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칼라튜] 대북 협상의 문제점

그렉 스칼라튜 ∙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2024.01.16
[스칼라튜] 대북 협상의 문제점 지난 1994년 10월 18일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과 미국 측 핵 협상 대표였던 로버트 갈루치 국무부 차관보가 백악관에서 북한과의 제네바 합의 사실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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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렉 스칼라튜 ∙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그렉 스칼라튜 ∙ 미국 북한인권위원회 사무총장
북한과의 협상은 현재 중단된 상태지만 나중에 다시 시도한다 해도 문제점이 많을 것입니다. 북한과의 협상은 북한 정권의 근본적 전략적 목표가 여전히 북한 인민들의 복지가 아닌, 김씨 일가의 생존이기 때문에, 국제사회의 입장에서 볼 때 대북 협상을 통해 합리적인 결과를 거두기 어렵습니다. 북한은 인민들의 인권과 식량 안보, 보건 안보를 희생시키면서 개발한 핵무기를 김 씨 일가의 생존 달성을 위해 필수적인 것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북한은1994년 제네바 협정 때 일시적으로 핵개발을 포기할 것 같은 인상을 주었지만, 김 정권은 국제협상에 의한 국제사회 앞에서의 의무를 준수할 의지가 없었고, 합의의 정신과 문구를 노골적으로 위반하면서 비밀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 개발을 진행했습니다. 미국과 뜻을 같이하는 유엔 회원국, 국제사회, 관련 유엔 기구들은 북한의 완전하고 입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핵폐기(CVID)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반면 김 정권은 ‘한반도 전체의 비핵화’를 요구해 왔습니다. 미국의 전술 핵무기는 1991~1992년 한국에서 철수했습니다. 

 

그 이후 한국에 핵무기는 없었습니다. 김 정권이 '한반도 전체의 비핵화'를 통해 의미하는 것은 주한미군 철수, 한미동맹 해체, 미국의 핵우산 보호 대상에서 한국이 제외되는 것입니다. 이는 북한의 궁극적 전략적 목표인 김씨 일가 정권 하의 남북한 통일을 달성하기 위한 중요한 단계가 될 것입니다. 김정은 정권은 북한 인민들을 탄압하면서도 이러한 근본적 전략적 목표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생존에 급급한 김 정권은 국내 정치적 경쟁자가 없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경쟁자는 계속 존재합니다.

  

그 경쟁자는 자유롭고 민주적이며 번영하는 경제 강대국 한국입니다. 한국이 계속 존재하는 한 김씨 정권에 대한 실존적 도전이 될 것입니다. 북한 당국에 의한 핵개발의 이유는 국방이지만, 한국, 미국, 일본이나 다른 나라는 북한을 침략하지 않습니다. 김정은 정권이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을 계속 개발해 온 이유는 압박과 무력을 통해 김씨 일가 하의 통일을 통해 유일한 경쟁자인 한국을 제거하는 것입니다.

 

북한과의 협상에서 미국과 다른 협상가들은 합의 가능 영역(Zone of Possible Agreement, ZOPA) 또는 협상된 거래에 대한 최선의 대안(Best Alternative to a Negotiated Deal, BATNA)을 파악함으로써 '포지션 협상'에서, 즉 완고하고 굳어진 입장에서 '원칙 협상'으로 전환하는 데 열중하고 있을 수 있습니다.  즉 서로 이득을 얻기 위해 합의 가능 영역을 찾으려 노력합니다. 북한의 접근 방식은 단순히 협상 테이블에 앉아 최대한의 이득을 취하는 데 초점을 맞춘 ‘제로섬 게임’입니다. 상대방과 달리 북한은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협상에 임하는 것이 아니라 최대한의 양보를 이끌어내기 위해 협상에 임합니다.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는 데 대한 '보상'으로 인권 문제를 경시하는 것은 지난 수십 년 동안 효과가 없었으며, 더 이상 선택 사항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미국과 한국이 북한과 대화와 기타 외교적 노력에 인권 요소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결국, 북한은 끔찍한 인권 기록을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일부 인권 요구에 동의함으로써 이득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습니다. 미국인 포로 석방과 전쟁포로/실종자 유해 문제에 대한 이전 협상이 그러한 사례에 해당합니다.

 

김 정권은 생존을 위해 모든 가용 자원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북한 인민들의 복지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경제 불안이 가중되어 정권 생존 가능성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 북한 정권은 외교적 관여에 대한 유인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도주의적 지원은 인권과 연계되어야 합니다. 인도주의적 지원은 여성, 노인, 어린이, 구금자 등 가장 취약한 사람들에게 전달되어야 합니다. 모든 협상 제의는 인도주의와 인권 문제를 모두 고려하고 국가 내부의 투명성과 접근성의 필요성에 초점을 맞추는 '인권 우선 접근법'에 기반해야 합니다.


거의 30년 동안 미국, 한국과 다른 국제 협상가들은 북한과의 대화에서 '협상 분위기'를 해치지 않기 위해, 또는 단순히 김 정권을 달래기 위해 인권의 중요성을 낮추면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없애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효과가 있었을까요? 이제는 양자 및 다자적 외교와 협상에서 다뤄야 할 의제에 인권을 포함시켜야 할 때입니다. 미국∙북한 양자, 미국∙한국∙북한 3자, 또는 다자 차원의 인권 중심 접근 방식은 북한 정권이 끔찍한 인권 상황을 개선할 의지가 없다면 정권의 정당성을 약화시킬 것입니다.


그러면 직접 협상을 포함한 다자 및 양자 간 노력을 통해 북한 인민의 인권을 개선할 수 있을까요? 그렇습니다. 미국, 한국, 유럽연합이나 일본, 유엔 회원국들은 북한인권을 예전보다 더 중요시 거론해야 합니다. 30년 가까이 직접 협상에서 인권 문제를 경시하고 핵과 미사일 전선에서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했는데, 이제는 북한의 인권상황을 중요시 여기며 확실한 변화가 필요할 때 입니다.

 

에디터 박정우, 웹팀 이경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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