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관광에 나선 탈북자들

워싱턴-이원희 leew@rfa.org
2014.09.18
gw_campus-305.jpg 미국 워싱턴 DC의 조지 워싱턴 대학교 캠퍼스.
Photo courtesy of Wikipedia

안녕하세요? 이원희의 여성시대입니다. 최근 수양회에 참석한 미국 탈북자들의 소식, 지난 시간에는 4번째 참석했던 한 탈북여성의 얘기를 전해드렸는데요, 오늘은 수양회를 준비하고 직접 현장에서 탈북자들과 함께한 생생한 소식을 들어보죠.

서재진: 재작년에 (미국으로 )오셨는데 2년 만에 처음으로 비행기 타고 다른 곳에 오게 되었다며 감격해 우는 분도 계셨어요.

미주 두리하나 선교회에서는 해마다 미국의 곳곳을 다니며 수양회를 열고 있는데요, 올해는 워싱턴 디시 인근 버지니아에서 열렸습니다. 흩어져 있는 탈북자들이 수양회에 참석할 수 있도록 연락을 하고 등록이 안 된 탈북자들은 수소문해서 참석을 독려 하며 비행기 표 구입 등 수양회 준비부터 끝날 때 까지 모든 일을 총괄하는 미주 두리하나 선교회 서재진 간사는 이들이 2박 3일간 모여 함께한 자체가 큰 위로와 힘이 되었다고 말합니다. 수양회에서 준비한 프로그램에서 워싱턴 지역에서 공부 하고 있는 탈북자 가명의 조진웅 씨의 증언이 비슷한 형편의 참가자들에게 큰 용기를 주었다고 하네요.

서: 이분은 오신지 한 3년 정도 되셨는데 험한 일도 다 해나가면서 지역 커뮤니티 대학에서 거의 60학점을 따셨어요. 원래 북한에서 의과대학 공부를 하신 분인데 정치학과로 바꾸어서 대학을 지원했는데 근처에 있는 조지타운, 조지워싱턴 등 주변학교에서 모두 장학금이 나왔어요. 작년에 조지워싱턴 대학교에서 전액 장학금을 받아 3학년 편입 하셨어요. 그래서 고향이 그립고 힘든 상황에서 밤에 일하시면서 수업을 들어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신앙생활에 대한 자신의 경험을 간증해 큰 감동이 있었어요.

모두 워싱턴 지역의 명문 대학으로부터 장학금이 나왔는데요, 특히 북한에서 하던 의과를 택하지 않고 정치학을 공부하는 데는 조진웅 씨 나름대로 뜻이 있다고 들려줍니다.

서: 정치학과를 선택한 것은 본인의 성향이 의과보다 정치학이 더 맞는다고 판단을 하셨데요. 북한의 정치 제도와 미국의 정치제도가 많이 다르잖아요.

조진웅 씨에게는 이번 수양회에서 정말 놀라운 일도 벌어졌다는데요,

서: 탈북 해 태국에서 한국으로 가시는 분은 모두 이민국 난민 수용소에서 조금 있다 한국으로 갔는데 이분은 미국으로 직접 오고 싶어서 1년이 넘게 수용소에서 있었던 거죠 그런데 당시 미국을 원하는 탈북자가 이 분하고 여성이 한분 있었는데 그 자매 소식이 끊어져 그동안 계속 찾고 있었는데 정말 우연치 않게 그 여성이 이번 수양회에 오신 거예요. 그래서 두 분이 만나 너무 반가워하시면서 밤새도록 얘기를 나누셨어요.

그리고 또 한 가지 프로그램은 외부강사를 초빙해 탈북자들이 미국의 가정생활에서 부딪치는 갈등으로 마음고생 하지 않도록 도움을 주는 내용이었다고 전합니다.

서: '건강한 만남과 행복한 결혼 생활' 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들었어요. 왜냐하면 이분들께서 자유민주주의 국가 미국에 오셨는데 집에만 들어가시면 다시 북한 생활이 연출되는 거예요. 특히 여성들은 자유분방하시고 북한에서는 몰랐다 와서 보니까 자상하고 다정다감한 남성들을 많이 보게 되잖아요. 그런데 남성들은 집안에서 만큼은 북한 남자 모습이 그대로이기에 그래서 갈등이 많거든요. 그런데 강사의 강의 결론은 '상대방을 내가 바꿀 수 없다' 이었어요. '다르기 때문에 인정해야한다' 평범한 내용일 수도 있는데 탈북자분들의 반응은 바꿀 수 없다는 말을 들으니까 아 그렇구나 하고 체념 반 안도감 반, 그 강좌가 굉장히 인기가 있었어요.

주말에는 미국의 수도 워싱턴 디시 관광 프로그램으로 백악관을 비롯해 국회의사당을 돌아보고 웅장함고 아름다움에 모두 감탄 하며 동영상 촬영에 몰두 했다는데요, 이런 모습이 보통 관광객들과 다름이 없었다고 하네요.

서: 백악관을 겉에서만 보고 국회의사당은 저희가 다 예약을 해서 그 안에 들어가니까 정말 여타 박물관을 방불케 할 정도로 정말 멋지더라고요. 전체를 동영상 촬영하시느라 정신이 없으시더라고요. 버스타고 오가는 길 까지 다 동영상 촬영을 하셨어요. 이것을 꼭 친구들에게 보여주시겠다고 아니면 두고두고 보시겠다고 그래서 안내하시는 분이 이동을 못할 정도로 많이 찍으셨어요.

올해 8번째 수양회에서 처음 아니면 몇 번 다시 모인 탈북자들의 참석 사연도 여러 가지입니다. 하지만 지난해와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어 흐뭇했다고 전합니다.

서: 미국에 오신지 6년이 넘은 탈북민이 어느 정도 정착을 하고 보니 고향 분들이 그리워 처음으로 오신 분들도 계셨고 그리고 작년에 미국에 온 가정이 큰 아이가 지금 9학년이 되었는데 학교 공부가 많이 부족해 1년이 넘게 자원봉사 하시는 선생님이 인터넷 화상채팅으로 가정교사로 가르쳐주셨는데 전 과목 성적이 모두 최고 등급인 A 가 나왔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그 학생을 직접 보니까 얼굴에 자신감이 넘치더라고요. 이번 수양회에도 학교 공부하느라 못 온다는 것을 억지로 달래서 데리고 왔데요. 여성들이 압도적으로 많고 남성은 10여분 정도 결혼 안 하신 싱글, 대개 혼자이신 분들이 오셨어요.

수양회만은 꼭 참석하고 싶었지만 형편상 오지 못한 분들이 있어 안타까웠는데요,

서: 북한에 두고 온 아버지와 아들하고 전화 통화를 하시는데 그러는 과정에서 브로커한테 돈을 많이 미리 주어서 그것을 make up, 그 돈을 보충하려면 일을 쉬면 안 될 것 같아 못 오셨어요. 그런데 수양회가 끝나는 날 전화가 왔는데 사람들이 너무 그립고 보고 싶다고 내년에는 열일 제쳐놓고 와서 보아야 겠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 중에 참석이 어려웠던 분들이 막판에 오겠다는 연락이 가장 반가웠다고 하네요.

서: 또 한분은 주소가 바뀐 뒤 연락이 닿지 않으니까 그분들께는 신청서를 보내드리지 못헸어요. 그런데 수양회당일 전화가 왔는데 너무 서운하다고...미국식으로 초청장을 받은 사람만 오는 것으로 생각한 거예요. 친구들은 간다고 그러는데 나는 초청장이 안와 못 간다고 해서, 지금이라도 당장 올라오시라고 마침 리치몬드에 사시는 분들이니까 워싱턴에서 두 시간 거리라 당장 오시라고 해서 호텔방을 마련해 드렸어요. 그러니까 애들도 데리고 오셔서 밤새도록 얘기를 하셨어요.

바쁜 직장생활에, 살림살이, 아이들까지 돌보는 여성들은 수양회가 잠시나마 모든 것을 내려놓고 쉬어갈 수 있는 여가로 환담도 나누고 맛있는 음식도 함께 하면서 고향 얘기도 실컷 하다 보니 한결 여유로워 보였다고 서 간사는 전합니다.

서: 저희가 숙소인 호텔방은 suit room, 특실로 해드렸어요 그랬더니 삼삼오오 모여서 얘기를 하고 호텔 lobby, 현관 안쪽에 사람을 만나 얘기할 수 있는 공간이죠, 여기에서는 밤을 새웠다고 하더라고요. 그리고 이분들이 첫날 도착했을 때 부풰 식당을 갔어요. 그곳에서 거의 1.000달러가 넘는 비용의 음식을 대접하신 분이 계시고 또 다른 한 교회에서도 저희가 이번 수양회 장소하고 간단한 식사만 부탁 드렸는데 그런데 준비해 주신 손길을 보고 어느 결혼식 피로연 못지않은 음식과 정성이 가득담긴 테이블 세팅, 상차림에 정말 모두가 감동했어요. 여기저기서 보석 같은 분들이 나오셔서 너무 아름답게 수양회를 후원해 주셔서 잘 마쳤어요.

동행한 아이들을 돌보려고 한국에서 이민 온 가정의 사남매가 어린아이부터 중학생자녀들과 지내면서 참 많은 것을 느꼈다고 하는데요,

서: 자원봉사로 아이들을 돌보면서 보니까 북한에서 오신 분들이나 남한에서 오신 분들 또 자기네들이랑 아무 차이가 없다는 거예요. 그들이 생각하기에는 다르다고 생각했겠죠? 그런데 막상 부딪쳐서 보니까 정말 다 똑같다는 것, 자원봉사 하는 아이들도 많은 것을 배웠어요.

마지막 순서는 미주 두리하나 선교회 이사장인 미 연합 감리교 버지니아 연회 조영진 감독의 말씀이 있었는데요, 모든 탈북자들이 하나도 흐트러짐 없이 집중하는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다는 서 간사의 말입니다.

서: 모든 분들이 다 집중하시더라고요, 신앙생활 잘 해야 한다, 신앙생활이 얼마나 중요한가, 또 바른 선택에 대해서 한번 한 선택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한다는 말씀을 강하게 하셨어요. 말씀이 끝난 뒤 모두 헤어지면서 서로 인사하고 얼싸안고 울고 감동이 넘쳤어요.

몇몇 탈북자들은 형편이 어려운 가운데 헌금을 준비해 와 이제 앞으로 자신들도 한 모퉁이를 담당해 수양회를 이끌어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주어 놀랐다고 말합니다.

서: 이제는 우리 탈북자들을 위해 저희도 헌금을 하고 싶다고 하셨어요. 멀리 북서부 오리건에서 오신 분 중에서 따로 헌금을 준비해 오신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지금까지 수양회가 두리하나 선교회에서 탈북민들을 모셨는데 이제는 저희와 함께 탈북민 중에서도 리더, 지도자를 세워서 그분들 자체로 이끌어 나갈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향도 생각 하게 되었습니다.

서 간사는 이제 앞으로 수양회 참석 인원이 더 많아지면 이는 꼭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하면서 지난해 수양회에서도 비슷한 의견이 나왔었다고 전합니다.

서 : 자신들이 북쪽에서 나온 이민 1세대인데 이민 1세대 모임도 따로 해야 되지 않느냐 그런 얘기도 하더라고요.

여성시대 RFA 이원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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