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북 ‘지방발전 20×10 정책’에 대하여

김현아· 대학교수 출신 탈북민
2024.01.22
[김현아] 북 ‘지방발전 20×10 정책’에 대하여 재봉사들이 나선특구 내 선봉시 선봉방직공장에서 일하고 있다.
/AP

김현아 대학교수 출신 탈북민
김현아 대학교수 출신 탈북민
북한에서 '지방발전 20×10(이십승십) 정책에 대한 선전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노동신문은 정론, ‘지방건설의 새로운 리정표’, 논평우리 당의 지방발전 20×10정책은 세기적 변혁을 안아오는 거창한 혁명강력이다에서 김정은의 인민에 대한 헌신과 사랑을 찬양하고 이 정책이 지방발전에서 새로운 전환을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평양과 지방의 격차가 심하다는 것은 북한주민은 물론 국제사회에도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 회의에서 지방이 발전하지 못한 원인을 "일군들의 그릇된 관점과 태도"에서 찾았지만, 사실 평양과 지방의 격차가 급속히 벌어진 원인은 10년 동안 북한 정권은 평양에만 강도 높은 집중투자를 했기 때문입니다.

 

이제라도 지방 발전에 힘을 넣겠다는 것은 너무 다행한 일입니다. 그런데 이를 위한 정책은 적지 않은 의문을 갖게 합니다. 이번에 내놓은 지방발전 정책은 매년 20개 군() 10년 동안, 현대적인 지방산업공장을 건설하는 사업을 진행함으로써 모든 지역 인민들의 초보적인 물질문화생활 수준을 한 단계 비약시키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번에는 당이 직접 자금, 노력, 자재를 보장하겠다고 했으니 공장건물을 세우고 현대적인 설비를 들여 놓아 외관상 멋있는 공장을 세울 수는 있을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 공장이 정상 가동을 하지 못 한다면 의의가 없습니다.

 

지금 북한에서는 중앙기업소도 원료와 자재, 특히 전력이 부족해서 제대로 가동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방산업공장의 원료는 지역의 특성에 맞게 산과 바다에서 원료원천을 탐구해서 이용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제품을 생산하려면 기본원료 외에 부차적 원료 자재가 수없이 요구됩니다. 산과 들, 바다에서 대량 요구되는 기본원료를 정상 보장하는 것도 지금 시스템으로는 불가능합니다. 현재 지방에 있는 몇 안 되는 공장들도 대부분 선물생산 때, 교복공급 때 간헐적으로 가동하거나 부분 가동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전기와 원료, 자재를 해결할 근본적 대책 없이 내놓은 지방산업공장 대량 건설 정책은북한지도부가 공장을 세우는 것을 평양건설처럼 생각하지 않는가하는 의문을 갖게 합니다.

 

다음 문제가 되는 것은 이 사업을 중앙당이 직접 틀어쥐고 한다는 것입니다. 김정은은 당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에 지방공업건설 지도과를 따로 내오고 직접 책임지고 총화하며 완강히 내밀겠다고 했습니다. 지방공장건설을 당이, 김정은이 직접 책임지겠다는 것은 지도자의 인민사랑으로 선전할 수는 있겠지만, 북한에서 내각책임제는 말 뿐이며 실질적인 경제적 권한도 김정은에게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지방공장 건설을 중앙당 조직지도부가 맡아 하면 공장건설속도는 빨라지겠지만 지방의 창발성은 더욱 약화되고 모든 경제권이 중앙, 당에 집중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입니다. 내각책임제는 더욱더 유명무실해지게 될 것이며 지방분권화도 더욱 약화될 것입니다. 사회주의경제의 치명적 약점은 경제원리가 아닌 정치 원리로 경제를 움직이기 때문에 경직되고 효율성이 매우 낮다는 것입니다. 결국 야심차게 건설한 지방산업공장도 지금 있는 공장기업소의 운명과 비슷해 질 것입니다.

 

게다가 이번에 내놓은 지방공장 건설정책은 60년 전인 1962년 김일성이 창성군에서 내놓은 정책입니다. 당시에는 못사는 산골군의 인민생활을 높이기 위해 지방원료 원천을 이용하는 식료공장, 직물공장, 식료가공공장, 피복공장 등을 건설해서 지방주민들의 생활을 개선하는데 일정정도 기여했습니다. 그러나 그 때 건설했던 지방산업공장들이 지금은 거의 다 고사했습니다. 교통과 통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세계적 범위에서 분업과 협업이 이루어지고 있는 오늘날, 군단위로 지방산업공장을 건설해서 먹고 살아간다는 반세기 이전 이론이 여전히 유효한 지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미래가 불투명한 지방건설 정책 때문에 북한 주민들은 돈과 물질적 지원, 노력 동원에 더 시달리게 되었으니, 정말 누구를 위한 정책인지 주민들이 한숨이 절로 나게 되었습니다.

 

** 이 칼럼 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에디터 양성원,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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