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혜신의 오늘의 미국] 남자 앵커가 줄어드는 미국 방송국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미국의 서부 캘리포니아 주에 있는 로스앤젤레스에서 인사드립니다. 오늘은 미국 주요 방송국에서 남자 앵커가 소수가 된다는 변화상과, 미국이 한때 간절히 원했던 새를 지금은 얼마나 싫어하는 지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로스앤젤레스 박물관에 ‘한국관’이 들어선 한인의 이민 역사를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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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주요 방송사 여성 앵커 시대

먼저 미국 방송국의 큰 변화부터 말씀드립니다. 미국에는 라디오 방송국이 만 몇 천 군데이고 텔레비전 방송국도 무척 많습니다. 상당수의 라디오와 텔레비전은 일부 지역에서만 듣고 볼 수 있지만 주요 방송사 프로그램은 많은 지역에서 듣고 볼 수가 있습니다. 특히 텔레비전의 세군데 채널 ABC, CBS, NBC는 가장 많은 사람이 보는 방송이고, 세 방송사의 저녁 뉴스는 시청자에게나 방송국에 중요한 시간입니다. 여론도 만들어지고 광고수입도 크기 때문입니다.

그처럼 중요한 세 군데 주요 방송사의 저녁 뉴스를 진행하는 앵커는 오랫동안 남자들의 차지였습니다. 미국은 어느 나라 못지않게 남녀평등을 강조하는 나라이고, 어느 나라보다도 일하는 여성이 많아서 일하는 인구의 거의 반이 여성입니다. 그러나 미국에서 같은 일을 하고 여성이 받는 봉급은 남자보다 적고, 중요하고 높은 직책에는 남성이 여성보다 훨씬 많습니다. 가장 앞선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이 일하는 방송국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런데 세 군데 주요 텔레비전 방송국의 저녁 뉴스를 담당한 앵커만은 사정이 달라집니다. CBS 텔레비전은 몇 년 전부터 케이티 쿠릭이라는 여성이 혼자 저녁 뉴스 앵커를 하고 있고, 내년 1월부터는 ABC 텔레비전도 여자 단독 앵커 시대가 됩니다. ABC 텔레비전에서 단독 앵커를 맡게 될 다이안 소여 씨는 북한 취재도 했던 언론인입니다. 십대 때 미인대회에서 최고 미인으로 뽑혔던 다이안 소여 씨는 너무 아름다운 게 텔레비전 저널리스트로 일을 할 때 단점이 됐던 사람입니다. 63세인 지금도 무척 아름답지만 젊었을 때의 찬란한 아름다움은 수그러들어 이제는 저녁 뉴스 앵커가 될 수 있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이제 몇 개월 뒤부터는 미국의 3대 텔레비전 방송사 가운데 두 군데 방송사의 가장 중요한 뉴스 앵커가 여자이고 NBC 방송사만 남자 앵커가 됩니다. 남자 앵커가 소수가 되는 때입니다. 텔레비전이 생긴 뒤 능력 있는 수많은 여성들이 뉴스 앵커를 하려고 했지만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포기했어야 했고, 때로는 남자와 공동 앵커를 하기도 했지만 공동이라기보다는 보조에 그치다가 밀려나기도 했습니다. 그런 시절을 거쳐 이제는 여성들이 주요 방송국 단독 뉴스 앵커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텔레비전 시대가 온 것은 남녀에 모두 평등한 사실입니다. 다만 텔레비전 저녁 뉴스가 컴퓨터 인터넷이나 24시간 뉴스를 하는 케이블 채널에 밀려서 과거보다 영향력이 많이 줄어든 시대가 돼서야 여성 단독의 앵커 시대가 온 것은 아쉽습니다.

뉴욕 센트럴 파크 찌르레기 때문에 몸살

요즈음 미국 각 지역에서 가장 많이 하는 걱정 가운데 하나는 영국의 위대한 작가인 셰익스피어의 작품 ‘헨리 4세’에 나오는 찌르레기라는 새가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1800년대 초 뉴욕의 아름다운 공원 센트럴 파크에서는 참새처럼 생겼지만 참새보다 몸에 무늬가 더 많은 찌르레기 100 마리가 하늘 높이 날아올랐습니다. 당시 미국 사람들이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나오는 모든 새를 미국에 들여오자면서 유럽에서 들여온 찌르레기였습니다. 귀하게 들여온 찌르레기 100마리가 2백년이 지난 지금 북미 지역에 약 2억 마리로 늘어나 미국에서 가장 흔한 새가 됐습니다.

알래스카 주에서부터 캘리포니아 주에 이르기까지 모든 지역에 퍼져 사는 수많은 찌르레기들이 많은 사고를 친다는 게 지난 몇 년 사이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비행기 날개에 새가 들어가 사고가 난 뒤에 알고 보면 거의 찌르레기입니다. 찌르레기는 소를 기르는 목장에도 수없이 나타나 독성물질을 옮겨 질병을 퍼뜨리고 미국 새를 어디론가 쫓아 보내기도 합니다. 워낙 숫자가 많으니 몸집이 작은 새라도 분비물이 많아 치우기도 힘들고 돈도 많이 듭니다.

지난해 미국 정부에서는 독을 써서 170만 마리의 찌르레기를 없앴지만 바닷물을 삽으로 퍼내는 겪입니다. 번식률이 워낙 빨라서 도저히 없앨 수가 없습니다. 식성이 좋아 아무 것이나 먹고 생명력이 강하며 총알처럼 빨리 높게 나는 새가 찌르레기입니다. 과거에 셰익스피어를 동경하며 원했던 새 찌르레기를 보면서 요즈음 많은 미국 사람들은 셰익스피어를 원망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LA 미술 박물관에 한국관 들어서

미국에는 각 지역마다 박물관이 있습니다.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대표적인 박물관은 로스앤젤레스를 줄여 ‘LA 카운티 미술 박물관’이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LA 카운티 미술 박물관’처럼 규모가 큰 박물관에는 세계적으로 이름난 미술이나 보물 수준의 작품이 많이 전시돼 있어 세계 각 나라에서 온 관광객들이 몰려듭니다.

‘LA 카운티 미술 박물관’에 이번에 ‘한국관’이라는 한국 전시실이 마련됐습니다. 전에도 ‘한국관’이 있었는데 지난 3년 반 동안 고치고 또 고쳐서 이번에는 아주 좋은 곳에 넓게 자리 잡았습니다. 여러 개의 방을 한옥 구조를 본떠 디자인했고 여성들의 공간인 규방실과 남성들의 공간인 선비실도 있고 각 방마다 한국의 그림이나 도자기 등 많은 유물들이 전시돼 있습니다. 지금 전시된 작품들은 신라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유물들이고 몇 개월마다 다른 작품들로 바꿀 예정입니다.

‘한국관’ 개관 기념으로 한국의 국보 78호 ‘반가사유상’과 ‘19세기 한국 지도’도 전시되고 있는데, 한국을 잘 몰랐던 많은 미국 사람들이 이 작품들을 보면서 한국을 조금이라도 알게 되는 기회가 되고 있습니다.

많은 민족이 살고 있고 전세계의 관광객으로 늘 붐비는 로스앤젤레스에서 가장 중요한 박물관에 ‘한국관’을 갖고 있다는 것은 한국이 그만큼 중요한 나라라는 뜻으로 볼 수 있습니다. 또 부자 한인은 돈을 기부했고 그 밖의 많은 한인은 마음을 보탰으며 언론사도 나름의 지원을 했기 때문에 이뤄진 일이기도 합니다. 2009년 9월에는 ‘LA 카운티 미술 박물관’에 ‘한국관’이 생겨 미국에 살고 있는 한인들이 신바람 날 일이 하나 더 생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