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일터] 두 탈북청년의 취업 성공기 “힘들지만 길은 있다”

워싱턴-이규상, 김은혜 leek@rfa.org
2011-11-29
이메일
댓글
공유
인쇄
  • 인쇄
  • 공유
  • 댓글
  • 이메일
create_job_305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남북 청소년 비즈니스 체험캠프'에서 한 참가 학생이 자체 개발한 물건을 판매하고 장부를 작성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안녕하세요? 행복의 일터의 이규상입니다.

지난 두 차례에 걸쳐서 남한에 정착한 탈북 1.5세대들의 취업고민과 남한의 청년실업에 대해서 전해드렸는데요. 전해 드린 데로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이 직업을 구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특히 남한 학생들에 비해 여러 가지 불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는 탈북 1.5세대들이 직장을 구하는 것은 더 힘들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렇지만 절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탈북자 학생들 중에는 열악한 환경과 조건을 극복하고 자신의 꿈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가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오늘 이 시간에는 자신의 꿈을 이루고 있는 두 탈북자 학생을 소개합니다.

사실 첫 번째 소개해 드릴 탈북자는 학생은 아닙니다.

3년 전 대학을 졸업하고 지금은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최명철 씨인데요. 최명철 씨도 대학 졸업을 앞두고 지금 다른 탈북자 대학생들이 하고 있는 똑같은 고민을 했다고 합니다.

최명철 씨도 대학을 졸업하고 곧바로 자신이 원하던 직장에 입사한 것은 아닙니다.

<졸업하고 바로 일은 시작했다. 학교를 졸업하고 1년 동안 NGO 단체에서 잠간 일을 하다가 다른 회사로 옮겼다. 제가 하고 싶은 일이었지만 경제적으로 수반되지 않아서 살길을 찾아가다 보니까 일반 회사로 옮겼다.>

최명철 씨가 비 영리단체에서 무보수로 일한 것은 아니지만 경제적으로 자립하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명철 씨는 이 첫 직장을 통해 두 가지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첫 번째는 공백 기간을 매울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지난번에 말씀 드린 데로 남한의 기업들이 갓 대학을 졸업한 신입사원을 뽑을 때 졸업 후 공백 기간이 있는 것을 좋게 평가하지 않습니다.

최명철 씨는 자신이 원하는 직장을 구할 때 까지 비 영리단체에 속해 있으면서 이 공백 기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두 번째는 이 비영리 단체에서 일에 대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최명철 씨는 대학에서 중국어를 전공했다고 하는데요. 비록 이 직장에서 했던 일이 자신이 전공한 분야는 아니더라도 남한의 직장문화를 이해하고 배우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합니다. 최 씨가 비영리 단체 경험을 바탕으로 두 번째로 잡은 직장역시 자신이 전공한 분야는 아니라고 합니다.

<관련이 조금은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전공한 분야를 100%활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미래를 봤을 때 조금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자신이 전공한 과목과는 상관없이 다른 분야의 일을 하는 것은 최명철 씨뿐만이 아닙니다. 특히 취업경쟁이 치열한 남한에서는 자신의 전공을 살려 직장을 구한다는 것은 점점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탈북자 학생들뿐만 아니라 남한에서 태어나 자란 학생들도 과 개념 없이 취업을 하고 있다. 언제부터인지 학과 개념이 무너지고 있다. 물리학이나 공학과 같은 전공으로 깊이 들어갔을 때는 달라지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경영과 같은 큰 분야에서는 따지지 않고 돼면 가는 편이기 때문에 저희 학생들도 전공을 살려 가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 같다.>

그렇지만 모든 탈북자 대학생들이 자신의 전공과 상관없는 분야에서 직장을 구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음에 소개할 탈북자 대학생이 그 경우인데요.

<저는 김하나 입니다. 경기 대학교 외식 조리학과에 재학 중에 있습니다.>

김하나 씨는 지난 2005년 부모님들을 따라 남한에 입국했습니다.

대부분의 탈북자들은 남한에 입국하기 전까지 중국과 같은 제3국에서 몇 년씩 숨어살다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김하나 씨의 경우는 중국에 머무는 시간이 길지 않아 다른 탈북자 학생들처럼 학업에 큰 공백 기간은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남한의 치열한 공부를 따라가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중국에 오래 살다온 탈북자 학생들은 중국어라도 배워 오지만 김하나 씨의 경우는 그렇지도 못했습니다.

여러 가지 면에서 열등한 위치에 있는 김하나 씨 이지만 자신의 장래에 대해 큰 고민이 없다고 말합니다.

<나는 기술 쪽이다. 조리라는 것이 다른 전공분야 보다는 취업이 잘되는 분야라서 딱히 걱정하지는 않는다. 4학년이 되면 거의 모두 취직을 한다. 외식 그러니까 집 밖에서 먹는 모든 음식을 뜻하는데 이런 음식을 만드는 셰프 즉 요리사가 되는 공부를 하고 있다.>

왜 이런 전공을 선택하게 됐는지 김하나 씨는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분야라서 선택했다. 나는 중국어나 다른 기술이 없기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분야를 찾다보니 이런 전공을 선택했다.>

다른 학생들은 취업을 위해 영어를 배우고 자격증을 따는 등 스펙, 즉 능력이나 자격을 갖추기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김하나 씨의 스펙 쌓기는 다른 학생들과 다릅니다. < 영어나 다른 스펙을 쌓는 것 보다. 저희는 경력이 우선이기 때문에 요식 업계에서 일을 하면서 경력을 쌓고 있다.>

지금 남한에 정착한 탈북 청소년들의 수는 지난해 기준으로 1700여명이 됩니다.

이중에서 김하나 씨나 최 명철 씨와 같이 잘 풀린 경우가 그리 많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탈북자라도 남한사회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이 두 사람은 보여주고 있습니다.

먼저 사회에 진출한 최명철 씨는 지금 대학에서 장래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탈북자 후배들에게 이런 조언을 해 줍니다.

<일단 무엇이든지 하면 좋겠다. 무엇을 하면서 몸으로 부딪혔을 때 이것이 나에게 적성에 맞는지 알 수가 있다. 걸음을 팔아서 계속 움직이면서 경험해 봐야지 취업을 해서도 좀 더 나에게 맞는 직업을 선택해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탈북자라는 열등감은 자기 스스로의 발목을 잡는 불필요한 생각이라며 열등감에 사로잡히기 보다는 남들보다 더 열심히 노력해 자신의 미래를 개척해 나가야 한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위안으로 삼을 수 있는 것은 우리는 가장 어려운 시기를 겪었고 그 시기를 이겨냈다... 열등감을 느낀다고 해서 변할 것은 없다. 그런 마음을 갖기 이전에 내가 더 열심히 노력해서 내가 원하는 그리고 사회가 원하는 자격을 갖춰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행복의 일터 오늘은 남한에 입국해 자신의 미래를 향해 질주하는 탈북자 출신 대학생과 직장인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진행에 이규상입니다.
하고 싶은 말 (0)
  • 인쇄
  • 공유
  • 이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