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화기행: 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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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이원희 leew@rfa.org

계는 남한 사회에 곳곳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사회조직입니다. 계라는 명칭을 쓰지 않아도 많은 모임들이 계의 형태에서 출발 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하지만 계의 형태가 남북한이 오랜 분단의 세월을 지내면서 북한은 거의 사라졌고 남측은 본래의 뜻과 다르게 변질되기도 했습니다. RFA 남북기행, 오늘은 계모임 입니다.

"한 달에 한 번씩 만나니까 즐거운 거지 그리고 봄 가을에 여행 다니고..." "푼돈을 모아 가지고 몫 돈을 쓸 수 있는 좋은 의미가 있지만 중간에서 잘못 될 때가 많으니까 피해자가 생길 때가 있어요...""저희는 동참 모임 때문에 했는데 보통 적은 액수로 했어요. 깨지거나 그런 것은 없었어요. 큰돈이 아니기 때문에..."

이렇게 계 모임의 목적은 조금씩 다르지만 남측에서는 거의 계원들이 한 달에 한 번씩 모여 회비나 곗돈을 내고 식사를 하면서 소식도 전하고 즐거움을 나누는 형태가 대부분입니다. 회원들은 동네 이웃이나 학교 동창 등으로 조직이 되어 한 달에 한 번씩 모아진 계돈은 계원들이 번호를 정해 현금으로 타기도 하고 아니면 여행을 간다던지 단체 공연 관람 등도 하고 있습니다. 더러는 평소에 선뜻 사기 어려운 명품 가방이나 밍크코트를 마련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계를 했다 손해를 본 경험이 있습니다. 가정주부 윤영선씨의 말입니다.

윤영선: 내가 피해를 봐도 너무 크게 봤어요. 왜냐하면 형제를 거기에 넣었다 떼어서 형제의 돈을 다 물어 주었거든요 그러니까 너무도 피해가 많아서 나는 계를 좋아하지 않아요.

하지만 조그마한 친목계를 통해 어려운 사람을 돕는 일을 하는 계모임도 있습니다. 지금 미국에 사는 김현숙 할머니 할머니들이 계를 들어 그 돈으로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또 조금씩 쪼개어 이웃을 돕는 일도 하고 있습니다.

김현숙: 한 달에 20달라 정도 내고 점심 먹고 거기서 돈이 모아지면 돈 보태서 여행도 가고 찜질방도 하고 서로 위로하고 그리고 1년에 한 400달라 정도씩 남미의 애 하나 공부 시키고 있어요.

그러면 북한의 경우는 어떤지... 북한은 당에서 허락하지 않은 어떤 모임도 일반인들은 가질 수가 없다고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정착한 탈북자 리허각 씨는 말 합니다.

리허각: 동창회를 하던가 친구들의 사적인 모임을 가지면 보위부에서 다 잡아갑니다. 연말 모임이라는 것은 앉아서 수령님 만수무강을 축원 합시다 하며 노래 한마디 부르는 거죠.

특히 남성들을 그렇게 좋아하는 개인들의 술자리도 가질 수가 없다고 전합니다.

리허각: 그것 했다가는 큰일 나죠, 조직 생활이라 사적공산국가라는 것이 원래 그렇지 않아요. 한국으로 말하면 공원들 당 일꾼이나 안전원이나 이렇게 할 일 없는 그런 사람들은 좀 자기네끼리 모여 술도 먹고 식당에서 이러저러한 말들을 할 수 있지만 일꾼들은 딱 통제 하는 겁니다.

북한의 여성들도 마찬 가집니다. 계 같은 모임은 전혀 가질 수가 없고 다만 조직으로서의 모임만이 있을 뿐이라고 탈북인권 연대의 강학실 씨는 말합니다.

강학실: 따로 모임 하는 계는 아니고 조직체계로 되어있다 보니 계가 따로 없다 해도 모든 것이 다 계같이 되어 있어요. 모임이 다 조직적으로 되어 있으니까...

남한에서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동창회나 계모임 아니면 취미활동을 하는 동호인 모임 등 이렇게 많은 모임에 참여 하고 있습니다. 물론 가장 성행하는 것은 계모임입니다. 가정주부 육일영 씨의 얘기를 들어보죠.

육일영: 친구들 끼리 하는 거 큰 거 해가지고 떼이기도 했어요 도망가서 내가 물어 준 적도 있어요 그것도 잘 알아서 해야지... 하지만 한 달에 한 번씩 만나니까 즐거운 거지 돈 모아서 봄가을 에 여행 다니고 엄마들이 많이 해요.

육일영 씨는 6.25 이후 어머니 세대 살림이 어려웠을 때는 계를 통해 목돈을 만질 수도 있었고 살림 장만도 했었다고 회고합니다.

육일영: 옛날에는 은수저 계, 은수저 10개씩 타가고 반지로 한량씩 타가고... 팔찌 하나가 3만원 하던 시절에 계할 때 조금씩 푼돈으로 내서 그 돈 타면 금 팔찌하나 하고.

이 계의 어원은 순수 고유어로 뜻은 결취, 또는 계합으로 여러 사람이 같은 목적을 가지고 모인 집단입니다. 한국의 풍속에 보면 시골의 모든 향 읍 리 에 계가 만들어 져 있다는 설명이 나옵니다. 이는 계가 널리 존속해 있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계는 목적 구성원, 기능 운영방법에 따라 나누어지고 친목 사교계, 지역주민의 공동체 계 그밖에 특정 목적을 가진 각종 계가 있습니다.

이 계가 품앗이 일 수도 있고 또 두레 역할도 했다고 워싱턴 문인협회 이문형 고문은 말합니다.

이문형: 사실 두레라는 의미, 품앗이라는 의미 우리가 어떤 특별한 투자를 해서 모임 을 하는 것이 아니고 서로가 서로를 돕는 차원의 모임 이었죠. 그러나 계를 하는 팀원들의 책임감이나 상대를 배려하는 의식이 바탕으로 하는 계라면 두레라는 것과 거의 버금가는 좋은 단체로 평가 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많이 변질되고 있어 오히려 해가 될 때가 있다는 거죠 다시 이문형 고문의 얘기입니다.

이문형: 순전히 돈을 모으기 위해서 모여가지고 거기에 어떤 불상사가 생길 수는 얼마든지 있어요. 곗돈을 못 낼 형편에 처한다든가 그러면 서로 그 어려움을 배려 해주는 또 다른 도움을 줄 수도 있고 참 좋은데 그러면 서로살고 서로 도움을 받는 그런 계가 되는데 남을 전혀 배려하지 않고 내 것만 챙기려고 하는 그런 풍토 속에서 계모임은 굉장히 위험하다고 보여지죠.

북한에서 개인적인 모임은 어렵지만 두레나 품앗이 같은 미풍양속은 남아 있는지 다시 탈북인권 연대 강학실 씨로부터 들어봅니다.

강학실: 엣 날 토지개혁하기 전에는 6.25전쟁 일어나기 전에는 품앗이 반 이라고 있었어요. 그런데 50년 이후 부터는 없죠. 북한에는 개인 것이 없으니까 품앗이라는 것이 있을 수 없어요. 농장도 공장도 개인 것이 없는데.. 결혼식이나 무슨 환갑잔치 때도 친척들이 모이고 동네에서 조금 도와주고 그러지 지금은 다 먹고 살기 바빠 죽겠는데 언제 뭐 그런 것 할 여지가 없고...

워싱턴 문인 협회 이문형 고문은 모든 것이 현대화 되어 갈수록 힘든 노동을 함께 나누어 상부상조하는 두레 같은 아름다운 미풍양속이나 서로 노동력을 교환하여 돕는 품앗이 같은 공동 노동이 우리 생활에 다시 자리를 잡았으면 한다고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