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언론은 남한에 대한 문제를 다룰 때 남한에서 “지배 계층도, 자본가들로 불리는 경제 지배 계층도 대를 이어 특권과 호화스러운 생활을 누리는 사람들”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이 주장은 사실과 거리가 멉니다.
1940년대 말 북한이 세워졌을 때 북한에서 평범한 백성 출신들은 진짜 좋은 교육을 받을 기회도, 고급 간부나 장령이 될 기회도 많이 있었습니다. 이것은 수많은 북한 사람들이 당시에 공산주의 혁명을 지지했던 이유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옛날 이야기에 불과합니다. 북한 정권은 1950년대 말부터 출신성분을 바탕으로 하는 출세 구조를 만들고, 대를 이어 자녀에게 특권과 권력을 넘겨주기 시작했습니다. 잘 아시는 바와 같이 북한에서 간부집 아들이면 간부가 되고 노동자집 아들이면 노동자가 되고 광부집 아들이면 광부가 됩니다. 이는 양반과 천민들을 구별했던 조선시대 봉건사회와 유사한 모습입니다.
북한 역사를 통틀어 나라를 통치한 사람이 세 명밖에 없으며 모두 다 같은 가족입니다. 흥미롭게도 김일성은 빈농집 아들이 아닙니다. 당시에 그의 아버지 김형직의 세금 서류를 보면 김일성 가족이 고소득자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세계 공산주의 혁명 지도자들은 대부분 농민, 노동자 출신이 아니었습니다. 물론 북한도 두 번째 지도자는 김일성의 아들이며 세 번째 지도자는 김일성의 손자입니다.
그렇다면 남한은 어떨까요? 그동안 남한에서는 13명이나 되는 지도자들이 등장했기 때문에 핵심 인물만 살펴보겠습니다. 남한의 초대 대통령 이승만은 몰락한 양반집 자손입니다. 흥미롭게도 이승만의 아버지 이경선보다 김일성의 아버지 김형직이 조금 더 잘 살았던 것 같습니다. 이승만이 4.19 혁명 때문에 퇴진한 뒤 얼마 후에 대통령이 된 사람은 박정희입니다. 그는 정말로 빈농의 아들이었습니다. 아마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베트남(윁남) 역사에서도 박정희만큼 어린 시절에 어렵게 살았던 지도자는 지난 100년 동안 한 명도 없었을 것입니다. 박정희는 젊었을 때 공산주의 사상에 대해 관심이 있었는데요. 나중에 실망했고 시장경제와 자본주의 경제가 나라를 발전시키기 위한 유일한 방법임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박정희 사후 대통령이 된 사람은 전두환입니다. 전두환의 아버지는 농민 출신입니다. 북한은 전두환을 친일파라며 거짓 주장을 했었습니다. 하지만 전두환의 아버지는 일본 순사와 싸우고 만주로 도망갔습니다. 그의 배경은 김형직의 배경과 비슷합니다. 일제와 싸우다가 만주로 이민 가서 한의사가 되었습니다. 물론 전두환의 아들도 손자도 한국을 통치할 생각조차 없습니다. 아시는 지 모르지만 전두환의 아들은 대통령도 아니고 군대 대장도 아니라 그냥 출판사 사장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김영삼은 부잣집 아들이었습니다. 또 김대중의 경우 전라남도 시골의 보통 집에서 태어났습니다. 흥미롭게도 청취자 여러분이 아직 기억하고 있을 노무현도 빈농 출신입니다. 그는 부산 근처 시골의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습니다.
예외적인 사례는 박근혜입니다. 잘 아시는 바와 같이 그녀는 전임 대통령 박정희의 딸입니다. 어느 정도 북한과 비슷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지만 박근혜는 국민의 직접 선거를 통해서 당선되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잘못 때문에 헌법에 따라 탄핵되어 강제 퇴임 당했습니다.
오늘날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은 농민 출신이 아닙니다. 그가 자라난 시기는 한국에서 급격한 산업화가 진행되었고 생활수준 역시 빠르게 좋아지기 시작한 시기였습니다. 윤석열의 아버지와 어머니도 대학 교수 출신입니다.
이것을 감안하면 세습 특권의 나라는 한국보다 출신성분을 아직도 포기하지 않은 북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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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양성원, 웹편집 김상일