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경] ‘무직건달행위’에서 노동해방으로

권은경-북한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 사무국장
2018-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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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있어서 그런지 최근 북한의 경제상황에 대한 기분 좋은 소식들이 뉴스 보도를 통해 제법 들려옵니다. 북한 경제의 정상화와 남북경협을 실질적으로 고민해야 할 시기가 다가오기 때문일까요? 2012 6월 경제조치 이후 조금씩 나타나던 현상이지만 최근 북한 경제활동에서 보여지는 변화에 세계 사람들의 관심이 조금씩 높아집니다.

남한의 한 국책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북중 국경지역을 돌아보고 와서 북한 국경 도시들이 정상적인 방향으로 변하는 모습을 설명했습니다. 가파른 산을 깎아 만들었던 뙈기밭에 요즘은 산림이 푸르게 자라났고 가축을 키우는 농장도 늘어났으며 무엇보다 아파트 등 살림집이 재건축돼 활기차 보인다고 한 언론에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포전담당제와 사회주의 책임기업관리제로 인해 당국이 기업소나 농장에 자율권을 부여해 생산성이 증대됐다고 말했습니다. 농업생산력이 뒷받침 돼 식품 등 경공업 제품들이 자체적으로 많이 개발 생산된다는 설명입니다.

북한의 내부소식통을 통해 들려오는 보도들도 이 연구원의 주장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중앙단위 기관들을 협조를 받아서 돈 있는 개인이 기업을 설립해 운영하고 이런 개인기업소에서는 월 노임도 주고 있답니다. 보통 국영기업소에서 정한 노임보다 40배는 더 많이 받는다고 합니다. 북한을 연구하는 학자들도 기업의 사유화가 이뤄지는 비율이 제조업에서는 20% 정도라고 주장합니다. 이 말은 과거처럼 돌아가지도 않는 공장이나 기업소에 이름을 걸어놓고 노임도 제대로 못 받거나, 그나마 8.3돈을 바치면서 개인 장사에 기대 사는 사람들은 그만큼 줄었다고 유추할 수 있습니다. 안정된 노임을 받으면서 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변화의 물결이 더 크게 체계적으로 일어나야 합니다.

대부분의 노동자들은 누구나 열심히 일은 하지만 인건비를 받지는 못하는 실정이지요. 과거에는 노임을 못 받더라도 공장이나 기업소에 적을 달아둠으로써 ‘무직건달자’로 처벌 대상이 되지 않는 것만으로도 다행으로 여겼는데요. 이제는 일 한만큼 노임을 받아 갈 수 있는 체계로 정착하고 있다는 좋은 소식입니다. 하지만 이런 행운은 아주 일부의 이야기이지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되는 것이 아니므로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멉니다. 이윤을 남길 수 있어서 고용된 노동자들에게 노임을 줄 수 있는 기업소라고 해야 외화벌이 기업소나 힘있는 중앙이나 군사 기관에 소속된 기업들이고 이들만이 와끄를 받아 안정된 사업을 할 수 있는 구조이지요. 아직도 지방에 있는 보통의 대다수 공장이나 기업소는 이윤도 남기지 못할 뿐 아니라 그곳에 적을 둔 노동자들의 8.3돈을 받아서 상부 기관이나 중앙에 세부담을 올리며 연명합니다. 피해를 보는 대상은 오로지 소속된 노동자들입니다.

노동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배급을 받고 살던 시절 수준의 노임을 받거나 그마저도 소속된 정치조직에 낼 세부담은 다 떼내고 노임은 한 푼도 받지 못하기가 일쑤지요. 그 외에도 지역에서 대상건설 공사라도 진행되면 자재며 노력이며 다 노동자들의 몫입니다. 먹고 사는 것은 모두 주민들 즉 노동자들이 알아서 꾸려야 할 형편인데 내라는 경제과제, 세부담은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8.3을 할 형편이라도 되는 경우는 좀 낫긴 하지만 그래도 월 노임의 10배 이상의 8.3돈을 기업소에 고여야 자유의 몸이 되는 형편입니다. 현실적으로는 인건비 한 푼 받지 못하며 노동자들이 공장이나 기업소에 메여서 돌아가지도 않는 기업소의 연명을 위해서 돈이나 현물을 공급해주는 상황이지요. 지방 돌격대로 뽑히는 사람들의 형편은 더 바쁩니다. 정해진 기간동안 받지도 못하는 노임에 기대 고된 건설노동에 시달려야 합니다. 그러므로 힘없는 사람이나 가난한 사람들, 사회 초년생들이 우선적으로 돌격대에 차출이 됩니다. 이 모든 관행은 일한만큼 보수를 받아야 한다는 세계 노동자의 기본적인 권리를 위반하는 행위입니다.

앞으로 북한이 경제발전을 계획하고 국제사회의 투자 지원을 받을 생각이라면 우선적으로 이상한 고용체계부터 개선해야 합니다. 여러가지 관련 법을 개정해야 하는 것도 사실이고 지금 진행하고 있는 책임기업관리제를 더욱 활성화 하는 분위기도 조성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노동자들이 공장이나 기업소에 이름이 걸려있지 않으면 처벌받는 ‘무직 건달행위’부터 노동법과 행정처벌법에서 없애야 합니다. 그래서 8.3돈 바치지 않고도 수익이 생기는 곳으로 누구든 달려가 일할 수 있도록 노동자들을 해방시켜야 합니다. 지금 인민들 속에서 자라나고 있는 자유로운 경제발전의 씨앗들을 꽃피우게 하는 방도는 노동자들에게 직업선택의 자유를 줌으로써 노동자들을 해방시키는 것 입니다. 주민들의 노동과 주민들의 경제부담에만 의존해서 경제발전을 거저 얻으려 해서는 안 됩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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