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권을 위해 뛴다-84] 다시 돌아보는 북한인권 관련 단체와 개인②

워싱턴-장명화 jangm@rfa.org
2011-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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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지하교회에 모인 신자들이 희미한 손전등 아래서 성경을 몰래 읽고 있다.
북한의 지하교회에 모인 신자들이 희미한 손전등 아래서 성경을 몰래 읽고 있다.
사진-순교자의 소리 제공
북한의 인권문제는 어제오늘의 얘기가 아닙니다. 짧은 시간 안에 해결될 수 있는 성질의 것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미국, 캐나다, 유럽, 한국 등 세계 각처에는 마치 자기 집안일처럼 북한 인권을 개선하기 위해 수년째 뛰는 단체와 개인이 많이 있습니다. 북한의 인권 문제를 포기하지 않고 계속 거론하는 일이 중요하며, 그럴 때 진전을 이룩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북한인권을 위해 뛴다,’ 오늘은 이 프로그램에 나온 단체와 개인을 돌아보는 두 번째 시간입니다. 질문에 양윤정 앵커, 대답에 장명화입니다.

양윤정: 장명화 기자, 지금까지 ‘북한인권을 위해 뛴다’ 프로그램에 나온 민간단체들의 면면을 보면 공통점이 몇 가지 발견되는데, 이 중 하나가 대다수가 기독교 관련 단체라는 점입니다.

장명화: 네. 맞습니다. 일부러 기독교 관련 단체만 찾은 것은 아닙니다. 북한 인권과 관련한 활동을 하는 단체를 찾다 보니 자연스레 그렇게 됐네요. 미국과 영국 등 영어권 국가들이 대부분 기독교 국가여서 인권과 관련한 기독교 단체들이 유독 많은 게 아닌가 싶습니다. 제가 만난 단체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기독교가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음 받은 인간을 그 자체로 존엄하다고 보니까 북한의 인권에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하더군요. 지금까지 국제적 기독교 단체인 ‘오픈 도어즈 인터내셔널’, 영국에 본부를 둔 기독교 인권 단체인 ‘세계기독인연대’, 국제적 선교단체인 ‘순교자의 소리’ 등이 저희 자유아시아방송 프로그램에 소개됐습니다.

양윤정: 오픈 도어즈 인터내셔널은 매년 기독교 박해와 관련된 통계 지표를 발표해 오고 있죠?

장명화: 네. 얼마 전 이 단체가 발표한 ‘세계기독교박해지수’를 보면, 북한은 기독교인들을 박해하는 50개 국가들 가운데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이로써 북한은 9년 연속 1위를 기록했습니다. 오픈 도어즈 인터내셔널의 폴 에스타부룩스 국장은 자유아시아방송에 북한의 기독교 박해 실태를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폴 에스타부룩스: 현재 북한 주민 수십만 명이 노동수용소에 갇혀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요, 이 가운데 사분의 일이 기독교인이라고 봅니다. 지금도 중국으로 피신했다가 북한으로 돌려보내진 수많은 기독교인들이 수감되고, 고문을 당하고, 처형되고 있습니다. 북한 여성이 성경을 가지고 있었다는 이유로 몇 달 전 처형당했다는 정보도 접했습니다. 이게 북한의 현실입니다.

양윤정: ‘오픈 도어즈 인터내셔널’이나 ‘순교자의 소리’는 북한 내 기독교인들에게 성경과 전도지를 전달하고, 성경 구절을 적은 풍선을 북한으로 날려 보내는 일, 탈북자들을 교회 지도자로 양성해 이들이 북한으로 들어가서 지하교회를 이끌도록 하는 지하대학을 중국에서 운영하는 등의 일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프로그램을 통해서 알게 됐는데요. 영국의 ‘세계기독인연대’는 이런 일반적인 기독교 단체와 추구하는 방향이 조금 다른 것 같아 보입니다.

장명화: 네. 사실 ‘세계기독인연대’는 공산국가들과 이슬람권을 포함해 세계 전역에서 종교적 박해를 당하는 사람들의 권익을 위해 미국, 벨기에, 홍콩 등지에 지부를 두고 의사결정권을 가진 고위층 관계자에게 관련 사안을 진정하고 탄원하는 소위 ‘로비활동’을 전 방위적으로 벌이고 있습니다. 세계기독교연대 구성원의 면면을 보면 ‘이 역할에 적임이겠다!’라는 점을 금방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우선 세계기독인연대를 이끄는 아이트켄 회장은 전직 영국 보수당 소속 고위관리 출신입니다. 전임 회장은 북한을 수차례 방문했던 캐롤라인 콕스 의원입니다. 자문단에는 내로라하는 유럽 의원들과 기독교계 지도자들이 대거 포진돼 있고, 실무급 국장들도 대부분 변호사 출신입니다. 세계기독인연대가 북한의 심각한 인권 상황에 대해 일반인의 관심을 환기시키기보다는 전 세계 인권 논의의 장으로 자리 잡아왔던 유엔인권위원회에 이 문제를 끌고 간 게 그다지 놀라운 일이 아닌 셈이죠. 제가 만나 본 세계기독교인연대의 티나 램버트 국장의 말, 잠시 들어보시죠.

티나 램버트: 저희 단체가 유엔 차원에서 북한의 인권 문제와 관련한 결의안을 상정하도록 로비활동을 시작했을 때, 여러 국가의 정부 대표들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북한 인권 결의안이 채택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라고요. 국제 안보에 당장 위협이 되는 북한의 핵 문제부터 다뤄야 하기 때문에, 한가롭게 북한의 인권 문제에 신경 쓸 여유가 없다는 설명이었어요.

세계기독인연대는 이런 난관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인권 유린 상황을 조사한 자료를 하루가 멀다고 배포하고, 여러 명의 탈북자를 스위스에 있는 유럽 유엔본부에 초청해 공청회를 개최하고, 유엔 회원국들을 설득하는 등 끝임 없이 노력했습니다. 그 결과, 2003년 4월 유엔 인권위원회에서 북한의 인권 문제와 관련한 결의안이 처음으로 통과됐죠.

양윤정: 미주 지역에 사는 한인들이 이끄는 기독교 단체도 북한 인권 문제에 열성을 보이고 있죠?

장명화: 네. 저희 프로그램에 나온 기독교 단체만 해도 ‘북한자유를 위한 한인교회연합’, ‘고향선교회’, ‘318 파트너스’, ‘PSALT(쏠트)' 등 상당히 많습니다. 미국에서 오랫동안 목회활동을 한 기독교 목사, 중국 사업가로 일하면서 탈북자를 측은히 여겨 그들을 돕다가 중국 공안에 체포되어 4년간의 혹독한 옥고를 치른 재미한인, 미국에서 태어나 자란 한인 2세 평신도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기독교 신앙이라는 공통점을 바탕으로 북한의 인권을 개선하기 위해 모이고, 토론하고, 각종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점은 비록 미주 지역에 사는 한인의 80% 이상이 기독교인이어도, 북한의 인권문제가 재미 한인 사이에서 단지 한국인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마냥 동의할 수 없는 부분도 있다는 겁니다. 미국 동부 뉴저지 주에 본부를 둔 PSALT의 미셸 김 대표의 설명, 잠시 들어보시죠.

Michelle Kim: 한인사회에는 일반적으로 교회의 정치적 관여를 혐오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특히 PSALT가 설립된 4년 전만 해도 그런 정서가 팽배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제가 '북한'이란 단어를 꺼내면 일부 한인들은 무척 예민하게 반응했습니다. 특히 이민 1세대에서 심했습니다. '북한'이란 말을 꺼내면 많은 사람이 반사적으로 북한을 둘러싼 복잡한 정치적 논쟁, 한국 전쟁, 그리고 이를 전후해 개인적으로 겪은 고초들을 연상하시더군요. 정말이지 쉽지 않은 과제였습니다.

양윤정: 기독교 단체뿐만 아니라 유대교 단체도 북한 인권에 앞장서고 있죠?

장명화: 네. 그렇습니다.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에 본부를 둔 국제적 유대인 인권단체인 '사이먼 위젠탈 센터'가 가장 유명합니다. 이 단체는 설립자인 사이먼 위젠탈 씨가 강제수용소에서 풀려난 뒤 나치전범 색출과 전 세계에 홀로코스트, 즉 유대인 대학살을 알리는 일에 전념해왔는데요. 10년 전부터 북한의 인권 문제에도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사이먼 위젠털 센터의 아브라함 쿠퍼 부소장의 말, 잠시 들어보시죠.

아브라함 쿠퍼: 북한 정권은 아버지로부터 아들로 이어진 북한의 두 독재자가 쥐락펴락했는데요, 세계 역사상 최악의 두 체제를 섞은 나라가 바로 북한입니다. 구소련의 스탈린식 통치와 독일의 나치즘을 통합한 거죠. 구소련 전역에 설치된 수천 개의 수용소를 통해 스탈린은 정적을 숙청하고 비밀경찰을 동원해 사회를 지배하는 공포정치를 폈고, 독일 나치는 독가스로 유대인 600만 명을 죽였습니다. 북한 희생자의 규모는 구소련이나 독일보다 적지만 북한 정권의 잔인성은 스탈린이나 나치 정권과 똑같습니다.

양윤정: 인간의 존엄, 자유, 평등, 인권존중 등의 보편적인 가치가 북한 땅에도 속히 자리 잡기를 바라는 여러 민간단체들의 활동을 돌아봤는데요, 청취자 여러분이 힘을 내셨으면 좋겠네요. 장명화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북한 인권을 위해 뛴다,’ 질문에 양윤정 앵커, 대답에 장명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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