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그대] 인터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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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남한 청년들과 남한에 정착한 탈북 청년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 세상 밖의 젊은이들의 소식을 전해드리는 <젊은 그대>, 이 시간 진행에 이현줍니다.

남한의 대학가에서 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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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와 관련된 모든 문제를 원격으로 해결해주는 개인 맞춤형 PC관리 서비스 '쿡 인터넷 퍼스널케어’가 등장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INS 현장 인터뷰 - 북한 청년들에게 우리 젊은이들이 누리는 문화 중 한 가지만 소개해준다면 어떤 것을 꼽겠느냐.

학생1 ) 커피요, 한 잔만 있으면 모여서 이런 저런 얘기, 별 얘기를 다 할 수 있잖아요. 수다를 떨면서 얼마나 좋아요.

학생2) 토론 문화. 어떤 과목은 공부를 하면서 모여서 서로 다른 의견을 개진할 수 있잖아요 그런 걸 소개해주고 싶어요...

참 여러 가지 문화를 북한 청년들에게 소개해주고 싶다고 얘기하는데요, 학생들이 가장 많이 꼽은 것은 바로, 인터넷입니다.

인터넷은 전 세계를 연결하는 정보 통신망입니다. 전화는 음성을 전달하는데요, 정보 통신선은 음성이 아니라 데이터, 즉 정보를 전달합니다. 이 정보 통신선과 정보 통신선으로 들어오는 정보를 받아볼 수 있는 컴퓨터가 있어야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데, 이 두 가지 모두 갖춰지지 않은 북한에서는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사실 인터넷이 북한에서 사용하지 못하는 더 큰 이유는 ‘정보의 바다’라고 불리는 이 엄청난 정보 매체를 당국이 통제할 수 없기 때문일 겁니다.

남쪽에는 1994년 처음 시작돼 3600만 명 이상의 사용자가 하루 평균 4.4 시간을 이용하는 인터넷.

남한 대학생과 탈북 대학생이 함께 하는 모임 ‘나우’ 의 지철호, 김윤미 씨와 함께 인터넷에 대해 얘기 나눠 봅니다.

지철호, 김윤미 학생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지철호, 김윤미 : 안녕하세요!

지철호 : 안녕하세요 지철홉니다. 저는 인하대학 간호학과 재학 중입니다. 함경북도 회령에서 왔습니다. 저는 나온 지는 한 3년 됐는데요, 처음에 나왔을 때는 서툴고 모르는 것도 많았지만 지금은 이 사회에 살아가는 구성원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김윤미 : 저는 김윤미라고 합니다. 함경북도에서 왔고 저도 대학에 다니고 있어요, 나온 지 3년 됐고 지금은 동덕여자 대학에 다닙니다. 학교에 다니면서 여러 가지 공부를 하면서 내가 이 사회의 일원이 됐다는 것을 실감하는 중입니다.

진행자 : 두 분 다 비슷한 시기에 나와서 정착하셨네요, 3년 정도 되면 어느 정도 남한 사회에 적응하는 시기인가요? 어떠세요, 남한 생활은? 지철호 : 물론 아직 모르는 것도 많지만요, 나서부터 영웅이 없다고 하잖아요. 지금 여기 함께 사는 남한 사람들도 모르는 것이 많아요. 그것에 대해 별 이질감 안 느끼고 더 나은 나를 위해 열심히 배우며 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 오늘 저희가 인터넷 얘기를 해볼 건데요. 어때요? 인터넷 자주 사용하십니까?

지철호 : 하루 5시간 정도요? ( 꽤 오래 쓰시는 건데요, 보통 뭘 하십니까? ) 신인 배우도 검색해보기도 하고 최신 노래, 영화도 찾아보고 정보도 공유하기도 하고요. 블로그나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기도 하고 친구들 글에 답글도 달고 여러 가지를 하죠.

김윤미 : 주로 학교 과제 때문에 인터넷에 붙어살죠. (웃음) 집에 와서 하고 학원가서 하고 학교 가서 하고, 지금은 일상생활인데요, 처음에는 많이 무서웠어요. 처음에는 인터넷에 가입할 때 개인 정보를 제공해야하니까 그것이 두려웠는데요, 지금은 그렇지 않아요. 정보 찾는 것도 다 인터넷에서 하고요, 편하죠.

진행자 : 저희가 지금 인터넷에 대해 얘기하고 있지만 북한에서 방송을 듣는 청취자들은 젊은 친구들이라고 해도 인터넷에 대해서 잘 모를 겁니다. 인터넷이 이런 것이다... 설명을 해준다고 뭐라고 소개해주시겠어요?

김윤미 : 세계로 소통하는 길? 우리가 한 자리에 앉아서도 옆 친구는 물론이고 세계 친구들과 이 얘기할 수 있고 그 사람들이 가진 정보도 교환할 수 있는 것입니다.

진행자 : 사실 인터넷에서 여러 가지를 할 수 있잖아요? 음악도 듣고 영화도 보고요, 전화우편이라는 편지도 주고받고 파일 전송도 하고 정보 검색도 하고 말이죠. 그러나 이것 역시 배워야 사용할 수 있는데요, 철호 씨, 윤미 씨 처음에 왔을 때 인터넷이 신기하고 좋긴한데 어떻게 써야하나... 고민도 했을 것 같아요.

지철호 : 네, 처음에 6개월은 몰라서 접근하는데 힘들었어요, 이 후에는 이렇게 저렇게 해보면서 어떻게 이용하면 잘 이용할 수 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김윤미 : 저는 하루는 온날을 종일 붙들고 있었어요. 내가 알고 싶은 게 다 있는 것이에요. 그래서 정말 알고 싶은 것은 다 찾아봤어요. 제일 처음에 찾아본 것은 노래, 댄스... 여성들이 궁금해 하는 예뻐지기, 이런 것도 다 찾아보고 그랬습니다. 일 년 정도 지나니까 타자도 능숙해지고 학원 다니면서부터는 한글 문서 작성하는 것도 알고 포토샵 같은 프로그램도 배웠고요. 일단 시작하니까 하나하나 다 하게 되더라고요.

진행자 : 젊은 친구들이라 빨랐을 것 같은데요, 사실 젊은 친구들 뿐 아니라 나이든 분들도 이용하시기 어렵진 않습니다. 그렇지만 청취자 여러분들은 윤미 씨나 철호 씨가 얘기한 것중 한두 개는 영 모르는 소릴텐데 하나하나 얘기해보죠. 철호 씨가 블로그 얘기를 했어요..

지철호 : 블로그란 자기가 경험했던 글이나 찍은 사진 올리거나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도 틀어서 들려줄 수도 있고... (설명하기 힘드시죠?) 힘드네요. (개개인이 인터넷에서 만드는 신문이나 잡지라고 얘기할 수 있지 않을까요? ) 아, 그렇습니다.

진행자 : 또 윤미 씨는 인터넷에서 인적 사항이 노출될까봐 가입하기 좀 꺼려졌다. 무서웠다고 했어요.

김윤미 : 네, 아직 북한에 부모님이 계시니 노출되면 안 되니까요. 인터넷 상에는 그런 것을 훔쳐보는 사람, 해커가 있다고 하잖아요. 지금은 뭐 거리낌 없이 막 다 넣고 하죠...

진행자 : 사실 인터넷에는 진짜 신기한 기술이 많잖아요. 예를 들어 인터넷 이메일, 인터넷 상에서 주고받는 편지죠? 물건을 살 수도 있고 검색창에 필요한 정보를 찾을 수 있기도 하고요.

김윤미 : 진짜 알면 알수록 살기 편해져요(웃음)

진행자 : 철호 씨 인터넷 기능 중 뭘 제일 많이 써요?

지철호 : 검색을 제일 많이 쓰죠.

진행자: 검색하는 곳에서 ‘북한’을 한번 찾아보셨나요?

지철호 : 그렇게 하면 뉴스가 많이 나오는데요, 저는 그것 말고 고향이 보고 싶을 때는 구글 어스라는 곳에서 고향 집을 가끔 봐요. 사이트에 들어가면 공중에서 찍은 사진으로 고향 집을 볼 수 있는데 참 신기하기도 합니다. 남한에서 고향에 있는 내 집을 인터넷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 참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해요. 위 아래로 마우스를 움직여 보면 우리 집이 있고 옆길에는 기업소가 있고... 우리는 거기서 그냥 담장 넘어서 집을 봤지만 이것은 공중에서 찍은 사진을 보여주니까 저쪽에서 몰랐던 것도 보이죠.

진행자 : 윤미 씨는 어때요?

김윤미 : 쓸쓸하게 생각돼서 북한 소식이나 구글 어스 같은 것 잘 안 쳐봐요. 고향이지만 좋은 일이 아닌 어려운 소식들만 있으니까 괜히 우울해지고 별 생각이 다 들고 해서요.

진행자 : 저희는 방송국에서 북한 소식을 많이 보도하다보니 일단 검색할 때는 북한을 가장 많이 찾습니다. 아마 청취자 여러분이 제가 검색으로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는 북한 소식을 보면 정말 놀라실 겁니다.

김윤미 : 거기에 있는 사람보다 여기가 더 빨리 알죠.

진행자 : 사실 여기 두 친구도 그렇지만, 북한에 참 이렇게 편하고 좋은 인터넷이 들어가는 것이 힘들 것이라고 얘기하는 사람이 많잖아요? 그렇지만 반드시 북한 젊은이들도 꼭 이용해봐야 하고 존재를 알아야 하는 것이겠죠?

지철호 : 사실 인터넷을 하게 되면 사람이 각성되게 돼요. 거기가 우물 안의 개구리처럼 갇힌 세상이다 보니 위에서 전달하는 말이 다 맞다 믿고 사는데, 인터넷이 들어가면 실상을 알고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주관적으로 자기의 생각을 말할 수 있겠습니다. 인터넷이 아마 진짜 들어간다면 막 말로 난리 나겠죠. 우리는 그래서 지금부터 그 사변을 좀 우리가 준비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함께 얘기 나눈 철호 씨와 윤미 씨도 인터넷이 고향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오히려 저보다 더 부정적으로 딱 잘라 얘기를 하던데요, 아마 북쪽의 상황을 저보다 더 잘 알고 있어서 그렇겠지요. 그렇지만 북한 고향의 집을 인터넷을 통해 위성사진으로 들여다 볼 수 있는 시대입니다. 시대의 흐름을 막는 것은 흐르는 물을 막아 가두는 것과 같은데요, 흐르는 물을 가두면 언젠가는 넘쳐 바깥으로 쏟아 흐르기 마련이죠.

저는 다음 주 이 시간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이현주, 제작에 서울지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