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탈북동포 목회하는 이종환 목사

워싱턴-전수일 chuns@rfa.org
2014.06.16
lee_jonghwan_250 빛나라선교교회 이종환 목사.
사진-LA 중앙일보 제공

화제의 인물을 만나보는 RFA초대석, 진행에 전수일입니다.

미국에서 한인들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서부 캘리포니아주의 대도시 로스엔젤레스에 탈북동포들이 다니는 기독교 교회로 잘 알려진 ‘빛나라선교교회’가 있습니다.

지난 9년간 운영되어 온 이 교회는 탈북자들의 미국 사회 정착을 도우면서 앞으로 남북한 통일이 되면 북한의 도시와 마을 각처에 기독교 교회를 세우고 선교할 탈북자를 양성하는 큰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오늘 초대석에서는 이 교회를 이끌고 있는 이종환 목사를 모시고 탈북동포 신도들의 미국 정착 생활과 신앙에 대한 얘기를 들어 봤습니다.

전수일: 교회에 탈북자 신도가 몇 명이나 됩니까?

이종환 목사: 현재 미국 전역에 탈북동포가3백명정도되고 남가주에만 50-60명 가량 됩니다. 로스엔젤레스 인근 지역에 사는 분들도 있지만 저희 교회와 너무 먼 곳이라고 나오지 못하고 이곳에 사는 탈북자 20-30명 정도가 직장 때문에 교대로 나오고 있습니다. 매주 30명 정도가 주일 예배를 함께 드리고 있습니다.

전: 저희 청취자들이 궁금해 할 것 같습니다만, 북한에 있을 때는 기독교 신앙을 전혀 모르던 탈북자들인데 이분들이 목사님 말씀이나 성경 내용을 이해하는 데 문제가 없습니까?

이 목사: 이분들은 모두 김일성 주체사상을 몇 십년간 교육 받은 사람들인데요, 이들이 탈북해 중국 등에서 선교사의 도움을 받으며 성경을 접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들은 성경의 하나님 말씀이 마치 김일성의 얘기가 아닌가 착각할 정도라고 합니다. 주체사상이 전부 성경에서 나왔다는 것이죠. 그러니까 하나님을 증거하면 그걸 김일성으로 알아 듣는 겁니다. 저희 교회에 나오는 분들 중에 이제는 신앙의 은혜를 받아 기도원에도 다니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들은 하나님을 알고 있지만 대부분의 탈북자들은 하나님 하면 김일성이 떠오른다고 합니다.

전: 그만큼 김일성이 북한에서는 신격화되고 개인숭배되었다는 얘기네요?

이 목사: 그렇죠. 세뇌교육이 단단히 되어 있는 것이죠. 이들은 고등학교나 대학교 다닐 때 김일성 일가를 위해 죽으라면 죽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미국에 올 때까지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왔었는데 미국 도착 후에는 그런 생각이 많이 바뀌게 되었다는 것이죠. 지금도 북한에 있는 젊은이들은 김일성 일가를 위해 죽음을 불사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야 성분을 유지하고 국가에서 대우도 잘 해 주니까 그런 모양입니다.

전: 빛나라선교교회의 목표가 남북이 통일 되면 북한에 있는 여러 도시와 마을에 교회를 세우는 것이라고 들었습니다.

이 목사: 그렇습니다. 북한에 함흥 신의주 개성 등 주요 도시가 14개, 동네가 4천7백개 됩니다. 우리 교회가 그 모든 동네에 선교 교회를 세울 수는 없지만 14개 도시에는 우리 교회 신도들이 선교사로 파송되어 선교를 하자는 큰 그림을 그리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전: 기독교 신앙을 모르는 북한 고향 동포들에게 신앙을 전하고 선포하는 역할을 하자는 꿈이겠군요.

이 목사: 그렇습니다. 북한 지역에 대한 선교는 탈북동포가 복음의 기수가 되어야 하지 않겠냐는 것이죠.

전: 한국인들도 이민와 미국땅에 정착하는 게 쉽지 않지 않습니까?

영어 언어장애도 있고 문화충격도 크고. 그런데 북한 땅을 떠나 미국에 온 탈북자들에게는 미국의 자본주의 사회와 체제에 적응하기가 더 어려울 텐데요, 이분들이 호소하는 애로사항은 주로 어떤 것이고 교회에서는 어떻게 도와주고 있습니까?

이 목사: 이곳 탈북 동포의 신분은 두 가지 형태입니다. 하나는 탈북 후 한국을 거치지 않고 중국이나 러시아 등 3국을 통해 미국에 온 사람들로서 난민 지위를 받고 영주권도 받은 분들입니다.

하지만 한국을 거쳐서 온 사람들은 그게 없습니다. 그분들은 한국에서 이미 시민권을 취득했고 거기에서 혜택을 많이 받은 뒤에 여기에 온 것이죠. 그래서 여기서는 난민지위를 받기가 어렵습니다. 그 중에도 어떤 분은 영주권을 받기도 했지만 대체로 영주권 없이 살고 있습니다. 영주권 없는 문제도 있지만 언어도 문제고 문화적 충격도 장애입니다. 공산체제 아래에서 살다가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에 적응하기란 상당히 어렵기 마련이죠. 북한에서는 국가에서 주는 것만 먹고 시키는 일만 하면 됐겠지만 여기서는 본인이 스스로 일을 찾아 하고 먹을 것을 벌어야 하니까요. 물질적인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습니다.

전: 정식으로 난민지위를 받지 못한 이런 탈북자 분들은 어떤 면에서는 불법체류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이 목사: 그렇습니다.

전: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이분들이 하는 일은 어떤 일입니까?

이 목사: 거의 단순 노동입니다. 불법체류가 아니더라도 일단 노동허가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는 취업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교회에서 조금씩 도와주고 있습니다.

전: 로스엔젤레스는 한인들이 집중해 많이 살고 있는 지역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니 비록 정식 취업은 못한다 해도 한인 점포나 소매상에서 일자리 얻기는 어렵지 않을 것 같은데요.

이 목사: 어렵습니다. 공산 치하에서 살던 사람들이라서 생산적이거나 창조적인 일을 잘 못합니다. 그저 시켜서 하는 일에만 몸이 배어 있어서 그렇죠. 한인 업체들이 그래서 탈북자 쓰기를 기피합니다. 그러니 탈북자들이 한인 사회에서도 직장을 구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죠. 거기다가 몸들이 약합니다.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는 것도 문제이죠.

전: 목사님 교회에 나오는 분들 중에 정식으로 난민 지위를 받지 못한 사람들의 비율은 얼마나 됩니까?

이 목사: 3분의 2정도 됩니다. 3분의 1은 영주권이 있어서 취업을 할 수 있지만 그것도 좋은 직장은 잡지 못합니다.

전: 결혼해 자녀가 있는 사람들은 자녀들의 교육 문제도 있을 텐데요, 탈북 자녀들에 대해 교회에서는 어떤 도움을 줍니까?

이 목사: 저희가 물질적인 도움은 많이 못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미국에서 정상적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습니다. 불법체류자 신분이라도 그 자녀들은 학교에 다닐 수 있습니다. 다만 의료 혜택을 못 받죠. 특히 북한에서 탈출한 사람 중에는 동절기에 나와 동상에 걸린 분들도 많습니다. 아직 동상에서 회복하지 못한 사람도 있습니다. 그래서 발가락을 움직일 수 없는 분들도 있지요.

전: 그런 어려움 속에서 미국사회에 정착을 해야 하는 상황이군요. 그러니 이런 분들에게 기독교 신앙을 전하고 사역하는 교회를 이끄는 목사님으로도 적지않게 어려움이 있을 것 같습니다.

이 목사: 그렇습니다. 이들에게 스폰서를 연결시켜 도와주고 싶기는 한데 한인사회에서 스폰서를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남가주 사랑의 교회에서 우리 교회와 선교 협력키로 해서 이분들을 일부 지원할 계획이 있습니다.

전: 스폰서는 탈북자들에게 물질적 지원을 해줄 후원자를 말씀하시는 것이겠죠?

이 목사: 그렇습니다. 비록 영주권이 없는 탈북자라도 이들이 생활을 해 나갈 수 있도록 돕자는 것이죠. 보지도 못하는 북한주민들을 위해 북한선교도 하는데 바로 옆에 같이 살고 있는 탈북동포를 도울 수 없다면 그리스도인이라고 자랑할 수 있겠습니까? 가까운 탈북동포에게 선한 손길을 베풀 사마리아인 같은 일을 하면 좋겠습니다.

RFA 초대석, 이 시간에는 미국에서 한인들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서부 캘리포니아주의 대도시 로스엔젤레스에서 탈북동포들만이 다니는 기독교 교회 ‘빛나라선교교회’를 이끌고 있는 이종환 목사를 모시고 탈북동포 신도들의 미국 정착 생활과 신앙에 대한 얘기를 들어 봤습니다.

저는 전수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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