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시대] 아직도 못다 한 이야기-정경화 씨⑦ 라오스로 탈출

안녕하세요? 이원희의 여성시대입니다. 이 시간에는 격주로 탈북자들이 아직 못다 한 얘기를 듣는 시간입니다. 북한 생활에서부터 중국으로 탈출하는 얘기 중국에서 힘들었던 사연들 그리고 다시 제3국으로 해서 한국으로 들어가기까지 전 과정을 눈물과 한숨 그리고 웃음으로 풀어놓습니다.

한번 북송을 당했다 노동교화소를 거쳐 다시 탈북 해 지난해 한국으로 간 정경화 씨의 사연을 연속해서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중국과 라오스 국경사이에서 일어났던 탈출과정을 들어봅니다.

질문)

그동안 잘 지내셨어요?

----난 야단났어요. 그 때 수술한다고 했잖아요? 몸 안에 벌레가 있다고 해서

질문) 네, 지난번 방송을 했었죠. 북송돼 교화 소에 있을 때 밖에 나와 작업을 하다 너무 목말라 웅덩이에 물을 마시고 그 안에 유충이 들었던 것을 그냥 마셔 그 벌레가 몸 안에서 자라는 스파르가눔 증이라는 병으로 남한에 와서 발견돼 수술을 두 차례 받었었죠?

----네 야외에서 심한 농사일을 할 때 도랑이나 웅덩이에 고인 더러운 물을 손으로 먹다보면 벌레들이 타다닥 뛰는 것이 있어요. 곤충들이 보이니까 꺼내는데 바쁘게 물을 마시다 보니 벌레 알을 먹어서 지금까지 고통을 겪고 있어요.

질문)

2번 수술을 해서 다 제거 한 것으로 아는데 또 나왔나요?

----지난 6월에 수술 했을 때는 없는 줄 알았는데 9월에 또 나타났어요. 그래서 3곳을 또 했어요. 모두 9군데를 했어요. 그래서 앞으로 어떤 대책이 있는지 약도 사람이 먹으면 좋지 않다고 하는데 어떻게 하나요 하고 물었더니 또 생기면 수술해야죠. 이러더라고요. 이젠 4차례를 수술하고 나니 하고 싶은 일을 하려고 해도 몸이 말을 안 들어요.

질문)

그러실거에요. 그 때 수술하고 나서 약물치료를 해서 잘 됐다고 하셨잖아요?

---예 약을 먹었는데요, 의사 얘기는 그 약은 짐승에게 먹여 치료하는 약이지 사람에게는 나쁘다는 거죠. 그래서 그 약을 계속해서 먹으면 안 된다고 해요.


질문)

그러면 계속 몸속에 있다는 얘기네요.

---글세 말이에요. 약을 먹어서 혹시 다 죽지 않았나 하는데 그래서 약도 자주 먹어요.

질문)

몸에 좋지 않은 약을 자주 드실 수도 없고 ...

----무슨 대책이 있겠죠 뭐 피부 속으로 만 다닌다니 마음 편하게 먹어야죠. 무섭다고 생각하지 않으려고요.

질문)

어쨌든 조심 하셔야죠. 기초 체력을 튼튼히 해서 이겨내야죠. 그러면 그 것이 눈으로 보이나요? 보이면 다행이지 않아요.

----피부 쪽에서만 기생하고 뇌나 간 같은 장기로 가지 않는 것이 다행이죠.

질문)

그 동안에 수술을 받으셨군요. 고생하셨어요. 지난번에 7 살짜리 아이하고 9명이 조선족 브로커, 중개인이 안내를 해서 중국을 탈출하는 데 까지 얘기해 주셨는데 중국을 벗어나면서 위험했던 상황이나 잊을 수 없는 일이 있었을 텐데요 거기부터 시작해 주세요.

-----중국에서 라오스로 넘는 노정은 산을 넘어야 하는데 산을 걸치는 길이 있어요. 브로커가 움직이는 길이 있는데 그 길로 가자면 중국의 한족들이 사는 민가가 나옵니다. 그런데 민가가 있으면 집에서 기르는 개가 있지 않아요. 우리는 사람들이 다 잠자는 시간에 산을 넘어야 되기 때문에 산 속 으슥한 곳에서 피신해 있다가 새벽 2시나 3시에 떠났습니다. 새벽 2-3시 까지 꼼작 못하고 웅크리고 앉아서 사람이 다 잠든 시간까지 기다려야 되니 정말 힘들었어요. 3시 되어서 떠나려고 일어나니 다리가 뻣뻣하고 못 일어나겠더라고요.


질문)

정말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겠네요.

----그래서 여기만 무사히 넘기면 된다는 생각으로 산을 벗어나 길로 들어섰습니다. 길로 들어서니 그 중개인이 하는 말이 이 곳을 지나자면 민가의 개가 있으니 절대 발걸음 소리나 다른 소리를 내지 말고 개가 짖지 않도록 하라고 신신 당부를 했습니다. 일행이 어린이까지 모두 9명인데 위험한 순간에는 그 아홉 명이 왜 그렇게 많아 보이나요? 사람 수가 적으면 발소리도 덜 날 텐데 줄줄이 어떻게 많아 보이는지 나는 북한에서 예술단에 있을 때 무대에 많이 서봤어요. 북한에서 무대는 마루로 되어 있어 그 무대 뒤로 다닐 때 소리를 내지 않기 위해서 언제나 발뒤축을 들고 발가락으로 걸어서 그렇게 걸으면 소리가 안 난다는 것을 알아요.


질문)

그렇죠. 발꿈치를 들고 앞부분으로 걸으면 소리가 안 나죠.

----네, 항상 순서에서 종목이 바뀔 때 마다 무대 되로 가서 다음 순서 준비를 했거든요. 그래서 나는 사람들에게 말했죠. (가만히 낮은 소리로) “야 발가락으로 걸어라” 그런데도 발바닥을 다 땅에 대고 걸으니 펄쩍 펄쩍 소리가 나는 겁니다. 개가 깨서 짖을까봐, 개소리가 날까봐 주의를 한다고 하는 데 그 방법을 모르니까 그래서 내가 다시 한 번 “ 야 발뒤축을 올리고 발가락을 세워서 발가락으로만 걸어라” 그런 방법을 알고 가만가만 걸어서 다행히 개가 짖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무사하게 그 민가 옆을 지나 라오스와의 국경인 산으로 오르게 된 겁니다. 국경선 산을 오르는데 산의 각도가 거의 90도나 된 것 같아요. 얼마나 높은지, 오르는데 숨이 탁탁 막히고 우리도 힘든데 그 7살짜리 아이가... 그래도 이약 하더라고요 엎어지면 다시 일어나고 나뭇가지에 긁히면서 다시 엎어지면서 ... 아이 엄마가 있었지만 엄마라고 해도 그런 상황에서는 딸이라도 감당 못해요. 자기 몸도 견디기 힘든데 그래서 같은 일행 중 남자, 그 사람은 북한에서 여권을 내 중국에 왔다 북한으로 가지 않고 우리와 같이 한국으로 들어가는 남자가 있었어요, 이 남자가 어린이를 거의 돌보다시피 하면서 라오스 국경에 도착했어요.

질문)

그러면 이렇게 산을 넘어 라오스국경까지 가는데 중국 공안의 검사는 없었나요?

-----그런 것은 없었어요. 새벽에 움직였는데 아주 아슬아슬한 사건은 있었어요. 그건 조금 후에 얘기할게요. 우리가 산을 넘어서 라오스 국경 거의 산꼭대기까지 올라가 이쪽이 라오스 저쪽이 중국이라 우리가 잠시 쉬기 위해 앉은 곳은 라오스 땅이었어요. 라오스 땅이지만 산 이었어요. 그래서 산에서 좀 내려와 우묵한 곳에 자리를 잡으니 새벽 7시였어요. 새벽3시부터 걸었는데 한 4-5시간이 지난 겁니다. 그곳에서 잠깐 눈 좀 부치고 9시에 떠나기 시작했습니다. 떠난다는 것이 산을 내려오는 것 이었어요. 라오스에도 브로커, 중개인이 있는데 그 브로커도 변방대 사람입니다. 라오스 쪽으로 와서도 밤에만 움직여야 하니까 또 산에서 기다려야 합니다. 중국에서 부터 우리를 안내한 중개인이 라오스까지 같이 넘어왔어요. 그런데 우리가 쉬는 사이 그 중개인이 우리 중 한 여성과 어린이를 많이 도왔던 남자와 이렇게 3명이 산 아래로 내려와 전화를 하는 겁니다. 라오스 측 중개인에게요. 그 때 시간이 오후 3-4시 정도 됐어요. 길이 보이는 곳에서 전화를 하고 있는데 전화를 하는 바로 앞길에서 차가 갑자기 섰는데 중국 공안이라는 겁니다. 중국 공안은 옷을 보면 금방 알아요. 특히 중국에서 살았던 사람들은 금방 알죠. 전화를 하던 사람들이 보니 차가 갑자기 서면서 공안들이 뛰어 내리는데 총을 쳐들고 내리더라는 군요.

질문)

총을 들고요?

---그러니 중국 공안이 라오스까지 온 겁니다. 우리가 중국에서 나오면서 중국에서 위험한 곳이 윈남성인데 윈남성에서 좀 들어간 곳이 있어요. 지금은 그 곳 이름을 잊어버렸는데 바로 그 지점이 위험한 곳이거든요. 공안들이 그쪽으로 탈북자들이 국경을 넘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아주 주의를 해야 하는 곳입니다. 우리는 밤이 깊을 때 움직였지만, 우리를 눈 여겨 보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9명이 한꺼번에 줄줄이 이동을 하면 사람들이 이상하게 보죠. 물론 4명 5명 나누어서 이동 했지만 그런데 거기서 누군가 신소한 것 같아요. 우리가 산을 넘는 시간도 있지 중국과 라오스로 협의하고 있으니까 시간이 걸려 오후에 들이닥친 겁니다. 우리가 국경인 산에서 아직 빠져 나가지 못했을 것이라 생각하고 산을 습격하기위해 자동차에서 공안들이 뛰어 내린 것이었습니다.

질문)

그러면 전화를 하던 사람들은 어떻게 되었어요?

----전화연락을 하던 사람들이 공안을 보자마자 막 뛰어왔는데요, 그때 우리는 쉬면서 앉아있었어요 어쨌든 중국 국경을 넘어 라오스 땅으로 왔으니까... 그런데 뛰어온 사람들이 우리에게 다짜고짜 ‘빨리 피하라’ 야! 공안이 왔다, 그러더라고요 공안이 왔다 빨리 피하라는 말에 심장이 뛰는데 펼쳐놓았던 비옷을 그대로 두고 배낭만 짊어지는데...


질문)

네 정경화 씨 정말 아슬아슬한 순간인데 얘기 듣다보니 시간이 다 됐네요. 다음시간에 계속해 주시죠.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아직도 못다 한 이야기 지난해 남한으로 입국한 가명의 정경화씨의 중국국경을 넘어 라오스로 가는 얘기를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