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에서 추수한 비싼 쌀은 다 어디로?

워싱턴-이원희 leew@rfa.org
2015.12.03
nampo_galchoen_harvest-620.jpg 북한 남포시갈천협동농장 직원들이 걷어들인 볏단을 탈곡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안녕하세요? 이원희의 여성시대입니다. 올해 북한의 추수가 이제 끝났다는데요, 북한의 식량 관련 전문가들은 쌀과 강냉이 등 올 가을 작물 수확량이 작년에 비해 감소했다는 소식을 전합니다. 한국의 북한농업 전문가인 권태진 북한 동북아 연구원장은 언론을 통해 식량 부족으로 가장 타격을 받는 쪽은 사회 취약계층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에서 살다 2007년에 남한에 정착한 김시연 씨도 해마다 식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추수가 끝난 뒤에도 농촌의 여성들은 굉장히 바쁘다는데요,

김: 벼를 다 거두어 드린 다음 식량 없는 가정의 여자들이 나와서 논에서 이삭줍기를 엄청 심하게 해서 한 알이라도 주워 가느라고 여자들이 가장 바쁠 때에요.

탈북여성 김시연 씨와 함께 하는 여성시대, 오늘은 이제 추수가 끝난 올 겨울 인민들의 식량 사정에 대해 알아봅니다.

북한은 탈곡기 같은 추수 장비도 거의 없기 때문에 추수 때 비라도 오면 거두어드린 낟알이 유실되는 손해 까지도 감수 한다는데요.

김: 북한은 장비가 시원치 않기 때문에 벼를 사람의 손으로 베어 가지고 그것을 그냥 논에다 눕혀놔요. 그래서 노동력이 투하 된 뒤에 그것을 묶어서 소달구지에 실어 탈곡장에 가지고 가요 그런데 손이 미처 딸려가지고 벼를 바로 나르지 못하고 비라도 오게 되면 벼가 논에서 다 썩는 거예요. 그래서 알곡이 엄청나게 유실되고...

그리고 추수가 끝난 다음에는 여자들의 이삭줍기가 시작되는데 이삭줍기도 어려운 가정에서는 제법 식량거리가 된다고 말합니다.

김: 여자들이 이삭줍기 한다는 것이 벼만 하는 것이 아니고 옥수수 밭에서도 옥수수 대를 낫으로 베어가면 옥수수 밭에 쭉정이 같은 것이 남아있어요. 그러면 여자들이 그 강냉이 단을 다 뒤지면서 강냉이 이삭줍기도 하고 또 두부콩도 가을에 거두어간 자리를 쫒아 다니면서 줍죠.

북한이 지금도 식량이 모자라기 때문에 알뜰하게 거두어 드릴 텐데 추수 뒤끝에 뭐라도 남아 있는지 궁금한데요,

김: 탈탈 다 털어가지만 그래도 다만 무어라도 있을까 싶어 이삭줍기를 하는데 다만 얼마라도 주어 오니까 아무리 깨끗이 거두어 가도 조금이라도 있으니까 그리고 한창 가을에 알곡이 익었을 때 쥐들이 그것을 가져다 땅속에 묻어 놓거든요 그러면 바로 이 철에 11월 12월 이럴 때 아이들이 나와서 쥐구멍을 파면 그 안에 옥수수가 많이 있고 벼, 콩도 있어 아이들이 그것을 다 털어온다고 해요.

이러한 이삭줍기는 어느 기업 소속 농장이라도 아무나 가서 할 수 있다고 하네요.

김: 농장에서는 자기네가 다 거두어 갔다고 생각하니까 다 안 거두어 갔을 때는 밭에 들어가지 못하게 하죠. 자기네가 다 깨끗하게 털어갔다고 생각하면 그냥 두거든요 그러면 사람들이 그 뒤를 훑으며 주우러 다녀요.

북한의 인민들은 이런 식으로도 겨울 식량 준비를 한다는군요. 올해 추수 소식 들으셨나요?

김: 농사는 그런대로 괜찮게 되었다고 하는데 북한은 그 농사지은 것으로 주민들이 충당할 수가 없어요. 왜냐하면 나라자체가 농지가 적은데다가 비료를 제대로 주지 못하기 때문에 농사가 아무리 잘되었다 해도 수확이 많지 않아요. 그러다 보니까 국가에서 생산 하는 식량 가지고 사람들이 살 수가 없어요.

그래서 중국에서 들여오는 식량에 많이 의존하고 있지만 중국에서 북한에 내 보내는 쌀이 너무 형편없는 쌀이라 맛은 물론 영양가도 없다고 전합니다. 하지만 이런 쌀이라도 장마당에서는 식량가격을 주도 한다는군요.

김: 중국에서 몇 년씩 묵어서 팔지 못하는 그런 쌀들, 강냉이도 내 보내는 것 보면 사료로 쓸 만한 것 기름기도 다 빠지고 푸석푸석한 옥수수들이 나오거든요 그것이 몇 년씩 오래 묵다 보니까 그런 쌀로 밥을 해 놓으면 모래 같이 흩어져요. 그런 쌀 들을 수입한다는 것이 국가에서 공식적으로 수입을 해서 나누어 주는 것도 아니고 일반 장사꾼들 무역업자 그런 사람들이 식량을 가져오는 겁니다. 그래서 그것을 장사하느라고 주민들에게 넘기고 이런 식량이 외부에서 들어가지 않을 경우는 식량 값이 계속 오르는 거예요. 그러면 살기가 힘들죠. 그나마 중국하고 무역이 왕성하게 거래가 되면 국가가 아니더라도 개인들끼리 세관을 통해 북한에 나오게 되면 그 안 좋은 쌀이라도 그만큼 식량 값이 내려가기 때문에 그나마 살기가 수월 한 거죠.

중국에서 북한이 정식으로 식량을 수입해서 주민들에게 배급을 주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이 시장에서 자기 돈으로 사야 된다는 거죠.

김: 배급이라는 것이 없어진지는 오래 되었고 또 명절에 준다고 해도 1-2 키로 밖에 안주기 때문에 그것으로는 살 수가 없으니까 이제는 주민들이 다 시장에서 식량을 사는 것이 공식화가 되어서 개인들이 벌어서 식량을 사서 먹는 거죠.

그런데 북한도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고 김시연 씨는 설명합니다.

김: 중국에서 들어온 쌀이 영양가가 없기 때문에 북한에서 나오는 자국 내 쌀이 비싸요 중국에서 들어온 쌀 보다, 왜냐하면 자국 내에서 농사가 안되었지만 비료를 쓰지 않아 천연 농사로 유기농이나 같잖아요, 그러다 보니 그 쌀로 밥을 해 놓으면 엄청 맛있어요. 구수하고 그래서 북한 국내산 쌀이 비싸요 중국산 보다, 중국 쌀은 가격이 많이 떨어지고 해도 북한 산 쌀 사먹으려고 하지 중국산 쌀 안 먹으려고 해요. 그래서 잘 사는 사람들은 좋은 것 골라먹고 못사는 사람들은 모래알처럼 흩어지는 싼 쌀을 사죠.

그래도 추수가 끝나면 조금은 넉넉한 기분이 든다는데요, 특히 텃밭이 있는 주민들은 여유가 있다고 설명합니다.

김: 추수 끝나면 아무래도 가을에는 좀 넉넉한 마음이 들죠. 봄, 여름처럼 그렇게 식량이 모자라지는 않죠. 그래서 주민들이 산을 불태워서 벌거숭이로 만들어 그 산을 다 화전으로 만들어 옥수수 농사를 짓잖아요, 그러다 보니 옥수수도 자국 내 서 심은 옥수수가 영양가도 높고 기름기도 도는 옥수수가 가을에는 많이 나와요 자립해서 화전을 일구어 옥수수를 심은 사람들은 그것을 팔아서 생활비로 써야 하니까 자기네 먹을 것 은 내 놓고 나머지는 다 내다팔거든요 그래서 가을은 조금 넉넉한 분위기에요.

모든 주민들이 협동농장에 가서 농사를 짓고 때마다 잡초도 제거하고 이렇게 농장에서 일을 하는데 여기서 생산된 곡식은 주민들에게 얼마나 돌아가는지, 도시 주민보다 농민들이 역시 텃밭 재미를 많이 보고 있다고 하네요.

김: 농사지은 것은 국가에다 80% 바치고 국가에서 배급으로 주는 거예요. 그렇게 해서 먹긴 하는데 농민들은 농촌이다 보니 조금씩 텃밭이 있어요. 그래서 텃밭 농사를 많이들 지어요. 그래서 농민들은 텃밭에서 나오는 야채나 옥수수나 두부콩 등을 심어서 생활에 보태거든요.

이렇게 작황이 좋지 못한데도 농장에서는 국가에 얼마 바치라는 계획이 있으니까 반드시 그 계획대로 거두어 간다는군요.

김: 너희 농장에서는 올해 몇 만 톤을 바쳐라 하는 계획이 있기 때문에 그 계획대로 바치지 않으면 안 되니까 바치고 나면 농민들이 먹을 것이 없어요, 그런데 최근에 들은 소식은 올해는 작년과 같이 농사가 조금되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올해도 역시 군량미를 내라고 하니까 도시 농촌에서 모두 힘들 것이라고 김시연 씨는 염려합니다.

김: 4.25 라든가 12월 몇 일 장군님을 최고 사령관으로 추대한날에는 군대에 주민들이 식량지원을 해라, 주민들이 충성심 발휘해서 넉넉하게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해라, 그러면 사람들이 자기도 살기 힘든데 안내면 또 비판 무대에 서고 충성심이 부족하다고... 이러다 보니까 다 낼 수밖에 없는 거죠 래서 1키로 내는 사람도 있고 여유 있는 사람은 더 내고 없는 사람은 물 컵으로 하나 내는 사람도 있고, 주기적으로 계속 거두었어요.

그래도 돈이 있는 사람들은 묵은 중국 쌀이라도 사는데 텃밭에서 거두어들이는 것도 없고 배급이라고 주지만 너무 부족하고 장사도 못하는 사람들은 정말 속수무책이라고 말합니다.

김: 그러니까 탈북자들이 이렇게 많이 생긴 거예요. 아무래도 살기 힘드니까 막바지에 이른 사람들이 탈북 할 수밖에 없던 거죠.

탈북자들을 무조건 북송시킬 것이 아니라 왜 그들이 고향을 떠나야 했는지 김정은 정권은 이런 현실을 바로 보아야 한다고 김시연 씨는 강조 합니다.

여성시대 RFA 자유아시아 방송 이원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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