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초대석] 북한민주화운동본부 정광일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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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4월부터 3년 간 북한 요덕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됐던 탈북자 정광일 씨. 수용소에서 굶주림과 고문과 강제노역으로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정 씨는 이제 남한 생활 5년만에 수용소 출신 탈북자들이 만든 단체 '북한민주화운동본부'를 이끌면서 북한의 인권유린 실태를 전 세계에 고발하고 그 개선을 위해 뛰고 있습니다.

이 시간에는11월 첫 주, 영국과 유럽연합 의회를 방문해 악명높은 요덕정치범수용소의 생존 수감자 명단을 전하고 북한인권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한 정광일 씨의 얘기를 들어봅니다.

전수일

: 영국의회, 북한으로 치면 최고인민회의겠죠, 그곳에서 중진의원들도 만나고 청문회 증언도 하셨다는데 어떤 내용이었는지요.

정광일

: 우리가 북한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인권 유린 상황에 대해 증언했습니다. 청문회 마지막에 그분들이 열악한 북한의 인권유린상황을 중지시키기위해 어떤 도움을 주면 좋겠냐고 묻더군요. 그래서 우리는 당장 유엔총회 등 국제사회에서 이문제를 자꾸 거론하면 북한에서도 개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얘기했습니다.


: 수용소내 인권실태에 대한 증언은 어떤 내용이었습니까?


: 북한 정치범수용소 내에서 횡행되고 있는 인권유린 행위에 관한 자료집을 전달했구요, 지금 북한 국가보위부에서 정치범으로 잡아들이고 있는 사람들의 구체적인 신상정보가 담긴 명단을 책으로 만든게 있습니다. 그걸 제출했습니다. 저희가 영국 의회를 방문하기 전에 들은 것은 의회쪽에서 원하는 것이 유린 실상에 대해 그저 형상적인 자료 보다는 구체적으로 6하 원칙으로 작성된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책을 만든 것입니다.

: 책 내용에는 여러가지 있었겠지만 한 가지 정도 사례를 들어주신다면.


: 제가 간첩으로 체포됐거든요. 저는 실제 간첩이 아니었지만 체포된 뒤 고문받고 조사받고 다시 고문받고 또 조사받고 한 얘기를 했습니다. 지금 수용소에 있는 체신성 부상 심철호에 대해서도 상세히 자료집에 기록한 대로 전했습니다. 프랑스 무역대표부에 나가있던 윤형근 참사에 대해서도 상세히 전했습니다. 이 사람은 체포된 것이라기 보다는 북한 당국에서 본국 회의에 참석하라고 불러들여서는 바로 수용소에 잡아 넣은 사례였다는 것도 얘기했습니다. 프랑스 주재 북한 대표부에 있던 참사라면 유럽 전체가 알고 있지 않겠습니까? 그 사람이 99년도까지 유럽에 있었으니까요. 그에 관한 기록도 수감자 명단에 구체적으로 기재돼 있습니다.


: 그 다음날, 11월 4일 런던 주재 북한 대사관을 찾아가셨다던데.

: 네, 찾아간 동기는, 제가 요덕정치범수용소 명단을 가져갔는데 이걸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생각 하다가 김정일 위원장에게 이 사람들의 생사를 확인해달라는 서한과 함께 이 명단을 북한 대사관에 전달하게 됐습니다. 서한 내용은 인권유린이 자행되고 있는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의 이미지가 국제사회에서 많이 실추됐다는 점, 하지만 이 정치범 수용소 수감자들의 생사여부를 정확히 밝혀준다면 그만큼 김 위원장의 국제사회에서의 이미지가 개선될 것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대사관에 찾아가 출입문 통화장치를 통해 내가 김정일 위원장에게 전달할 말이 있다고 하니 대사관측에서는 응답을 안했습니다. 그런데 같이 간 CSW 세계기독교인연대의 티나 인권국장이 영어로 다시 말하니까 북한대사관측에서 영어로 대답을 하더군요. 나를 만날 의향은 없지만 자료를 놓고가면 접수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출입문 밑에다 놓고 왔습니다.


: 요덕정치범수용소 명단에는 수감자가 모두 몇명이라고 하셨습니까?

: 121명의 명단은 제가 작성한 것이고 나머지는 2천2년도까지 한국에 입국한 요덕수용소 출신 탈북자 두분, 김은철씨 이옥근씨와 함께 추가한 것인데요, 모두 187명입니다. 우리 북한민주화운동본부는 올해 말까지 300명의 명단을 만들 계획으로 작업중입니다.


: 그러니까 그것은 요덕정치범수용소란 특정수용소에 한한 숫자죠?

: 그렇습니다.


: 정확하게 그 수용소가 몇호였죠?

: 15호입니다. 북한에서 정식 명칭은 국가보위부 7국 15호 관리소로 돼 있습니다.

: 생존자와 사망자를 어떻게 추정하십니까?


: 사망자는 제가 수용소에 있을 때 확인한 사람들입니다.

: 사망 원인은 대체로 굶주림입니까?


: 네, 영양실조입니다. 그리고 사고입니다.


: 고문으로 신체가 허약해진 사람도 있습니까?


: 아닙니다. 북한에도 법에 따라 예심기간이 있는데 100일입니다. 3개월인데, 일반 범죄, 예를 들어 절도, 사기같은 범죄로 들어오면 100일 예심기간을 지킵니다. 하지만 정치범은 100일이 아니라 3년씩 유치장에 갖혀 있다가 들어옵니다. 그런 사람들은 신체가 저하돼 수용소에 들어오면 대부분 다 죽는다고 봐야합니다.

: 영국에 계실 때 언론의 반응도 뜨겁고 회견 요청이 많았다고 하던데요.

:비비씨(BBC)에서 단독회견을 요청해 회견했고요, 북한대사관을 갈 때도 동행해 취재했습니다. 언론이 많이 왔는데 제가 다 기억을 못하겠습니다. 일본의 후지 티비(FUJI TV)와 아

사히 티비(ASAHI TV)와도 단독 인터뷰를 했습니다. 미국의 씨엔엔(CNN)도 했습니다.

: 영국 공항에 도착했을 때 탈북자들이 마중 나왔다던데요.


: 맞습니다. 그분들은 제가 북한에서 알고 있던 사람들인데 중국을 통해 바로 영국으로 간 분들입니다.

: 몇명이나 나왔습니까?


: 세 명이요.


: 영국 정착 삶이 어떻다고 합니까?

: 아직 이민신청이 허가나지 않고 심사중이라는데 한국보다 살기가 힘든 것 같습니다. 한국은 국적을 주니까 마음대로 다닐 수 있는데 그분들은 이민 심사가 끝나지 않아 움직이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 합법적 지위를 받지 못해 생활하는데 제약이 많다는 말씀이군요.


: 그렇습니다.

: 그 다음엔 벨기에를 가셨는데요, 거기서도 인권실태를 설명하셨나요?


: 네, 벨기에 EU 국회에 가서 북한 인권상황에 대해 설명도 하고 증언도 했습니다.


: 그 다음에는 네델런드 헤이그도 가셨다고 하던데.


: 그렇습니다.

: 국제형사재판소에 가셨다죠?

: 네, 국제형사재판소에 가서 송상현 국제형사재판소 소장님을 만나 뵙고요.


: 그분이 한국 분이죠?


: 그렇습니다. 우리를 따듯하게 대해 주셨습니다.


: 형사재판소에 가신 목적이 무엇이었습니까?

: 김정일이 인권을 유린하고 있는데 대한 제소 목적이었습니다. 가기 전에 과거 사례를 수집했습니다. 아프리카 수단의 대통령이 국제형사재판소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것 등입니다.

: 그러니까 다른나라 독재자들의 반인류범죄 사례에 대해 미리 공부하고 가셨다는 말씀이네요.


: 그렇습니다. 그래서 김정일에 대해 제소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많이 듣고, 또 앞으로 우리가 세울 계획에 대한 얘기를 많이 했습니다.

: 그 분이 전문가시고 재판장이신데 어떤 말씀을 하시던가요? 일부에서는 관할권이 없어서 제소를 해도 효과가 없을 것이란 얘기도 하는데요.


: 예, 맞습니다. 현재는 북한이 가입국이 아니구요, 피해자가 지금 가입국의 국적을 가진 사람이어야 합니다. 그래서 여러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국적을 가진 제가 북한에 가서 인권 유린을 당했다면 기소할 수 있지만 우리가 인권 유린을 당할 때는 북한 국적자였습니다. 그리고 인권유린이 자행된 당시의 영토[북한]도 가입국의 영토이어야 합니다.


: 그런데 현재 북한은 국제형사재판소의 근거가 되는 협약에 가입하지 않았죠?

: 그렇습니다.


: 그럼 앞으로 어떻게 추진하실 계획입니까?


: 서울에 있는 반인도범죄조사위원회와 함께 서명운동을 벌여 이 문제를 국제사회에 쟁점화 한 다음 유엔에서 북한인권결의안에 포함되도록 추진하려합니다.

: 서명은 한국에 있는 일반 시민에게 받는 겁니까?

: 아닙니다. 북한 인권유린 피해자인 탈북자 위주로 받습니다.


: 5년여 전만해도 정광일 씨는 요덕수용소에서 굶주리고 고문당하면서 죽을 수도 있었는데 지금은 외국 정치 지도자나 인권단체 인사들을 만나 요덕정치범수용소의 인권유린 실태를 전하게 됐습니다. 돌아오는 비행기안에서 어떤 소감이 있었습니까?

: 제가 북한에 있을 때는 보잘것 없는 인간으로 취급 받았었는데 세상에 나가 보니 북한의 열악한 인권문제에 많이 신경을 써 주시고 많은 관심을 가져 주시니까 감사할 따름입니다. 제가 저 혼자 위해 이런 일 하는게 아니잖습니까? 아직 수용소에 갇혀있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잠도 안 옵니다. 이분들 빨리 열악한 수용소에서 해방시켜 줘야겠다는 생각 많이 했습니다.

: RFA 초대석, 이 시간에는 북한 요덕 정치범수용소 출신 탈북자인 정광일 씨로부터 최근 영국과 유럽연합 의회에 가서 북한의 인권유린 실태를 증언한 소식을 들어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