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초대석] 탈북자 초등생 자녀를 위한 삼흥학교 교장 채경희 씨

워싱턴-전수일 chuns@rfa.org
2011-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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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직장여성들의 소학교 아동들만을 위해 운영하고 있는 삼흥학교의 채경희 교장.
사진제공-삼흥학교
화제의 인물을 만나보는 RFA 초대석, 진행에 전수일 입니다. 북조선 청진 제1사범대학을 졸업 후 8년 간 교원을 했던 경험을 토대로 한국에서 탈북자 자녀들의 교육에 발 벗고 나선 채경희 씨. 2003년 말 한국에 입국해 탈북자 사회정착교육기관인 하나원 내 ‘하나둘’학교에서 이미 5년 간 탈북청소년들을 가르쳤던 채 씨는 국내 탈북 지식인들의 단체인 NK지식인연대가 지난해 늦가을 발족한 ‘삼흥학교’를 이끌고 있습니다. 탈북 직장여성들의 소학교 아동들만을 위해 운영하고 있는 삼흥학교의 채경희 교장선생님을 전화로 만나봤습니다.

전수일 기자: 삼흥학교를 11월에 설립하셨는데, 그 취지를 설명해 주시죠.

채경희 교장: 지금 북한이탈주민이 2만명인데요, 그중에서 여성이 70프로입니다. 그 중 80프로는 자녀가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이탈주민 자녀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여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여성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북한이탈주민 전체의 문제가 해결 안되는 상황입니다. 근데 북한이탈주민 생활이 남한사회에서 사회.경제적으로 미비하고 열악한 상황입니다. 주로 3디 업종, 그러니까 간병인이나 식당일 같은 일을 늦게까지 하다 보니 자녀문제를 혼자 해결 할 수가 없습니다. 식당에서 밤 늦게까지 일하는 여성들은 집에 돌아오면 밤 12시입니다. 그러니까 이런 여성들의 자녀들은 빈 집에서, 놀이터에서 혹은 피씨방에서 전전긍긍하다가 어머니 오기 전에 찬밥 먹고 그냥 자고. 돈이 없으니 학원 같은 사교육을 시키지 못하고, 가정부를 둘 수도 없고, 어린이 집이나 아동복지시설이 있긴 하지만 오후 6시되면 문 닫습니다. 이런 문제 때문에 어린이들이 방치돼 있는 가정이 많습니다. 저희 NK지식인연대가 이런 여성들로부터 아이들을 봐 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습니다. ‘우리 아이들을 맡아주면 돈을 벌어 적응도 하고 아이들 교육문제에도 신경을 더 쓸 수 있겠다’는 호소들입니다. 한국에 입국한 지 얼마 안되는 탈북 여성들이 아이들 교육문제까지 겹쳐 모지름을 써도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죠. 그래서 저희가 이런 절박한 탈북여성들의 요청 때문에 삼흥학교를 세우게 됐습니다.

: 현재 시범운영이라고 하던데요.

: 그렇습니다. 하지만 개교식 자체는 형식적인 것이죠. 내실이 중요하니까 개교하기 이전에 3개월 정도 시범운영을 하면서 교과과정이나 학습내용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충분히 검토하기 위한 것입니다. 마침 지금이 [겨울]방학이라서 아이들이 급속도로 몰려들고 있습니다. 방학이니까 아이들이 하루 종일 집에 있게 돼서 어머니들의 부담이 더 커진 탓이죠.

: 대상이 되는 학생들의 연령이나 학년은 어떻게 됩니까?

: 8세에서 14세 까지입니다. 그 연령대로 정한 이유는 지금 한국에 탈북자 대안학교가 너댓 개 있지만 대부분 중고등학생 대상의 학교들입니다. 중고등생은 돌보기가 쉽기 때문이죠. 밥도 혼자 먹을 수있고 교사가 약간만 지도해도 되고요. 교사 한 분이 돌볼 수 있는 중고등생 수가 10명이라면 초등학생은 다섯 명 이상은 안됩니다. 그래서 한국 내 대안학교들은 초등학생 어린이 교육에는 선뜻 나서려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학부모 입장에서는 이런 어린 아이들이 더 큰 문제입니다. 최근에는 5, 6세 어린이들에 대해서도 굉장히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지금은 못 받고 있는데 이들을 받으려면 어린이방, 놀이방을 개설해야 가능합니다. 여하튼 제일 절박한 것이 초등학생 (소학생)인 셈입니다. 한글 한국어를 모르는 아이들이 꽤 됩니다. 그런 아이들은 학교에 가도 수업이 안 됩니다.

: 그러니까 한글부터 가르쳐야 될 아이들이네요.

채: 네. 그래서 저희가 프로그램 3가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한글 한국어 프로그램입니다. 북한과 남한은 국어책이 다릅니다. 또 북한이탈주민들이 중국에서 낳아 데리고 온 아이들이 있는데 이 아이들은 한국어를 모릅니다. 일반 학교에 갈 수 없는 상황이죠. 그래서 그런 애들에게는 한국어 교육을 시킵니다. 두 번째 프로그램은 탈북이나 입국 과정에서 반드시 학력 결손이 발생하기 마련인데, 이를 보충하기 위한 것입니다. 학력 공백은 몇 개 월에서 몇 년까지 납니다. 이런 애들은 일반 학교 공부를 따라 갈 도리가 없습니다. 요새는 일반 사설 학원들이 선행학습을 시켜 앞서 나가지 않습니까? 우리 아이들은 앞서 나가는 것은 고사하고 몇 년씩 뒤쳐져 있습니다. 그래서 학력보충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세 번째로 우리애들은 사교육에서 완전히 배제 돼 있습니다. 돈이 없으니까요. 그래서 무상으로 배울 수있는 사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하려 합니다. 피아노, 태권도, 미술, 중국어, 영어, 컴퓨터 같은 사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해 탈북청소년 아이들이 ‘나도 사교육을 받아봤다’라는 자부심을 가지게 하려구요. 이렇게 크게 3가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 기숙사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거기서 아이들이 먹고 자고 합니까?

: 네. 저희가 처음에는 기숙사를 운영하지 않고 낮에만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육을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어머니들이 일 끝나고 밤 늦게 귀가하는 사람들 경우 제때에 아이들을 찾아가지 못합니다. 그래서 결국 기숙사를 만들게 됐습니다. 이런 아이들에게는 저희가 세끼를 먹여 주고 재워 주고 씻겨 주고 합니다. 그야말로 학교교육과 가정교육 둘 다 하고 있는 셈이죠. 아이들의 밥상머리 교육도 하고 책상머리 교육도 합니다. 균형있는 아이들로 자라게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 학생들은 시범운영 교육과정에 공부를 잘 따라 합니까?

: 그렇죠. 아이들은 저희가 노력하는 만큼 되는 것 같습니다.

: 지금 학생 수는 얼마나 됩니까?

: 현재 18명이구요, 계속 신청이 늘어나고 있는데 저희도 여러 여건을 고려해서 추가 수용을 검토할 예정입니다.

: 운영비나 예산을 정부로 부터 지원받을 수는 없습니까?

: 북이탈주민후원재단이 생겨서 저희가 예산지원 신청을 할 수도 있지만 그쪽에서 전부를 해 줄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저희가 좋은 일을 하고 있으니까 동참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분들이 십시일반으로 지원을 해 주고 있습니다.

: 거기서 어느정도 배우고 실력 쌓으면 일반학교에 보내집니까?

: 아닙니다. 지금도 아이들은 일반학교에 다닙니다. 우리는 민간교육이고 대안교육이지 제도권 교육을 벗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저희 능력에 제도권을 넘어 설 수도 없구요. 또 저희는 제도권교육을 훨씬 웃도는 사립학교도 아닙니다. 다만 제도권 교육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전에는 주변에 있는 일반학교 ‘신구로초등학교’에 아이들을 보냅니다. 물론 학교에서 배울 수 있는 아이들만 보냅니다. 한글을 모르는 아이들은 저희 학교에서 하루 종일 교육을 시킵니다. 오전에 일반 학교 갔다 오후에 우리 학교에 돌아오는 아이들은 반을 나눠 다시 교육에 들어갑니다. 학력보충이 필요한 아이들은 학력보충교육을, 사교육이 필요한 아이들은 사교육을, 그리고 한국어교육이 필요한 아이들은 한글 교육을 따로 시키는 것이죠.

: 2월에 정식 개교한다는데 학생 수는 몇명 정도 기대됩니까?

: 저희 학교 정원이 60명입니다. 최대 80명까지는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꺼번에 정원을 모두 늘릴 수는 없고 예산과 교사확보 상황에 따라 조율하면서 해 나가야죠.

: 최 교장선생님 말고 다른 선생님들도 탈북자 출신인가요?

: 네. 3분 교사 모두 탈북자입니다. 앞으로 한 두사람 기간제 교사로 남한사람을 뽑을 예정입니다.

RFA 초대석, 이 시간에는 북조선 청진 제1사범대학을 졸업 후 8년 간 교원을 했던 경험을 토대로 한국에서 탈북자 자녀들의 교육에 발 벗고 나선 채경희 씨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저는 전수일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