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평화와 사랑을 실어나르는 대한민국 공군기

김태우- 동국대 석좌교수
2020-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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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2일 미국 매릴랜드 주의 앤드루스 공군기지에는 한국 공군의 C-130 허큘리스 1 대가 착륙했습니다. C-130 허큘리스는 한국 공군의 대표적인 전술수송기입니다. 공군이 사용하는 수송기에는 전략수송기와 전술수송기가 있습니다. 전략수송기는 대륙 간 비행이 가능할만큼 비행거리가 길고 차량, 전차, 헬리콥터, 미사일 등 대형 화물들을 수송하며, 전술수송기는 직접 전장에 병력이나 소형 장비들을 투사하는 군용기로서 비행거리는 좀 더 짧지만 험지 이착륙이 가능합니다. 이 비행기는 미국의 록히드 마틴사(Lockheed Martin)가 개발했고 현재 미국, 호주, 캐나다 등 세계 70여개 나라에서 전술수송기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날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한국 공군기가 내려놓은 화물은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용 마스크였습니다. 이 비행기는 한국 보훈처 산하 ‘6·25전쟁 70주년 사업추진위원회’가 미국의 6•25 참전용사들에게 보내는 50만 장의 마스크를 싣고 10일 김해 공군기지에서 이륙하여 미국 에릭슨 공군기지와 맥코드 공군기지를 거쳐 앤드루스 기지로 날아간 것입니다.

올해는 6·25 전쟁이 일어난 지 70년이 되는 해입니다. 6·25 당시 미국을 위시한 16개 나라가 유엔군의 깃발 아래 전투병력을 보냈고 6개 나라가 의료지원을 제공했습니다. 가장 많은 전투병력을 파견한 미국은 총 180여만 명을 파병하여 전사자 3만 7천여 명, 부상자 9만 2천여 명, 포로 3천 7백여 명, 실종자 4천 4백여 명 등 도합 14만여 명이라는 막대한 인명피해를 냈습니다. 현재 생존한 미군 참전자는 40만 명 미만으로 추정되며 평균 연령은 90세 정도입니다. 이들 생존자들은 1985년에 설립된 한국전쟁참전자협회(Korean War Veterans Association)를 통해 참전사 자녀들에 대한 장학금 사업, 참전자 및 가족들 간의 친목 도모 등의 사업을 벌이면서 포연이 가득했던 그때의 한반도를 회상하고 기념합니다. 미국 전역에는 6·25를 기억하고 희생자들을 기리는 참전기념시설 140여 개가 워싱턴 DC를 포함한 42개 주에 건립되어 있습니다. 물론, 한국전쟁에 참전한 다른 우방국가들에도 각종 기념시설들이 널려 있고 참전자 협회들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 정부는 이번에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맞이하여 70년전 대한민국이 북한군의 침략으로 큰 위기에 처했을 때 먼 길을 날아와서 함께 싸워준 외국의 참전용사들에게 감사를 표하기 위해 생존한 참전용사들에게 마스크 100만 장을 보내기로 결정했습니다. 그중 50만 장을 미국에 보내고 나머지 50만 장은 다른 21개 참전국에 보내기로 한 것입니다. 마스크가 미국에 도착한 직후 로버트 윌키 미국 보훈부 장관은 즉각 감사 서한을 보내 "대한민국 국가보훈처의 마스크 지원에 진심 어린 감사를 표한다"면서 "인천에 상륙했던 해병대원, 장진호에서 싸운 용사, 서울을 재탈환한 제8군 등의 참전용사에게 이 선물을 배달하겠다"고 했습니다.

지난 3월 18일에도 한국군은 허큘리스 수송기 2대를 미얀마로 보냈는데, 이는 의료진이 수술할 때 입는 일회용 방호복 8만 벌을 실어오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당시는 코로나바이러스가 급속히 확산되던 시기로서 의료진들이 입을 방호복이 시급했습니다. 이에 미얀마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한국기업 ‘케이엠헬스케어’가 생산한 방호복을 실어오기로 했지만 미얀마를 오가는 국적 항공사의 민항기 운행이 중단된 상태여서 황급히 공군 제5공중기동비행단의 허큘리스가 투입된 것입니다.

허큘리스 수송기는 2016년 4월 일본 구마모토현 일대를 강타한 지진 피해 주민을 위해 구호물품을 수송했고, 2018년 10월 27~28일에는 태풍 '위투'로 사이판과 괌에 고립된 한국인들을 위해 사이판과 괌을 10차례나 오가면서 한국 관광객 799명을 무사히 데려왔습니다. 허큘리스는 2018년 11월 11~12일 제주산 감귤 200톤을 평양 순안공항으로 운송하기도 했습니다. 2018년 9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측이 송이버섯 2톤을 선물한 것에 대한 답례 차원에서 한국 정부가 북한 주민들이 평소 맛보기 어려운 남쪽 과일인 제주도 감귤을 보내기로 한 것이었습니다. 이쯤되면 평화와 사랑을 실어나르는 공군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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