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납북자 가족 첫 상봉

워싱턴-이원희 leew@rfa.org
2014.04.03
megumi_father_305 지난 1월 27일 일본 도쿄도(東京都) 지요다(千代田)구 덴키(電氣)빌딩에서 일본외국인특파원협회(FCCJ) 주최로 열린 탈북자 신동혁(31) 씨의 강연회에서 1977년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 요코타 메구미(여·당시 13세)의 아버지 요코타 시게루(橫田滋·82) 씨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안녕하세요? 이원희의 여성시대입니다.

일본의 납북피해자 요코다 메구미의 딸인 북한의 김은경 씨와 일본의 외할아버지 외할머니의 첫 상봉이 지난달 중순 몽골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올해 26살인 김은경 씨는 북한이 납치한 한국의 김영남 씨와의 사이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이 가족의 만남은 한국에서도 관심이 높았습니다.

송: 자기 딸 메구미에 관해서 그러니까 손녀의 어머니잖아요, 어머니에 관한 얘기는 나누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정치적으로 미리 얘기가 되었겠지요.

북한 측이 메구미씨는 이미 사망했다고 통보했지만 이를 믿지 못하고 아직도 살아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는 노부모는 그렇게 궁금한 딸에 대한 소식을 손녀에게서도 듣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렸다고 하는데요, 오늘 여성시대에서 알아봅니다.

음악:

김은경 씨와 그가 낳은 아기와 함께 외할아버지와 할머니를 북한이나 중국이 아닌 몽골에서 만났습니다. 왜 몽골에서 만나게 되었는지 일본의 대북 민간단체인 노펜스 (No Fence)의 송윤복 사무국장은 이렇게 전합니다.

송: 원래 북한에서는 북에서 만나자고 제안했다는데 일본 측에서 거절을 해서 제3국이 바람직하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중국도 아니고 몽골에서 비밀리에 만나게 되었습니다. 사실은 지난해부터 여러 가지의 조율이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일본에 몽골대통령이 왔었는데 그 때 이례적으로 일본의 관리 나데스 상이 자택에까지 몽골 대통령을 초대해 함께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면서 진행 시켰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비밀리에 진행되었던 메구미 씨 딸과 외조부모님과의 만남에서 그들은 13살 때 실종 되었던 딸의 모습을 연상하면서 그나마 위로를 받았다고 하네요.

송: 밝은 표정으로 미소도 지으시고 ... 사실 그분들이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고 하십니다. 특히 요코다 메구미양 어머니 사케 씨의 건강상태도 좋지 않으시고 또 나이도 많이 드셨고 그래서 자기들이 세상 떠나기 전에 ....물론 본인들은 자기 딸 메구미양이 돌아올 때 까지 계속 송환 운동을 위해 싸우겠다고 하시는데 그래도 자기 핏줄을 나눈 손녀딸하고 만날 수 있었던 것은 대단히 기뿐 일이었던 것 같아요.

이 자리에 사위인 김영남 씨는 물론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송 국장은 이어 메구미 씨의 부모는 아직도 딸이 사망했다는 북한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딸이 살아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전합니다. 일본 니가타 시내에서 납치당한 은경씨의 어머니에 대해 얼마나 많은 얘기를 하고 싶었을 텐데요.

송: 그 확신을 가지고 계신 것 같은데 손녀딸과 만나서는 그 손녀가 예민한 어머니에 관한 얘기는 아는 것이 있다고 해도 말은 못 하겠죠 그 자리에서는...

이미 몇 년 전부터 메구미 씨의 부모가 손녀딸과 만나고 싶어 하자 북한이 평양에서 만나게 해 주겠다는 제안을 거부해왔는데요, 북한에서 손녀딸을 만나게 되면 시게루 씨 부부는 물론 일본의 대북인권 단체들이 북한에 정치적으로 이용당할 수 있다고 염려해 계속 때를 기다려 왔다고 송 국장은 전합니다.

송: 벌써 몇 년 전부터 요코다 시게루씨 요코다 메구미양의 아버님은 손녀하고 만나고 싶다고 했었어요 개인적으로, 그런데 일본의 인권단체나 납치 피해 가족 송환 운동단체 에서는 북한의 의도대로 북한에서 손녀딸을 만나면 그것으로 메구미 양이 죽었다는 북한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식으로 넘어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에 조 부모님들이 육친의 정을 억누르고 만나고 싶어도 계속 몇 년 동안 참아왔다는 거죠.

이들의 상봉이 이루어지기 까지 일본 내 납북 피해 가족들도 전혀 몰랐다는데요, 손녀딸과 외할아버지 상봉 소식을 보고 들은 다른 가족들이 자신들도 언젠가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과 기대를 하고 있다고 송 국장은 전합니다.

송: 운동단체 사람들 그리고 다른 납치피해자 가족들에게도 전혀 알리지 않고 가셨어요. 이일을 성사시키기 위해서 비밀을 엄중하게 지켰습니다. 그래서 가족들은 여러 가지 복잡한 마음이 있겠죠. 일단 시게루 씨 부부는 자기 손녀딸과 만날 수 있어 좋았다고 환영했지만 거기서 머물지 않고 끝까지 자기 가족들을 송환시키기 위해서 결의를 다져야 한다는 말을 덧 붙였습니다.

일본정부는 납치 피해자 문제를 대북관계에 있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시급한 현안 으로 꼽고 있습니다. 그래서 고이즈미 전 수상이 2002년부터 두 번씩 북한을 방문해 5명의 납치 피해자와 그 가족들을 귀국 시켰죠. 하지만 나머지 피해자 12명은 북한에 생존해 있거나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 가족들은 지금도 수 십 년 째 애타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송: 또 한 가족이 있죠, 북한에 손자가 있을 것 같다는 분이 그런 분들도 공공연하게 말을 하지는 않지만 자기들도 가족과 만났으면 좋겠다 그런 분도 계시고요 그런데 북한은 아직까지 그동안 죽었다고 주장한 사람들에 관해서는 그것을 철회를 안 하고 있죠.

그렇기 때문에 이번 양국 정부 간 회담에서 북한이 납치한 사람들의 대한 재조사를 요구했습니다.

송: 재조사를 하라고 요구하는데 이는 실제로 조사를 하라는 것이 아니라 돌려보내라는 거죠. 사실은 북한의 체면을 살려주기 위해 재조사라는 말을 쓰고 있는데 일본에서 납치해간 사람들은 북한에서 엄중하게 다 관리를 하고 있으니까 재조사를 할 필요도 없이 북한 측에서 다 파악을 한 상황입니다

지금도 일본정부나 관련 민간단체는 북한이 주장하는 납북피해자들의 생사 여부는 물론 그 수도 믿을 수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송: 지금까지 일본 측의 판단으로는 공작원 일에 관여한 일본 납북자들은 죽었다고 북한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거죠. 단지 통역작업을 했던 사람들은 살아있다고 내 보냈지만 중요한 부분에서 특히 공작원 교육에 관여 했던 사람들은 다 죽었다고 북한 측이 말하고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재조사라는 표현을 빌려서 수정할 것은 수정해서 돌려보내라 이거거든요

일본이 더욱 믿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는데요, 북한은 메구미 씨가 1986년 평양에서 한국의 납북 피해자 김영남 씨과 결혼 했으며 1994년 자살했다고 통보 했습니다. 그리고 일본 측의 요구로 메구미 씨의 유골을 일본으로 보냈습니다. 그런데 유전자 검사 결과 다른 사람의 것으로 확인되어 요코타 부부는 물론 북한관련 단체도 메구 씨가 살아 있다고 믿고 있다는 겁니다.

송: 일본에서 그 유골을 몇 군데에서 감정을 해서 그 결과 그 유골은 젊은 여성의 뼈가 아니라 나이가든 남성의 뼈 그것도 한 사람의 것이 아닌 몇 사람의 뼈가 들어가 있다고 판정 했어요. 그런데 북한 측이 이 유골이 두 번 화장된 뼈라고 했어요. 고열로 두 번씩 화장을 했으니까 북한 측에서는 아마 감정을 할 수 없도록 만들려는 의도로 그렇게 했던 것 같은데 일본 측 기술로는 그것을 반증한 것입니다.

그리고 일본이 파악한 납북자 수와 북한 측이 내놓은 수가 아직도 많은 차이가 있어 납북자 수만이라도 올바로 알려달라는 것이 일본 정부의 입장인거죠. 이번에 나온 유엔 최초의 북한인권 조사위원회가 북한 인권 침해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담은 최종보고서, 유엔 COI 에 나온 내용과는 너무 큰 차이가 난다고 지적합니다.

송: 일본 북한 쌍방이 확정된 숫자로 대외적으로 공표한 이외 아직 알려지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이번에 유엔 COI 보고서에도 숫자가 나와 있는데요, 일본에서 데려간 납치 피해자가 100명 정도 있을 것이라는 추산을 COI 조사 보고서에서도 언급하고 있습니다.

지금 현재 일본의 아베정권에서는 납치문제에 따른 북한의 사과, 납치 피해자 전원을 송환하라는 일관된 입장으로 이는 아버지인 1차 아베정권에서 이루지 못한 일을 계속 추진 할 것 이라고 송 국장은 전합니다.

송: 지금 제2차 아베 정권이잖아요? 지난 1차 아베 정권 때도 몽골이나 웻남에서 납북자 협의로 비밀 접촉을 했습니다. 제1차 아베정권에서는 아베 수상의 건강상태도 좋지 않았기 때문에 단기간에 끝났어요. 그래서 협의를 계속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북한도 2차 아베정권이 몇 년 안정적으로 갈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일정하게 교섭을 하자는 의도 인 것 같아 계속 추진 할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2006년 장거리 미사일 발사 이후 일본이 시행 중인 대북 수출입 전면 금지 등 대북제재 완화를 요구했는데요, 일본 측에서는 북한이 일본인 납북 피해자 재조사에 착수해 어느 정도 실천에 옮기면 대북 제재 완화를 검토 할 것으로 보인다고 송 국장은 강조합니다.

송: 북한이 아마 일본 측의 추이를 보면서 어떻게 할지 고민하겠죠. 몇 명을 돌려보낼까 누구를 돌려보낼까 아예 돌려보내지 말아야 하는가...

여성시대 RFA 이원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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