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권을 위해 뛴다] 휴먼라이츠워치
워싱턴-장명화 jangm@rfa.org
2009-11-03
MC: 미국과 유럽에는 마치 자기 집안일처럼 북한 인권을 개선하기 위해 수년째 뛰는 단체들이 많이 있습니다. 미국과 유럽이 침묵하면 북한의 주민들은 세계의 외면 속에 방치될 수 있다고 우려하기 때문입니다. ‘북한인권을 위해 뛴다’ 오늘 이 시간에는 국제적인 인권감시 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를 찾아갑니다.
진행에 장명화입니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지난 조지 부시 미국 행정부 8년 내내
북한의 인권 문제에 관해 다른 어느 인권 단체보다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그동안 미국의 유력 일간지인 월스트리트 저널, 뉴욕타임스,
영국의 가디언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주요 언론 매체를 통해
북한과 중국, 그리고 심지어 한국에 관한 비판적인 글을 수없이 발표했습니다.
북한정부의 잔인함은 둘째 치고,
탈북자들이 가장 많이 거치는
중국이 탈북자를 난민으로서 인정하지 않고 강제로 송환하는 데다,
김대중, 노무현 한국 정부가 북한 인권에 침묵했기 때문이었습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또 매년 초에 발표하는 세계 인권보고서를 통해
북한의 열악한 인권 상황을 줄기차게 폭로해 왔습니다.
지난 1월 발표한 19차 연례 보고서는
"북한이 여러 곳에 대규모 강제수용소를 운영하고 있고,
이곳에는 어린이들을 포함해 수십만 명이 처참한 여건 속에서 노예 상태로 살고 있다"면서 북한의 심각한 인권 유린이 개선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현실을 거듭 지적했습니다.
이렇게 휴먼라이츠워치가 북한 인권의 참상에 대해 목청을 높여 성토한 지는
10년이 채 안됩니다. 특별한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었습니다.
엄밀하고 공정한 조사를 위해 연구원들이 해당 국가를 방문해
가해자, 피해자, 목격자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데,
북한에서는 그런 전통적인 방법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었습니다.
휴먼라이츠워치의 케이 석 북한 담당 연구원입니다.
케이 석: 북한의 인권 문제가 심각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저희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많았기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내부적으로 논의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결론은 이랬습니다. 저희가 할 수 있는 연구 조사, 혹은 캠페인이 한계가 있다 하더라도 어떤 역사적인 기록을 남기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고,
그런 노력을 해야 한다는 결론이었습니다. 그래서 본격적으로 북한 프로그램을 시작했습니다.
이런 결정으로 휴먼라이츠워치는 기자 출신으로 홍보를 담당하던 석 씨를
북한 담당 연구원으로 임명하고 북한 보고서를 내게 했는데요,
이게 바로 "생존의 문제: 북한 정부의 식량 통제와 기아 위기"입니다.
33쪽 분량의 이 보고서는 북한 정부의 식량 정책 현황과 문제점,
그리고 남북한과 중국 정부에 대한 권고안 등을 담아내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2006년에 발표한 "개성공단 보고서"에서는
개성공단 노동자들의 임금, 노동시간, 노사분쟁, 노동자들의 권리 인식,
성차별과 성희롱 등에 대한 문제들을 제기했고,
특히 임금직불제, 즉 임금을 노동자들에게 직접 지불하지 않는 점과
저임금 문제를 강조했습니다.
이어 2007년에 낸 보고서에서는 북한 당국이 2004년 말 이후
중국으로 넘어갔다가 적발된 주민에 대한 처벌 정책을 강화한 내용을 밝혀내기도 했습니다.
특히 이들 가운데 단순히 먹을 것을 찾아 도강한 주민들에게도
최고 5년까지 징역형을 선고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에는 인권 문제가 없다"고 강하게 반박하는 북한 정부에게
인권을 개선하라는 조언과 노력 자체는 오랫동안 거의 쇠귀에 경을 읽는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열 번 찍어서 안 넘어가는 나무가 없다고,
북한이 마침내 인권문제를 개선하는 데 조금씩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케이 석: 예컨대 도강자의 경우 처벌 수위가 완화되고 있습니다. 처벌 수위에는 두 가지 면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감옥, 교화소에 보낼 경우, 얼마나 오랫동안 보내느냐는 점은 굉장히 중요한 문젭니다. 왜냐면, 교화소 같은 데는 대부분 식량과 의료지원이 전혀 없거나 아주 부족하기 때문에 오래 있을수록 거기서 사망할 확률이 커집니다. 또 하나 중요한 부분은 교화소에 들어갈 때까지 취조를 받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인권 침해가 벌어지느냐는 겁니다. 고문을 한다든지 때린다든지 이런 문제가 계속 많이 드러났었는데요, "그런 부분이 상당히 완화됐다"라는 분들을 여러분 만났습니다.
게다가 북한이 얼마 전 11년 만에 개정한 새 헌법에
'인권'이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한 점 역시 주목해야 할 변화라고 석 연구원은 강조합니다.
뒤늦은 감이 있지만, 그나마 이 같은 작은 변화는 북한의 인권 개선에 희망을 걸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고 있습니다. 왜냐면 이러한 변화는 북한 정부가 인권 탄압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을 의식한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케이 석: 뭐랄까요. 저희 역할은 이미 크게 부풀려진 풍선에 바늘을 톡 찌르는 그럴 일입니다. 북한도 마찬가집니다. 전 세계에 흩어진 인권단체들 혹은 유엔기구들, 정부들, 이 모두가 하나의 공동체로 지속적으로 같은 문제를 계속 제기하고 계속 압력을 넣고 계속 설득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렇게 했을 때는 효과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오늘도 휴먼라이츠워치는
한국의 경북대학교 인권과 평화센터, 대한변호사협회, 앰네스티 인터내셔널 등
여러 인권 단체들과 함께
다음 달 열리는 유엔인권이사회의 북한에 대한 '보편적 정례 인권검토'에 대비하기 위해
땀을 흘리고 있습니다.
유엔인권이사회가 지난 2006년부터
새롭게 실시하고 있는 국가별 인권상황에 대해 심의하는 이 ‘보편적 정례검토’를 통해,
휴먼라이츠워치가 펼쳐온 북한의 인권을 개선하는 노력에 있어서
교두보가 되기를 기대해봅니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여러분 그럼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진행에 장명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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