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문화 기행: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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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현주 leeh@rfa.org

자전거라는 동요가 있습니다. 따르릉 따르릉 비켜나세요 자전가 나갑니다..이렇게 시작하는데, 남쪽의 자전거 종 소리 정말 따르릉 따르릉 납니다. 북쪽 자전거 종도 같은 소리가 날지 궁금합니다. 남쪽에서 자전거는 이제 주요 교통 수단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해도 많은 사람들이 이 자전거에 대한 추억을 가지고 있고 건강과 환경 문제가 크게 부각되면서 사람들은 다시 자전거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아침 7시 30분. 목동에 직장이 있는 직장인 오영욱(가명)씨의 출근 준비는 남들과 좀 다릅니다. 옷차림은 특별할 것이 없지만 손에는 길고 두꺼운 장갑이 들려있습니다. 오영욱 씨는 주차장에 세워둔 차를 그대로 두고, 자전거를 꺼내옵니다.

아침에 자전거로 출근하는데요 한 10분쯤 걸리는데요.. 자전거 타고가면 바람도 그렇고 스트레스가 날라가는 것 같습니다.

요즘 남쪽에선 오영욱씨 처럼 자전거로 출퇴근 사람하는 들이 늘고 있습니다. 자전거로 출근하는 사람들을 줄여서 ‘자출족’ 이라는 애칭도 생겼습니다.

자전거 이용이 많은 북쪽에선 이게 무슨 특별한 일이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직장인 평균 출퇴근 시간이 차로 1시간이 넘게 걸리고 자동차가 길에 넘쳐나는 남쪽에선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것이 일반적인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인터넷에 있는 자전거 출퇴근 동호회 회원이 무려 15만명이 모일 정도로, 최근 이런 자전거 출퇴근 족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기름값이 오르고 환경 문제가 심각해지고 건강이 중요한 화제가 되면서 사람들은 한동안 관심이 없던 자전거에 다시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한동안 내리막 길을 걸었던 자전거 산업도 활력이 생겼습니다. 티타늄 소재로 된 산악형 고급 자전거에서부터 보급형 일반 자전거까지 자전거 업체 매출은 매년 상승 곡선입니다.

요즘은 또 많이들 찾으세요... 어른 아이부터 70대 노인까지.

가좌동에 자리한 한 자전거 대리점 사장의 설명이었습니다. 이 자전거 대리점은 세련된 은색 간판에 유리창 안쪽엔 여러 대의 자전거들이 줄서서 진열돼 있습니다.

깔끔하게 정리된 모습이 흡사 자동차 전시장과도 같은 이 곳이 바로 현대판 자전거포 입니다.

바퀴에 바람이 빠지면 바람도 넣어주고 자전거를 팔고 사던 예전 시장 구석, 허름한 자전거포들이 사라지고, 이런 전문적인 자전거 대리점이 생기고 있습니다.

물론 자전거의 모습도 변했습니다. 얇은 차대에 날렵한 모양의 자전거들이 인기입니다. 색상도 검은색 일색에서 벗어나 총천연 무지개색 입니다. 성능이나 기능보다도 모양이 중요한 구매 기준이 되고 있습니다. 1944년 문을 연 자전거 회사 삼천리 자전거, 심재주 개발 부장의 설명입니다.

제가 처음에 들어왔을때만해도 디자인부라는게 없었죠… 근데 뭐 지금은 디자인, 즉 모양이 정말 중요합니다.

그래도 자전거 하면, 이런 예쁜 모양보다는 큰 바퀴에 든든한 흙바지가 붙어있고 뒤에 짐 놓는 자리가 넓게 마련돼 있는 쇠로 만든 짐 자전거가 떠오르는데요, 이 크고 묵직한 짐 자전거 한 대면 못하는 일이 없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시골에서 자라 젊었을 때 일하러 상경했다는 택시운전기자 양운석 씨는 이 짐 자전거로 쌀가마니 옮기던 때를 기억합니다.

짐 자전거가 아니어도 쌀 한가마니는 정도는 다 실어 날르고 그랬죠. 그때 서울에서 올라와서 제가 뭐 학력도 없고 그래서 문구 회사에서 짐 자전거로 짐도 나르고 그랬습니다.

연애할 때도 이 자전거 하나 있으면 최고였습니다.

시골에서야 자전거에 애인 뒷 자리에 태워서 나가고 그랬죠. 요즘은 뭐 오토바이 많이 타던데…

이 시절 자전거는 학교를 통학하는 유일한 교통 수단이자 집 안의 유일한 자가용이었습니다. 출근길 자전거 위에 앉은 오영욱 씨도 집에 한 대 밖에 없었던 자전거에 조바심 치던 때가 있습니다.

아버지가 일요일날 안 끌고 나가시나 지켜보고 있다가 안 가져 나가면 몰래 타고 나가고…

그러나 지금, 쌀가게의 짐 자전거 자리는 모두 오토바이에게 내줬고 오영욱씨의 아들 딸은 각각 한대씩 자전거를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취재를 위해 자전거에 대해 물었던 모든 취재원들이 이렇게 웃으며 추억들을 털어놨습니다. 이렇게 남쪽 사람들의 기억 속 자전거는 추억을 불러오는 향수어린 물건입니다. 그렇지만 남쪽이 향수라면 북쪽은 현실입니다.

최근 관광지로 개방된 북쪽 개성. 개성 거리에선 자전거를 탄 주민들을 흔히 볼 수 있었는데요... 자전거를 탄 북쪽 주민들, 남쪽 관광객들도 유심히 봤던지, 남쪽 인터넷엔 북쪽의 자전거 얘기가 많이 올라와 있습니다.

최근 개성을 다녔왔다는 한 남쪽의 자전거 출퇴근 카페의 회원은 북쪽의 자전거가 거의 일본 수입산으로 보여 놀랐다고 적고 있고, 북쪽에서 최근 시작한 인터넷 쇼핑몰에 등장한 모란봉 산악 자전거가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북쪽은 자전거 면허를 따게 하고 번호판을 교부하는데 반해, 남쪽은 자전거 면허나 번호판은 없습니다. 이런 운영 체제만을 보면 북쪽의 자전거는 남쪽의 자동차와 비슷한 위치에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남쪽의 자전거 종 소리들을 들어보세요. 어떤 소리가 북쪽 자전거 종 소리와 같은지 궁금한데요. 요즘 남쪽에서 만들어지는 어린이용 자전거엔 컴퓨터 게임에서 나는 오락 소리, 노래 소리가 이런 종 소리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남쪽에선 자전거를 타는 사람을 위해 자전거 전용 도로를 만드는 작업이 한창인데요, 경기도에서 임진각과 개성 구간 27km을 잊는 자전거 도로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계획으로 끝나지 않고 남북이 연결돼, 시원하게 개성까지 자전거 타고 달려봤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