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라튜] 실패한 ‘병진노선’

그렉 스칼라튜 ∙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2021-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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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북한의 최대 정치 행사인 8차 당대회가 5년 만에 열렸습니다. 5년 전 2016년 7차 대회 때 북한의 최고지도자와 당 고위간부들은 핵개발과 경제를 동시에 개발하려는 ‘병진노선’을 설교하며 앞으로 5년간 ‘병진노선’에 따라 북한의 개발을 주도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병진노선’은 모순이 너무 많았고 이미 실패했습니다. 북한의 경제 위기가 너무나 심각해 이번 8차 당대회 때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핵개발 성과를 자랑했지만 지난 5년간 경제 실패를 시인하고 인정했습니다. 이번 행사 연설에서 북한의 최고지도자는 당 대표자들 앞에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수행 기간 ‘내세웠던 목표는 거의 모든 부문에서 엄청나게 미달됐다’고 말했습니다.

북한 경제난의 원인으로는 코로나 사태나 홍수 등 자연재해를 꼽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근본적 이유는 북한 정권이 냉전시대 이후 지난 31년 동안 경제 개혁과 개방을 거부했다는 것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또 경제난의 주요 원인으로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주민들을 탄압하고 주민들의 복지와 인권을 희생시킨 점도 꼽을 수 있습니다. 동구권 나라들의 공산주의 독재 정권은 31년 전 무너졌습니다. 그 나라들은 정치, 사회, 경제 개혁의 길을 택했습니다. 그래서 현재 공산주의 시대 때보다 주민들의 생활 수준이 많이 향상되어 자유와 인권을 즐길 수 있습니다. 중국과 베트남(윁남)의 경우 아직까지 인권탄압국이지만 경제 개혁을 어느 정도 받아들였기 때문에 수천만 명이 가난에서 벗어났습니다. 인구 2천5백만 명의 북한도 핵과 미사일 개발을 포기하고 인권을 개선하고 개혁과 개방을 받아들이면 국제기구와 한국, 미국,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아 경제가 급속히 성장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많은 북한 주민들이 이러한 현실에 대해 잘 모릅니다. 북한 당국은 바깥세계로부터 들어오는 정보를 통제할 목적으로 언론을 심하게 검열하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은 전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일반 북한 주민의 신분으로는 바깥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하는 것이 상당히 어렵습니다. 북한은 지난 73년동안 현실을 왜곡해 왔지만 열악한 경제 상황과 인권 탄압을 영원히 숨길 수는 없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사망 전, 김일성 주석의 100회 생일을 맞는 2012년을 ‘강성대국’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했지만, 현재 북한의 권력세습 독재 체제는 ‘강성대국’과는 완전히 거리가 멉니다. 또 김정은 정권 하에 북한은 ‘병진노선’을 설교해 왔지만, 핵무기와 미사일만 개발하고, 대다수 주민의 경제, 위생과 보건 상황은 개선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은 경제 상황이 좋지 않고 이웃 나라를 위협하기 때문에 국제사회에서 고립되어 있습니다. 또한 북한은 국제사회와 유엔 결의를 무시하고 핵실험과 미사일 개발을 포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김정은 정권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위해 자금을 낭비하지 않았다면 북한 주민의 식량, 보건 상황이 많이 개선될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김정은은 정권 유지를 위해서만 돈을 쓰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들이 필요한 것은 핵무기, 미사일이나 스키장이 아니라, 주민을 위한 적절한 식량, 보건, 위생과 교육을 위한 투자입니다. 이번 8차 당대회때도 3대 권력 세습을 이룬 김씨 일가의 유일한 목적은 주민들의 복지가 아닌 북한 사람들을 희생시키면서까지 권력을 유지하는 것이라는 점을 보여줬습니다.

북한이 경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해외 투자가 필요하지만, 외국인 투자자를 보호하지 않고, 투명성이 없고 하부구조의 상태가 열악하고, 부정부패가 심하기 때문에 북한은 외국인 투자자에게 아주 위험한 환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들을 돕기 위한 남북 간 경제 협력은 한국이 건설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사건과 같은 북한 당국의 비합리적 조치 때문에 무너졌습니다.

한국의 현 문재인 정부는 지난 4년 가까이 남북경협을 다시 고려해 왔습니다. 그러나 남북경협을 소생시켜 한국 기업들의 투자를 유치하려면 북한 측의 투명성이 필요하며 예전 한국 대기업 현대아산처럼 북한 내 재산이 압류되지 않도록, 한국 측 투자의 안전을 확실히 보장해야 합니다.

사실 ‘고난의 행군’을 겪은 김정일 정권 때보다도 김정은 정권 아래 북한의 경제상황과 인권 상황은 더 악화되었습니다. 12만 여명이 수감되어 있는 정치범 관리소를 계속 운영하고, 고위간부들과 그들의 친척들을 대상으로 하는 대숙청이 계속 실시되고, 코로나 방역 명목으로 북중 국경지대에서의 감시와 탄압이 예전보다 더 심해지면서 북한의 인권상황은 여전히 끔찍합니다.

북한 정권이 핵과 미사일 개발에만 투자하고 주민들을 탄압하며 개혁과 개방을 계속 거부한다면 ‘병진노선’은 앞으로도 계속 실패할 것이며 북한 당국은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해결책을 영원히 찾지 못할 것입니다. 경제난의 주요 피해자들은 바로 북한 주민들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핵개발과 경제발전, 둘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하며, ‘병진노선’을 계속 고집한다면 앞으로도 북한은 계속 실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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