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직업, 나의 미래: 의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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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이진서 leej@rfa.org

남한 섬유산업의 중심지인 대구에서는 13일부터 2주간 남한은 물론 외국의 섬유예술의 동향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국제섬유 예술 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섬유 예술이란 단어가 말해주듯 이제 사람들이 입는 옷은 단순하게 피부를 보호하기 위함이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고 사회적 신분을 나타내는 상징적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나의 직업, 나의 미래 ’ 오늘은 옷을 만드는 의상 디자이너란 직업에 대해 알아봅니다.

조연지: 재단사가 여기 디자이너라니까 그러니까 그게 북한에서는 얼마나 인기 직종인데요. 여기는 재단사 하면 우숩게 보더라고...

북한에서 상업대학 의상 설계과를 졸업한 탈북여성 조연지씨는 남한에서 말하는 의상디자이너는 북한에서는 의상 설계사 또는 재단사가 된다고 말합니다. 남한 사람들은 사람이 사는데 꼭 필요한 3 가지 기본 요소를 말할 때 의,식,주라고 합니다. 그런데 북한 사람들은 같은 말을 식,의,주라고 표현하죠. 음식과 옷 그리고 집을 통틀어 말하는 것은 같지만 그 중요성을 말하는 것에는 조금 차이가 있어 보입니다.

탈북하기 전까지 십년 넘게 옷을 만들었다는 조연지씨에게 북한에서는 어떤 과정을 거쳐 의상 설계사가 되는지 들어봅니다.

조연지: 고급 1급 재단사라고 하면 평양 상업대학엘 다녀야해요. 거기서 대학 졸업장을 받고 시험도 국가시험을 치러요. 여기도 국가고시 치듯 국가자격증을 받아야 해요. 천이 많은 것도 아니고 기성복이 많이 나오는 것도 아니잖아요. 우리 북한에... 어쩌다 천이 한번 생기면 한번 해 놓은 옷을 10년도 입을 수 있고 하니까 잘 해 입으려고 하거든요. 양복점에 있는 사람들이... 양복점에서 재단하는 사람들이 1급, 2급, 3급 이렇게 있어요. 그러면 1급 재단사에게 하고 싶지...

남한 거리에서 활보하는 사람들의 옷차림을 보면 같은 옷을 입은 사람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옷 색깔부터 그 모양까지 너무도 다양합니다. 이런 옷은 의상 디자이너 다시 말해 북한에서 말하는 의상 설계사의 손을 거쳐 완성이 되는데 남한에서는 의상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치게 되는지 동아컬러패션스쿨 양정석 대표에게 들어봅니다.

양정석: 고등학교를 졸업했든 아니면 의상 관련 전문대학을 나왔든 졸업을 하고 디자인 학원이 따로 있습니다. 국제, 라사, 시대라든가 이것은 국내 토착 디자인 학원인데 여기서 6개월에서 길게는 2년 추가로 공부를 하고 업체의 막내로 가서 경력관리를 하면서 올라가는 방식이 있고요.

의상 디자이너를 양성하는 기관 대표로 있는 양정석에 따르면 정규 교육 과정을 거친 사람들도 사회 교육 기관에서 별도의 실무 과정을 거친 다음 취업이 이뤄지고 제품생산 현장에서 일을 한다는 설명입니다. 북한에서 의상 설계사는 여성들만의 직업이 아니라 남녀 성별의 제한이 따로 없는 직업이지만 특히 여성들이 선호하는 직업이라고 합니다.

의상 설계사가 북한에서 꾸준하게 인기 직업으로 꼽히는 이유는 보통 사람들보다 옷도 자유롭게 해 입을 수 있고 의뢰인들로부터 옷을 잘 만들어 달라고 주는 뇌물도 받고 하기 때문에 부수입을 함께 챙길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남한은 어떨까요? 의상 디자이너를 희망하는 사람들을 교육하는 양정석씨의 말을 다시 들어보죠.

양정석: 서울 올림픽 이후로 90년대 초중반까지는 굉장히 붐이었습니다. 한국에서 모델이라는 드라마가 한참 떴었거든요. 그때 장동건이나 김남주가 나왔던 드라마였는데 신직종으로 뜨는 직종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오히려 아주 인기 있는 직종이라기 보다는 패션 쪽에 정말 관심 있고 하려는 아이들이 도전하는 그런 직군 쪽으로 바뀌어가고 있고요.

보통 남한에서는 의상 디자이너가 일할 수 있는 곳을 두 가지로 분류를 하는데 하나는 생산업체고 다른 하나는 이러한 소규모 생산업체에 일감을 주는 대기업입니다. 대기업에서 하청을 받아 옷을 만드는 디자이너는 초봉이 70-80만원에서 시작하니까 미화로는 월 천 달러가 안 됩니다. 하지만 대기업에서 일하는 사람은 하청업체 디자이너 보다 2배에서 2.5배 정도는 보수를 많이 받는 것으로 생각하면 될 겁니다.

의상 디자이너는 초봉은 많지 않아도 한국에서는 여성이 보통 35살을 넘으면 직장에서의 위치가 불안정 한 것을 감안하면 의상 디자이너란 직업은 나이가 들어도 일할 수 있는 전문직이란 점이 최대 장점으로 꼽히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