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은행 내 북 계좌 조사해야”

워싱턴-양희정 yangh@rfa.org
2014.06.13

앵커: 최근 북한 청천강호의 불법무기 운송 사건에 연루된 두 선박회사를 기소한 싱가포르 당국이 북한의 불법자금 은닉 등에 관여한 자국 내 은행에 대한 조사도 착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양희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싱가포르 당국은 북한의 불법자금 은닉 가능성이 있는 싱가포르 내 은행에 대해 조사해야 한다고 일본 아시아인권의 가토 켄 대표가 13일 촉구했습니다.

가토 대표: 저는 싱가포르 내 북한의 은행 계좌에 관해서도 추가 조사를 해야 한다고 싱가포르 외교부에 전자우편을 통해 요청했습니다. 싱가포르 북한대사관 내에 위치한 진포해운회사 임직원들이 북한 외교관이나 공작원을 자신들의 거래 은행에 소개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싱가포르 외무부와 내무부는 지난 10일 공동성명을 내고 싱가포르 검찰이 자국에 등록된 진포해운회사(Chinpo Shipping Company (Private) Limited)를 북한 청천강호의 불법무기 운송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습니다. 진포해운회사는 북한 선박 청천강호의 파나마 운하 통과 비용 7만 2천 달러를 송금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청천강호는 지난해 7월 지대공 미사일과 미그-21전투기 등 불법무기를 싣고 쿠바에서 북한으로 향하던 중 파나마에서 적발됐습니다. 싱가포르 검찰은 진포해운회사 이외에 이 회사 회계담당으로 이사와 주주를 겸하고 있는 탄 후이 틴(Tan Hui Tin) 씨도 기소했습니다. 북한의 대량살상무기와 운반수단, 관련 물질의 확산을 막으려는 국제사회의 의무와 노력을 이행한다는 것입니다.

가토 대표는 2013년 확인한 진포해운회사 사업자 등록(Biz File)에 이사로 등재된 탄 티악 쳉(Tan Tiak Cheng @ Tan Cheng Hoe) 씨의 거주지(9A Lorong G Telok Kurau Singapore 426174)를 담보로 잡은 은행(United Overseas Bank) 등이 북한 불법자금 은닉처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가토 대표: 탄 티악 쳉 씨 거래 은행(United Overseas Bank)은 물론 청천강호의 파나마 운하 통과 비용 송금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중국은행(Bank of China) 등에 대한 확대수사가 필요합니다. 이들 은행이 북한 불법자금 세탁처로 사용될 가능성이 주목됩니다.

가토 대표가 오래 전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진포해운회사는 1970년 8월 11일 탄 티악 쳉 씨와 그의 배우자로 보이는 테오 왓트 티(Teo Watt Tee) 씨가 공동으로 설립했습니다. 따라서, 탄 티악 쳉 씨 등이 북한 정권의 불법무기 거래 자금을 제공하거나 불법세탁· 은닉하는 데 연루되었을 가능성에 대한 수사도 필요하다고 가토 대표는 주장했습니다. 가토 대표는 특히 지난 3월 유엔 대북제재위원회가 발표한 보고서에서 탄 티악 쳉 씨가 1999년부터 진포해운회사의 이사로 재직하면서 2001년부터는 동해선적대행의 주주로도 활동하고 있는 것이 드러났다며 두 회사의 연관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가토 대표는 앞서 2010년 자유아시아방송에 싱가포르 주재 북한 대사관 내에 위치한 진포해운회사와 동해선적대행(Tonghae Shipping Agency Pte Ltd)이 치외법권을 이용해 북한의 무기와 마약 등의 불법거래에 관여하고 있다는 의혹을 처음으로 제기했습니다. 가토 대표는 동해선적대행이 평양 인민무력부산하 조선동해해운회사의 전면에서 활동하는 이른바 프런트컴퍼니(Front Company)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조선동해해운회사는 북한 대량살상무기와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 관련 일본 정부에 의해 제재 대상으로 지목됐기 때문입니다.

댓글 달기

아래 양식으로 댓글을 작성해 주십시오. Comments are modera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