습도 보입니다. 2009년, 혜산시에서 중국으로 탈출한 탈북자는 이 영상을 보고 "분명히 꼬제비가 늘었다. 먹을 것이 없는 다른 지역 사람들의 유입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의 설명입니다.

[Ishimaru Jiro] 혜산은 국경도시이고, 건너편의 중국 길림성 장백현과 무역거래가 활발한 편이거든요, 다른 지역과 비교하면 물자와 식량이 있는 편이죠. 생활 수준도 다른 도시에 비해 좋은 편인데, 그래도 꽃제비의 모습이 많이 보이거든요. 혜산에서 나온 탈북자가 1시간 30분가량 영상을 보고 "확실히 꽃제비가 늘어난 것은 사실인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영상에는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도 담겨 있는데요, 도착한 버스도 이미 만원이지만, 버스를 기다리던 사람들도 앞을 다투어 타려고 합니다. 대중교통이 발달하지 않아 주민이 큰 불편을 겪는 모습을 단편적으로 보여줍니다.

혜산시의 영상을 본 이시마루 대표는 이전과 큰 변화를 느끼지 못했다고 전제하면서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시대에 들어섰어도 지방에 사는 북한 주민의 생활은 여전히 힘들고 경제적으로 크게 나아진 것이 없어 보였다고 평가했습니다.

노정민의 <라디오 세상> 오늘 순서는 여기서 마칩니다. 다음 시간에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노정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