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 신뢰

김현아· 통일연구원 객원연구위원
2018-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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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미국의 한 경제 매체는 워렌 버핏과의 점심 기회를 얻었던 미국의 전문 투자자가 버핏으로부터 얻은 교훈을 3가지로 재정리해 소개했습니다. 북한주민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워렌 버핏은 세계에서 3번째로 재산이 많은 미국의 투자자로 투자의 귀재로 이름나 있습니다. 그는 1년에 1회 경매를 통해 선발된 사람과 점심을 함께 합니다. 해마다 세계 각지의 기업가, 투자자 등이 버핏을 마나 혜안을 얻고자 경쟁을 벌입니다. 첫해인 2000년엔 2만 5000달러였던 낙찰 금액이 작년에는 267만 달러까지 올라갔다고 합니다.

2007년 65만 달러로 기회를 얻는 투자자가 점심을 하면서 워런 버핏으로부터 얻은 교훈 3가지는 “매사에 진실해라”, “아니라고 말하는 걸 어려워하지 마라”, “좋아하는 것을 해라”였습니다. 버핏은 진실성과 정직함을 가장 중시했는데 그를 위해 ‘내면의 척도’를 사용한다고 했습니다. 최악으로 알려졌으나 최고인 사람, 최고로 알려졌으나 최악인 사람 중에 어느 쪽을 택할지 물어보면서 “올바르게 답할 방법을 안다면 옳은 내면의 척도를 가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북한에서는 자본가를 돈만 알고 인간성은 최악인 사람으로 묘사합니다. 그런데 대자본가인 워런 버핏이 가장 중시하는 것이 진실성과 정직함이었습니다. 북한주민들은 사람들 사이의 진실한 동지적 관계는 사회주의사회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것이고 자본주의나라는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즉 ‘눈감으면 코 베가는 세상’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반대입니다. 사람이 서로 얼마나 믿고 살고 있는지를 신뢰도라고 하는데 국가별로 조사해 보면 발전된 나라일수록 신뢰도가 높습니다. 북한주민들은 북한사람들이 남한사람보다 서로 더 믿고 살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탈북자를 대상으로 조사해보면 남한사람보다 신뢰도가 더 낮습니다. 남한사람들은 친구를 가족 못지않게 믿고 있지만 북한사람들은 가족만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외국 사람들과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요즘 사람들은 자기 나라 사람 못지않게 믿을 수 있는 외국친구들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주민들은 외국 사람을 믿을 수 있는 친구에 포함시키지 않습니다. 그리고 다른 국가나 외국 사람과는 거짓말을 하거나 약속을 깨는 것에 대해 양심상 가책을 느끼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국제사회도 북한을 신뢰하지 않습니다.

내일 싱가포르에서는 북한과 미국사이의 수뇌회담이 열립니다. 국제사회에서는 과연 북한이 핵을 포기하겠는가에 대해 의심과 기대가 엇갈리는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미국 정보부에서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고서를 냈다고 합니다. 실제로 대부분 북한주민들이 우리는 실제로는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북한주민들은, 제국주의자들은 한 손에는 감람나무 가지를 들고 다른 손에는 핵무기를 들고 회유와 압박을 번갈아가면서 남의 나라를 침략하고 약탈한다고 교육 받았으므로 선의를 보일 때조차도 진실이 아니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미국과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핵을 포기하는 것은 바보짓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물론 세상에는 나쁜 사람도 나쁜 나라도 있습니다. 남을 위해 자신을 모두 희생하는 인간은 원래 존재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세상은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이 꽤 많은 곳입니다. 북한이 나쁜 나라라 믿고 있는 미국, 일본, 남한에도 선량하고 착한 사람들이 북한 못지않게 아니 오히려 더 많습니다. 이 나라들이 실시하는 정책도 좋은 것이 매우 많습니다.

그러므로 다른 나라와의 대립은 전쟁을 통해서만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선량하고 착한 사람들이 연대한다면 전쟁이 없이도 대립을 해소할 수 있습니다. 오늘 평화적 관계를 만들어 가는데서 가장 큰 걸림돌은 북한이 갖고 있는 다른 국가 다른 민족에 대한 불신입니다.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정상국가로 인정받고 평화롭게 살려면 다른 나라 특히 제국주의에 대한 불신과 증오를 버리고 신뢰를 쌓아야 합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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