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통신] 시집 ‘김정일의 마지막 여자’ 낸 장진성 시인 “김정일의 타락한 사생활 고발”

여러분 안녕하세요, 서울통신의 양성원입니다. 지난해 ‘내 딸을 100원에 팝니다’라는 시집을 출간했던 탈북 시인 장진성 씨가 지난주 ‘김정일의 마지막 여자’라는 두 번째 시집을 펴냈습니다. 이 시집은 1999년 ‘준마처녀’라는 노래로 북한 주민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던 북한 여가수 윤혜영 씨가 자신의 환심을 사려고 애썼던 김정일 국방위원장 대신 끝내 사랑하는 사람을 택해 2003년 그와 함께 자살했던 실화를 서사시 형식으로 표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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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ond poetry 200
장진성 시인의 두 번째 시집 '김정일의 마지막 여자'

북한에서 김일성종합대학을 졸업하고 조선노동당에 소속한 작가로 활동했던 장 씨는 이번 시집을 통해 김정일 위원장을 비롯한 북한의 특권층을 고발하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오늘 서울통신은 탈북 시인 장진성 씨를 만나 그의 두 번째 시집 ‘김정일의 마지막 여자’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양성원:

작년에 발간한 시집 ‘내 딸을 100원에 팝니다’에 이어 이번에 ‘김정일의 마지막 여자’라는 시집을 출간했는데요. 간단히 두 작품을 비교한다면?

장진성:

시집 ‘내 딸을 100원에 팝니다’가 일반 북한 주민의 참상을 이야기했다면 이번 두 번째 서사시 ‘김정일의 마지막 여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중심으로 한 북한 특권층의 호화로운 생활에 대한 고발 문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은 북한 주민 300만 명이 아사한 원인을 밝혀주는 책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양성원:

북한의 여가수 윤혜영과 관련한 실화를 서사시 형식으로 표현하셨는데 그 내용을 간단히 소개해주시죠.

장진성:

‘보천보전자악단’의 윤혜영이라면 북한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이고 ‘준마처녀’라는 유명한 노래를 부른 가수입니다. 가수 윤혜영이 보천보전자악단에서 노래를 부르는 과정에서 김정일 위원장의 관심을 끌게 됐는데 윤 씨가 기쁨조로서 삶이 아니라 진정한 사랑을 선택했다는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김 위원장이 윤혜영의 관심을 끌려고 선물 공세를 했고 권력자로서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줬는데도 윤혜영은 자기 애인과 함께 목란관 지붕에서 떨어져 자살한 사건이 2003년에 있었고 이 실화를 바탕으로 엮은 서사시입니다.

양성원:

윤혜영과 관련한 사건을 어떻게 알게 됐습니까? 시의 내용이 전부 사실인가요?


장진성:

윤혜영 사건은 북한의 문화계가 다 아는 유명한 일입니다. 윤혜영이 갑자기 실종된 데 대한 의문이 증폭했습니다. 떨어져 자살했을 때 윤혜영은 살아 있었습니다. 그걸 김 위원장이 분을 삭이지 못하고 반드시 살려서 처형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에 비공개 처형을 했지만, 이것이 북한의 문화계를 중심으로 많이 알려지게 됐습니다. 이 서사시는 김 위원장의 사생활을 집중적으로 분석했습니다. 제가 그러한 정보에 접근할 수 있었던 이유를 설명하자면, 북한에는 당 조직부 5과라는 게 있습니다. 이 5과란 김 위원장의 사생활을 전담하는 부서입니다. 저는 5과 직원들과 사적인 인연이 있었고 김정일 대동강초대소라는 게 있는데 그곳 의례원과 은밀한 이야기를 나눌 기회를 자주 얻었습니다. 또 제 친인척들과 연고 관계로 김 위원장의 측근을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김정일 위원장을 찬양하는 서사시 시인으로 근무했습니다. 저에게는 김 위원장의 측근과 직접 만나 취재할 수 있는 특권이 있었습니다.

양성원:

이번 시집을 통해 하고 싶은 말, 전하려는 메시지를 꼽는다면?

장진성:

저는 이 책에서 단순히 독재자 김정일 위원장을 고발한 게 아니라 김 위원장이 권력을 가지면서 대신 잃을 수밖에 없는 어떤 인간적인 상실감을 조명함으로써 김 위원장 개인을 인간적으로 고발했습니다. 또 1인 독재체제의 북한에서 모든 주민이 고통받는 북한 체제의 실상을 이 시집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양성원:

‘죽을 각오를 하고 이 책을 세상에 내놓는다’고 시집 머리글에서 말한 이유는?

장진성:

김정일 위원장에 대한 신격화는 북한의 대내외 정책의 최우선인데 이 부분을 자극하면 북한 정권을 가장 자극하게 됩니다. 저는 이 책을 통해 북한 정권이 가장 아파하는 부분을 건드렸습니다. 이 책이 나온 이후 그 어떤 위험도 감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죽을 각오를 하고 세상에 내놓는 책이라고 말했습니다.

양성원:

머리글에 보면 당 조직부 5과 의례원과의 만남이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는데요. 왜 충격적이었습니까?

장진성:

5과 의례원들을 만났을 때, 그들은 처음에 김정일 위원장의 사생활에 대해 말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북한에서는 김 위원장의 사생활에 대해 말하면 3대를 멸족시킵니다. 결국, 인민의 지도자로 선전하면서도 그 인민이 알아서는 안 되는 김정일 위원장입니다. 제가 5과 의례원을 만났을 때 가장 충격적이었던 점은 인간 김정일의 모습이었습니다. 제가 북한에서 세뇌당했던 김 위원장은 신과 다름없는 인민의 어버이였는데 5과 의례원들이 말하는 김 위원장은 굉장히 부패했고 타락한 인간 김정일에 불과했습니다.

양성원:

시를 보면 김 위원장의 사치스러운 생활상이 잘 묘사돼 있는데요. 가장 핵심적인 부분을 직접 소개해준다면?

장진성:

시 내용 중에 김 위원장은 윤혜영의 생일에 집단체조 ‘아리랑’을 보러 같이 가는 장면이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15만 명이 참여하는 ‘아리랑’에 윤혜영의 노래 ‘준마처녀’를 제작진에 삽입하도록 직접 지시를 했고 윤혜영과 함께 관람을 하면서 사적으로 이 공연을 선물한 것입니다. 김 위원장이 윤혜영의 생일 선물로 100만 달러짜리 요리를 해주는데 도미회의 눈알 부분에 100만 달러짜리 벨기에산 다이아몬드를 박아 회를 선물해주는 대목이 있습니다. 또 김 위원장이 윤혜영과 20만 달러짜리 헤네시 코냑을 마시면서 자기를 국가 지도자가 아니라 인간적으로 존경해 달라고 말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양성원:

시에도 잠깐 나오지만, 김 위원장의 부인이 여러 명이지 않습니까? 그중에서 라혜경이란 인물이 생소한데요.

장진성:

라혜경은 76년생으로 평양음악무용대학을 다녔는데 97년 졸업을 앞두고 96년 김 위원장의 저택으로 들어갔습니다. 평양음악무용대학 특설학부 피아니스트였고 그의 아버지는 중앙당 조직부에서 인사를 담당하는 라 부부장입니다. 라혜경이 김정일 위원장의 동거녀로 들어간 사실을 확인한 계기는 훗날 평양음악대학 교수들을 김 위원장이 초대했는데 라혜경은 그 교수들에게 ‘내가 김 위원장에게 교수님을 보고 싶다고 졸랐다’고 이야기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김 위원장이 2005년에 평양음악무용대학을 시찰했는데 그 일도 라혜경과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양성원:

이번 작품이 북한의 인권 개선에 도움이 되리라고 봅니까?

장진성 :

북한의 모든 고통의 화근, 그 원인은 김 위원장입니다. 김 위원장 개인 체제의 국가이고 1인 철권정치로 장기 집권 체제이기 때문에 김 위원장에 대한 고발은 북한 인권에 대한 근본적인 고발이다, 저는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양성원:

앞으로 어떤 작품 활동을 하고 싶은가요?

장진성 :

동아일보에서는 소설을 쓰고 싶다고 보도했는데 소설보다는 탈북자들이 여기 남한에 와서 정착하는 과정에서 느꼈던 감정을 표현한 시집을 내고 싶습니다. 탈북자들은 남과 북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통일의 자산이기도 합니다. 이런 사람들의 고충이 무엇이고 이들이 무엇을 소망하는지 또 어떤 점에서 행복한지를 시로 표현한 시집을 내고 싶습니다.

오늘 서울통신은 탈북 시인 장진성 씨의 두 번째 시집인 ‘김정일의 마지막 여자’에 관한 장 시인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양성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