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안녕하세요. 남쪽 청년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합니다. <젊은 그대> 이 시간 진행에 이현줍니다.
지난 10월 26일, 남한에서는 재, 보궐 선거가 있었습니다. 선거법 위반 등으로 당선이 무효화되거나 당선인이 임기 중 사직, 사망, 실격한 경우, 그 자리를 다시 채우는 선거입니다. 이번엔 특히, 서울 시장 보궐 선거가 큰 관심 아래서 치러졌는데요. 남한의 선거는 북쪽과는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우선, 남쪽은 선거 전에 시끄럽고 선거 날은 조용합니다.
선거 전, 후보자들은 국민들을 향해 자기가 당선될 경우 어떤 정책을 펼칠 것인지, 자기를 뽑아 달라 호소하는 선전전에 나섭니다. 선거법상으로 약 10일 정도로 정해지는데 이 동안은 온 나라가 들썩입니다. 이런 선전전은 선거법상으로 선거 전날 자정에 끝나기 때문에 정작 선거 당일은 조용합니다. 북쪽은 선거 전에나 이후엔 조용하고 경축행사를 여는 선거 날만 요란하죠?
또 북쪽의 선거는 후보들이 국민들에게 하는 정책적 약속인 공약, 그리고 이런 공약을 알리기 위한 유세가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선거의 주체가 다릅니다. 남쪽의 선거는 후보자를 뽑는 국민들의 선거, 북쪽은 후보자를 내세운 당의 선거입니다.
<젊은 그대>에 참여하는 지철호, 이수연 씨도 이번 선거에서 한 표를 행사했다고 하는데요. 그 얘기를 한번 들어보죠.
진행자 : 선거 다들 하셨습니까? 비밀 선거니 누굴 뽑았는지는 여쭤보지 않겠습니다. (웃음) 남쪽에 와서 선거들 몇 번씩 해보셨어요?
이수연 : 저는 두 번째. 저번에 오세훈 시장이 재선됐을 때 그리고 이번 선거요.
지철호 : 저는 국회의원 총선 때 한 번 했어요.
진행자 : 아, 선거가 있는데 투표 안 하고 그냥 지나간 경우도 있나요?
이수연 : 네! 사실 정치적인 문제에 크게 관심이 없었고 대학입시, 공부, 이런 것에 신경을 많이 썼는데요. 대학에 와서 좀 바뀌었어요. 아무래도 대학생이 되니까 마음가짐도 달라지고 사회현상을 보는 시각도 달라지는 것 같아요. 나도 이제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고 의사를 표시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 두 분 다 북쪽에서 선거를 해봤는지 모르겠는데요. 남과 북의 선거는 좀 다르죠?
지철호 : 180도 달라요. 거기는 그냥 알림판에 선거에 누구누구 나오는지 붙어요. 그걸 보고 그냥 그러나 보다 하는데 여기는 유세를 대단하게 하잖아요. 처음에 저 사람들 왜 저러지 그랬는데 자기 정책을 홍보하고 자기를 찍어달라고 호소하는 것이더라고요. 그리고 사실 선거장에 들어가 보면 더 달라요. 북한에선 후보자의 이름이 써진 선거표를 줘요. 그걸 그냥 선거함에 넣고 나오면 끝나요.
진행자 : 도장 찍거나 하는 건 없나 봐요?
지철호 : 그런 건 없어요. 후보가 한 명이거든요.
진행자 : 여기는 선거 용지에 후보자 이름이 죽 적혀 있고 그 후보자 중 자기가 원하는 사람 이름 아래 도장을 찍고 그걸 접어서 선거함에 넣고 나오는 식인데요.
지철호 : 그냥 정부에서 내세우는 후보자에 아무 생각 없이 투표하는 거죠. 선거장도 보위원들이 지키고 그러는데요.
이수연 : 후보자 얼굴도 잘 몰라요. 그냥 선거장에 사진 붙여 놓으면 그걸 보는 거죠. 저는 나이가 안 돼서 북쪽에서 선거는 안 해봤는데요. 그래도 선거장엔 가야해요. 학생들도 그날 꽃다발 같은 것을 들고 선거장에 가고 어른들은 한복을 입고 가죠. 선거 날이 사실 정치체제를 강화하는 행사날인 거죠.
진행자 : 그런 북쪽의 선거를 겪고 왔으면 남쪽 선거를 보면서 너무 헐하지 않나하는 생각이 들 것 같은데 어때요?
이수연 : 아마 남한 사람들이 북한 선거 얘기를 들으면 그건 선거가 아니라고 얘기할 거예요. 사실 그 말이 맞죠. 이번 서울 시장 선거는 투표율이 높아서 놀랐는데요. 저는 한국 사람들은 자유롭게 해도 되니까 왠지 정치적 투표나 이런데 별 관심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많은 인원이 참여했잖아요? 이번 선거를 하면서 그런 생각을 많이 했는데요. 북한도 빨리 국민의 손으로 국민의 대표를 뽑을 수 있는 때가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 많이 들었어요.
지철호 : 또, 저희 친구들끼리 한번은 정치적 얘기를 하다가 다툰 적이 있어요. 한 친구가 너 그 때 선거 했어? 이렇게 물으니까 다른 친구가 자긴 안 했대요. 그러니까 '선거 안 했으면 말하지도 마.' 이래요. 저는 왜 그렇게 싸우는지 이해가 안 돼서 인터넷에 들어가서 찾아봤어요. 그랬더니 와, 이건 너무 다른 거예요. 북한에선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은 대의원 동지라고 하면서 함부로 말 못해요. 여기는 국회의원한테도 기탄없이 자기 의견을 막 얘기해요. 감동했어요.
이수연 : 완전히 남쪽과 북쪽이 다른 건요. 여기는 후보들이 공약을 위한 공약이라도 당선이 돼야 하니까 뭐든 국민을 위해 뭘 하겠다는 정책을 내놓잖아요. 근데 북쪽은 국민이 아니라 당을 대변하는 거죠. 당에 충성하고 당의 정책에 열성적으로 박수치는, 냉혹하게 얘기하면 당의 말에 인민을 대표해서 먼저 박수치는 사람을 뽑는 게 선거에요.
진행자 : 결국, 누가 뽑아 줬느냐 이 차이인 것이죠.
자, 이제 남쪽의 선거가 끝났는데 문제는 당선이 된 이후죠. 이런 말도 있어요. 후보는 당선부터 진짜 시작이다. 당선된 이후가 진짜라는 거죠.
이수연 : 선거라는 게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우리의 생활에 큰 영향을 주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뽑기만 하고 그 사람이 뭘 하든 관심이 없으면 안 돼요. 국민의 의무는 잘 뽑고 또 그 사람이 일을 잘 하는 지 지켜보는 것까지인 것 같아요.
진행자 : 남한의 선거. 본의의 의지가 있다면 출마의 기회는 얼마든지 열려 있어요. 본인들도 나간다면 어떤 공약을 내세우겠다고 한번 생각해본 적 있나요?
지철호 : 저는 그런 생각을 해본적은 없는데 제가 나간다면 국가의 성장도 중요하지만 국민들의 삶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겠어요. 어려운 사람들에게 잘 해주고 집도 많이 짓고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살게 해주고 싶어요.
이수연 : 저는 생각해 본 적 있어요. 복지에 대한 공무원을 더 늘려서 정말 복지가 필요한 부분을 찾아서 돕고 싶고요. 지금 탈북 학생들을 위한 정책들이 많긴 한데 그게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들어요. 문화적인 통일이 진짜 통일이라는 생각 아래서 남북 청년들이 함께 소통할 수 있는 함께 하는 문화 행사를 많이 하고 싶어요. 제가 시장이 되면 서울에서 바로 작은 통일을 이뤄보고 싶어요. 그런데는 돈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진행자 : 자, 이렇게 얘기한 다음에 저를 뽑아주세요! 이러면 유세가 되는 거죠. (웃음) 어때요? 철호 씨? 수연 씨를 뽑아줄래요?
지철호 : 아뇨! 저는 토론회 같이 북한을 제대로 알리는 행사를 더 많이 여는 것이 중요할 것 같아요. 이런데 예산을 많이 투입하는 거죠.
이수연 : 아니, 그런 걸 하면 북한을 잘 모르시는 분들에게는 반발을 불러올 수 있어요.
지철호 : 아니요. 그런 차원이 아니고요. 저의 말을 오해하시는 것 같은데요.
이수연 : 사실 제가 그렇게 말한 이유는요.
진행자 : 하하, 잠깐만요. 자, 이 모습이 각 후보들이 공약을 갖고 서로 토론하는 모습입니다. "제 공약은 이렇습니다. 아니요, 제가 옳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거죠. 그리고 이런 과정을 통해 남쪽의 유권자들은 어떤 후보를 뽑을지 정하고 그 사람에게 표를 던지는 거죠. 두 분이 아주 잘 보여줬어요.
우리의 삶, 우리의 생활을 좀 더 낫게도, 나쁘게도 만들 수 있는 정치! 이렇게 국민의 손으로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오늘 이 시간을 통해 청취자 여러분도 선거의 의미, 한번 생각해보시는 기회를 가지셨기를 바랍니다.
오늘 두 분 말씀 감사합니다.
이수연, 지철호 : 감사합니다.
오늘 <젊은 그대>는 선거 얘기를 해봤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 이현주였습니다. 청취자 여러분,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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