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코로나바이러스와 경제공황

김태우- 동국대 석좌교수
2020-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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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발원한 코로나바이러스가 중국을 넘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4월 7일 저녁 10시 기준으로 전 세계의 확진자는 백 36만 4천 명이고 사망자도 7만 6천 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초기에 중국 관광객을 제한없이 받아들였던 이탈리아는 13만 3천명 확진에 사망자 1만 6천 5백명으로 사망율이 12.5%인 가장 위험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미국은 확진자 36만 8천 명으로 최다이며, 사망자도 1만 3천 8백 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스페인, 프랑스, 독일, 스위스 등에서도 여전히 확진자가 높은 비율로 늘어나고 있고, 바이러스는 알제리, 카메룬, 튀니지, 남아공 등의 아프리카 국가와 멕시코, 파나마, 도미니카, 페루, 아르헨티나 등 중남미 국가들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중국은 확진자 8만 2천여 명에 사망자 3천 3백명 그리고 완치자 7만 8천여 명으로 완치율은 세계 최고인 94%입니다. 중국 정부가 발표한 통계가 그렇다는 뜻입니다.

바이러스로 인한 경제적 타격도 눈덩이 처럼 커지고 있습니다. 생산공장이 멈추고 무역이 위축되고 물류가 차단되면서 공급부분의 경제활동이 크게 위축되었고, 많은 나라들이 이동금지 명령을 내리면서 소비부문도 꽁꽁 얼어붙고 있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실업자가 양산되는 가운데 증시 폭락, 석유가 폭락 등의 경제공황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많은 나라들이 소비를 부추기기 위해 긴급 재난지원금을 뿌리고 있지만, 바이러스 확산이 진정되지 않는다면 큰 소용이 없을 것입니다. 외환위기나 금융위기는 긴급 자금살포가 단기처방이 될 수 있지만, 전염병으로 인한 경제위기는 전염병이 멈추어야만 해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저명한 경제전문가들이 잇달아 장기 경제불황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은행 부총재를 지내고 지금은 프린스턴대 교수로 재직 중인 알란 블린더(Alan Blinder)는 “미국은 이미 경제침체(recession)에 들어선 상태이며, 코로나바이러스가 진정되지 않으면 장기 경제공항(depression)으로 들어서게 될 것”으로 경고했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수석 경제전문가로 활동했던 마우리 옵스트팰드(Maury Obstfeld)는 “조만간 경제대공황(Great Depression)이 시작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Great Depression, 즉 '대공황'이라고 하는 표현은 1929년부터 십년동안 전 세계를 강타한 경제공황때 사용된 표현입니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 백악관 경제전문가로 활동했고 현재 뉴욕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는 노리엘 루비니(Nouriel Roubini)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세계경제에 주고 있는 충격은 2008년 금융위기때는 물론 1930년대 경제대공황 때를 능가하며 충격의 속도가 너무 빨라 대공황보다 더 참담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여기에 더하여, 물가상승, 즉 인플레이션을 동반한 경제위기를 예고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습니다. 통상 경제공황이 오면 물가는 내려가게 되지만, 인플레이션을 수반하는 경제공황은 이보다 더욱 비참한 상황이 됩니다.

이렇듯 적지 않은 전문가들이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세계경제에 가할 충격을 우려하는 중에,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실린 한 전문가의 칼럼은 중국과 관련하여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바드대학(Bard College) 교수로 재직하면서 월스트리트저널의 칼럼리스트로 활동하는 월트 미드 (Walter Russel Mead) 박사는 지난 2월 3일자에 “China is the Real Sick Man of Asia,” 즉 “중국은 아시아의 병자”라는 제목의 칼럼을 실었습니다. “박쥐에서 비롯된 바이러스가 거대한 중국을 뒤흔들고 있다”는 말로 시작되는 이 칼럼은 중국이 바이러스를 통제하지 못한다면 허점 투성이인 중국 경제가 취약성을 드러내면서 정치 안정성이 흔들리고 국제정치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경고하고 있습니다. 수십년간 펼쳐온 국가주도 금융정책, 지방 은행들과 지방 공무원 간의 유착, 부동산 가격의 거품, 과잉 생산시설 등을 종합할 때 중국의 경제가 일순간 흔들리고 부풀려진 중국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음을 경고한 것입니다. 미드 교수는 그렇게 되면 중국의 패권 도전은 종말을 고하고 미국 만이 초강국으로 남는 단극시대가 전개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물론, 전문가들의 분석은 어디까지나 예상일 뿐입니다. 하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음을 감안하면 그들의 비관적인 예상이 무조건 틀릴 것이라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어떻게 보면, 중국발 코로나바이러스가 초래한 현재의 고통은 앞으로 다가올 더 큰 위기의 서막일지도 모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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